중국은 그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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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그의 손에 달렸다
  • 오토카 편집부
  • 승인 2018.05.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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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출신의 피터 호버리가 고속성장하는 중국 제2 메이커 지리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나아가 휘하의 로터스, 링크&코와 프로톤 브랜드를 이끌어나간다.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가 파헤쳤다
2011년 이후 피터 호버리(Peter Horbury)는 중국 지리의 글로벌 디자인 총책으로 활약하고 있다. 우리는 제네바 모터쇼의 포드 스탠드에서 편안히 대담을 나눴다. 호버리가 디자인하지 않은 포드 브랜드의 수많은 차가 우리를 에워싸고 있었다. 영국 중동부 애닉 태생의 디자인 거장이 포드 스탠드에서 어색하지 않을 까닭이 있었다. 자동차계 45년의 경력에 두 차례 포드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처음에는 하위직이었고, 뒷날에는 머스탱 및 F-150과 같은 아이콘을 담당한 글로벌 총책이었다.

 
1973년 호버리는 세계적 디자인 명문 로열 칼리지에서 석사학위를 딴 뒤 자동차 디자인계에서 활동했다. 처음에는 영국 크라이슬러에 들어갔다. 그뒤로 볼보(3회), 포드(2회),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애스턴 마틴과 링컨을 거느렸다)과 MGA 디자인 그룹을 이끌었다. 현재 호버리의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지리, 링크&코, 프로톤과 로터스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을 찾아내는 데 있다.

 
원대한 야망: 지리 창업자 리슈프

 

이 그룹의 중국계 창업자 겸 오너 리슈프(Li Shufu)는 냉장고 메이커로 시작했다. 1990년대 말에 와서야 첫차를 만들어냈고, 고속발전에 중독된 인물이었다. 2년만에 생산량이 3배 늘어 한해 125만대인 중국 제2위로 뛰어올랐다. 4개 브랜드의 핵심성격을 규정하는 통찰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포드와의 인연이 오늘날 호버리를 자리매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포드의 글로벌 디자인 정상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뒤 2009년 두 번째로 볼보의 제의를 받았다.

 

거기서 1990년대를 통틀어 화려한 성공을 거뒀다. 바로 포드가 매각준비를 하고 있을 때 디자인 총책이 갑자기 떠나버려 볼보는 크게 흔들렸다. 1년 뒤 지리는 13억파운드(약 1조9448억 원)로 볼보를 사들였고, 새로운 독일계 CEO 슈테판 야코비를 영입했다. 호버리는 그와 호흡을 맞출 수 없었다. 완전히 새로운 지리 디자인 유럽 디비전이 스웨덴 요테보리에서 즉시 작업을 시작했다. 3명으로 구성된 디자인팀이 볼보의 외딴방을 빌렸다. 현재 지리 그룹은 세계 핵심지점에 6개 디자인 센터를 두고 있다. 전담 인력이 600명이고, 앞으로 160명의 우수인력을 기다리고 있다.
 
 
호버리가 그린 ECC가 1990년대의 볼보 디자인 혁명에 불을 당겼다

 

호버리의 본거는 요테보리에 있지만, 상하이를 자주 찾는다. 상하이는 계속해서 중국 디자인 중심이고 인재풀이다. 그러나 최고의 인재를 찾아내려는 경쟁은 ‘실로 치열하다.’ 호버리에 따르면 그의 첫째 과제는 새로운 최고경영자에게 브랜드의 정체를 설득하는 데 있다. “어느 지리 모델도 서로 비슷한 데가 없었다.” 호버리의 회고담이다. “그들은 서로 다른 공장에서 다른 공장 관리진의 지휘하에 만들어졌다.”

 
 
호버리의 첫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서로 다른 동물이 각 모델을 대표했다. 판다, 기린, 상어, 당나귀가 등장했다. 그럴싸한 패밀리룩이나 위계질서가 없었다. 뒤이어 고양이과 동물 사자, 호랑이, 퓨마, 얼룩고양이를 보여줬다. 그러자 갑자기 그들을 순서대로 배열할 수 있었고, 한눈에 그들의 확실한 판단기준이 섰다. 서로 다른 차급의 지리 사이에도 공통적인 테마가 있어야 했지만 똑같을 필요는 없었다. 
 
 

역사적으로 중국 고객층은 정교하지 않은 국산차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럼에도 중국시장에서 지리 판매량은 치솟았다. 호버리는 그 원인을 디자인과 품질로 압축했다. “지리는 매우 높은 제작수준을 바탕으로 뜨고 있다. 거의 독일차 수준에 도달했다.” 그밖의 다른 지리 브랜드는? 원래 링크&코는 지리와 볼보 사이의 ‘아주 넓은 틈새’를 겨냥한 글로벌 브랜드였다. 플랫폼을 함께 쓰면서 뚜렷이 구분되는 스타일을 입히기로 했다.

 
 
호버리는 지리가 브랜드의 정체를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중국에서 스타일 성공작을 만드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라고 호버리는 말했다. 고객들은 여전히 ‘눈에 보이는’ 엔진을 선호하고, 전면 디자인에 큰 반응을 보인다. 유럽에서는 윈드실드를 눈으로, 그릴을 입으로 본다. 하지만 아시아에서는 헤드라이트가 눈이다.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이런 관점을 명심해야 한다. 프로톤은 전략수정이 진행되고 있는 브랜드. 과거에 국영이었던 말레이시아 메이커는 한때 철저하게 폐쇄된 시장을 꽉 틀어쥐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장이 열리자 판매량이 폭삭 주저앉았다. 프로톤의 핵심자산은 고도로 자동화된 현대적 공장이다. 아무튼 그 지역에서 생산해야 할 필요 물량의 가장 잘 팔릴 모델을 찾아내는 게 최대 과제다. 호버리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최고경영진은 지리와 링크&코를 거기서 생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로터스가 남는다. 리슈프는 “그동안 꾸준히 스포츠카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호버리에게 그 메이커의 디자인 방향을 찾는 일을 맡겼다. 최근 CEO 장-마크 게일스 휘하에서 판매실적은 개선됐고, 적자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로터스가 제일 다급한 것은 투자라는 데 토를 다는 사람은 없다. 리슈프와 최고경영진은 기존 로터스 모델을 어떻게 할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 CEO 게일스는 신형 스포츠카 2개 모델(그중 하나는 엘리스 후계차)과 SUV 하나를 만들려고 한다. 호버리는 지리가 로터스에 대해 ‘큰 야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지금 호버리는 그룹의 디자인 총책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디자인 독재자가 되는 건 아니라”라고 애써 강조했다. 러셀 카는 오랫동안 로터스의 디자인총책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MGA 시절에 호버리의 인턴으로 출발했고, 두 사람은 서로 존중하고 있다. “나는 목표를 설정하고 방향을 조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호버리의 말. “로터스팀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필요하면 언제나 영국 지리 디자인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앞뒤가 바뀐 지리의 KC1 콘셉트>
피터 호버리는 지리 KC1 콘셉트카 공개 초기의 기억이 생생하다. 모터쇼를 앞둔 공개행사는 굉장한 관심을 끌었다. 덕분에 정부고위인사들이 새차를 구경하러 몰려왔다. “실내는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역사적인 중국 건축의 영향을 반영한 소재, 유색 목재, 스타일이 눈길을 끌었다.” 호버리가 입을 열었다. “나는 운전석 문을 열고, 귀빈에게 들어가 앉아보라고 권했다. 한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귀빈 한명이 성큼 나서 뒷문을 열었다. 나는 하인석을 둘러보라고 귀빈들을 초청한 꼴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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