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터스포츠의 미래를 설계하다
한국 모터스포츠의 미래를 설계하다
  • 황순하 편집위원
  • 승인 2018.05.22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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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 손관수 협회장에게 모터스포츠는 인간과 기계의 가장 아름다운 조화를 추구하는 경기다. 국내 모터스포츠를 더 한층 대중화시키는 게 그와 협회의 숙원이다

1983년 6월 10일 밤 11시 여의도 광장을 떠난 피아트132는 동해안과 남해안, 서해안의 국도로 이어지는 2000여km의 논스톱 전국일주를 27시간 걸려 완주에 성공했다. 그해 봄 일본자동차연맹이 주최한 지방경기에 출전하고 일본의 C 클래스 아마추어 레이싱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돌아온 박희태 레이서가 모터스포츠를 국내에 알리기 위해 벌인 단독 퍼포먼스였다. 이때 대중의 관심을 끈 게 사실상 우리나라 모터스포츠 역사의 씨앗이 뿌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모였던 소수 마니아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한국모터스포츠클럽이 1987년 용평과 영종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경주 대회를 개최하였다. 협회는 이후 변화를 겪다가 1996년 사단법인으로 결성된 한국자동차경주협회(이하 KARA)의 모태가 되었다. 1994년 용인 스피드웨이가 건설되고 이듬해 최초로 서킷 경주가 개최된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우리나라 모터스포츠는 2000년대 들어 국제 수준의 경기장 인프라를 갖추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2003년 태백 레이싱파크가 오픈하면서 2007년부터 한국 최고의 챔피언쉽 대회의 명맥을 이어 가는 CJ슈퍼레이스가 시작되었고, 2009년 영암에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이 만들어져 2010년부터 세계 최고의 레이싱대회인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4년간 지대한 관심 속에 개최되었다. 2011년에는 현대차 주관으로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이 시작되었고, 2013년에는 인제 스피디엄이 문을 열고 용인 스피드웨이가 대폭적인 확장을 마치고 재개장하게 된다.

 

현재 연간 50회 이상의 각종 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선수층도 두터워지고 심판이나 현장운영 능력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 이런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의 발전을 주도해 온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 손관수 회장의 서소문 집무실을 방문했다. 이날은 모처럼 따스한 날씨에 미세먼지도 말끔히 가셔 걷기에 상쾌했다. 대한통운 대표를 겸하고 있는 손회장에게서 성공한 리더의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아우라가 봄바람처럼 느껴졌다. 

 

손회장의 자동차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손회장이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던 건 아니지만, 제 사주가 자동차와 강하게 연관되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90년대 들어 삼성그룹이 집중 투자했던 자동차사업의 초기 실무멤버로 선발되어 1995년부터 삼성자동차에서 5년 간 교육과 기획업무를 맡은 게 첫 인연이죠. 자동차기술연수원을 기획하고 만들어 현장 기능직들을 표준작업 매뉴얼대로 강하게 훈련시킨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자동차의 조립과 정비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니까요. 생산 현장도 경험했고요. 그리고 지금은 5만대가 넘는 화물차를 운영하는 물류회사의 대표를 맡으면서 모터스포츠 업무도 하고 있으니 꽤 강한 인연이라고 봅니다(웃음).”

 

1904년에 설립된 국제자동차연맹(FIA)은 전세계 모터스포츠를 통괄하는 국제 기구로서 143개국 245개 단체를 관리하고 있으며 나라별로 한 개의 단체만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에 KARA가 정식 인정을 받아 국내 모터스포츠를 총괄함과 동시에 해외에 우리나라 모터스포츠를 알리는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 모터스포츠의 도약기를 이끌고 있는 KARA의 구체적인 활동 상황이 궁금해졌다. 손회장의 부드러운 설명이 이어졌다. 

 

“모든 스포츠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룰에 의해 경쟁을 하면서 대중의 이해와 사랑을 받습니다. 모터스포츠도 예외가 아니죠. 19세기 말 내연기관 자동차가 발명된 이후 각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자기만의 방식과 규정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내면서 경쟁이 시작되고 시장에서 혼란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각 메이커들의 우열을 가리기 위해 자동차 경주가 필요해졌고 공통 규정을 만들기 위해 국제자동차연맹이 설립된 겁니다. 스피드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취향에 적극적으로 따른 것도 있고요.  KARA는 국내 모터스포츠 규정을 만들면서 각종 대회를 공인하고 주최함과 동시에 경기장 인증, 레이서와 경기임원(오피셜), 정비(미캐닉)의 등급별 심사와 인증, 레이싱 관련 교육과 유소년 레이서 양성 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015년 6월 KARA의 제8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손회장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즐거움이 넘치는 모터스포츠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공언했다. 3년이 흐른 지금 그 로드맵은 어느 정도 달성되었을까? 손회장이 빙긋 웃었다. 

 

“아직 멀었지만 그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제가 취임하면서 아시아 최고의 모터스포츠 강국이 되자는 비전과 함께 2020년까지 연간 100경기 이상의 공인대회와 1만명 회원양성을 목표로 내세웠지요. 1만회원 양병설을 주창한 거죠(웃음). 대회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회원 수도 레이서와 경기임원, 정비 라이선스 회원이 작년 말 기준 2500명을 넘었습니다.

 

가 취임할 때 1000명이 채 안되었으니 이제 3배가량 늘어난 거죠. 일반회원을 포함하면 5000명 이상입니다. 특히 제가 주력하는 분야는 경기임원입니다.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모터스포츠계로 들어올 수 있는 분야이고, 지자체에 가서 경기관련 지도를 하는 등 저변확대에 가장 중요합니다. KARA의 활동은 계속 대중화, 국제화, 아마추어 활성화의 3개 축에 집중될 겁니다.”

 

1894년 파리에서 세계 최초로 자동차경주가 열린 이래 모터스포츠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거대한 문화컨텐츠가 되어 일상의 즐거움을 제공하면서 엄청난 비즈니스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30여년 간 모터스포츠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중적 열기가 많이 부족하다. 그 동안 KARA의 노력이 레이서와 경기임원들의 양성, 경기장 인프라 건설 등 모터스포츠의 공급측면이나 하드웨어 부문에 집중되어 수요 측면의 대중화를 위한 투자와 홍보가 부족했던 건 아닐까?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의 대중화 시기는 언제부터일까? 손회장의 목소리가 한층 진지해졌다. 

 

“옳은 지적입니다. 그동안 공급 측면에 주력하느라 모터스포츠를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노력이 부족해서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있다는 말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기반 조성에 노력해 소정의 성과도 있었으니 올해부터는 모터스포츠의 대중화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제 우리나라 모터스포츠도 레이서들의 개별적 활약에 의존했던 1.0시대, 조직화된 단체 중심으로 운영되었던 2.0시대를 지나 각 단체와 관중, 아마추어 동호회 등이 어울려 시너지를 내는 3.0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모터스포츠의 대중화 시대는 이미 시장의 힘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저희가 충분히 홍보를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용인에서 열린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대회 이틀간 유료관중이 3만명이나 몰렸습니다.  저희도 깜짝 놀랐죠. 올해 대회는 KBS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A 등 각종 미디어에서 중계한다고 하니 더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봅니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이해에 대한 손회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우리나라 모터스포츠는 서킷 전용모델들이 나가는 포뮬러 경기와는 달리 주로 양산 투어링카 대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수준의 대회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 전통의 프로 레이싱팀들이 모여 있고, 아마추어와 튜닝숍들이 참가해 개성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넥센 스피드 레이싱도 호평 받고 있습니다. 또 개조 범위를 좁혀 참가 문턱을 낮춘 엑스타 슈퍼챌린지 등의 투어링카 경기들이 4월부터 11월 사이 거의 매 주말 전국 각지에서 열립니다. 뿐만 아니라 짐카나, 카트, 드래그 레이스, 드리프트 레이스 등 다양한 입문 경기 종목도 활발히 열리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와 가장 차별화된 경기는 역시 CJ슈퍼레이스의 최고 종목인 슈퍼6000 클래스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대회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열리는 스톡카 레이스입니다. 처음에 레이스의 재미를 깨닫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직접 와서 보거나 중계를 통해 경기 진행 방식이나 간단한 규칙, 그리고 각종 기록을 보는 방법만 습득하면 어렵지 않게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마사회(KRA)는 경마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인식 개선과 대중스포츠로서의 저변 확대를 위해 가족오락을 테마로 경기장 안팎에 가족 친화적인 놀거리와 볼거리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어떨까? 

 

“과거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모터스포츠에 대해 약간의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저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건 모터스포츠를 가족 전체의 만족을 위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강력한 대중 스포테인먼트산업으로 만드는 겁니다.

 

한국마사회도 물론 들여다 봅니다만, 미국의 나스카(NASCA)와 독일의 DTM을 집중 연구하고 있습니다. 가서 보니 자동차경주 이외에 보고 즐길 게 너무 많아 온가족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더군요. 저희도 경기장 바깥에 자동차 전시, 레이싱 VR체험, 전동차 체험 등 다양하고 깊이있는 즐길 거리를 제공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저희 그룹계열사로 엔터테인먼트에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CJ E&M이 많이 도와 주고 있어 앞으로 많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암에서 열린 슈퍼레이스 경기 장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스포츠 종목이라도 일단 관심을 끌어 대중이 열광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대중화와 비즈니스 생태계는 자연스레 시장에서 형성된다. 이러한 흐름에 스타 플레이어의 깜작 탄생이 기폭제가 될 수 있음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의 윤성빈 선수나 여자 컬링팀에 의해 입증된 바 있다. 모터스포츠를 일반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은 세계 주요대회에서 깜짝 놀랄 만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스타 레이서의 탄생일 것이다. 이러한 스타 만들기에 KARA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모터스포츠는 개별 노력에 의한 스타탄생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가장 높은 수준의 F1 레이서 하나 양성하는데 평균적으로 거의 100억원이 든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저희 협회도 열심히 영재 발굴해서 지원을 해야 하지만, 다른 프로 스포츠처럼 기업들의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입문해서 자비로 어느 정도 의미있는 수준까지 올라가면 기업들의 후원이 붙기 시작해서 손익분기점을 넘어 순항할 수 있죠. 세계 어디서나 유소년 레이서 육성은 카트로 시작하므로 저희도 작년부터 FIA 지원을 받아 카트스쿨과 카트 엘리트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협회가 카트 챔피언십대회를 직접 주최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유소년 카트 드라이버 라이선스 보유자가 작년말 기준 152명이 되어 2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대회성적 우수자에게 장학금과 해외연수 및 대회 참가도 지원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저희의 노력은 마중물 정도라 작년에 저희 주관으로 자동차제조업체와 부품업체, 지자체, 서킷 경기장 등의 대표들이 참여하는 ‘대한민국모터스포츠발전협의회’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정기적으로 자주 모여 각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투자 시너지는 물론 비즈니스 생태계 형성을 논의하고 공동 성장을 위해 주요 사안별 의견을 조율하고 지혜를 모을 겁니다.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제조, 부품, 타이어, 첨단소재 등 산업연관 효과가 크고 경주용 차량을 제조하기 위한 튜닝산업의 발달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산업이다. 정부의 지원은 충분히 받고 있는 것일까? 

 

“모터스포츠산업의 생태계가 제대로 육성이 되면 자동차강국 이미지로 인해 자동차와 부품산업의 경쟁력이 좋아지고 지자체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갖게 되지요. 관련 일자리 창출도 많이 되면서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지금껏 정부의 지원은 전무합니다. 아직 관심이 없는 거죠.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한체육회의 회원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저희의 장기 과제입니다. 우선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죠”

 

그러면 CJ그룹은 왜 오랫동안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에 과감한 지원을 하고 있는 걸까? 

“CJ그룹은 건강과 즐거움, 그리고 문화창조를 선도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고 스포츠는 이미 생활문화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면 새로운 스포츠를 융성시켜야 하니 많은 잠재력을 지닌 모터스포츠를 후원하게 된 겁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성숙된 모터스포츠산업 생태계는 수많은 현재, 미래 산업들과 연관되어 있어 CJ그룹의 지속적인 문화창조를 위한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유소년 꿈나무 육성 같은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손색이 없죠.”

 

아시아 모터스포츠 강국을 지향하고 국내 레이서와 경기임원들의 해외 진출 등 한국 모터스포츠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국제자동차연맹(FIA)과의 유기적이고도 짜임새 있는 협력관계 수립은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아직 존재감이 미약한 우리나라 모터스포츠가 FIA의 충분한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일까? FIA와의 적절한 협력관계 설정을 위해 KARA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앞서 말씀드린 한국모터스포츠의 1.0, 2.0시대에 FIA는 한국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체계를 갖추어 가며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인정을 한 것이 10년전부터입니다. 수 년간 스포츠 외교에 집중한 결과 FIA와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작년 3월에 FIA 아시아태평양스포츠총회를 처음으로 서울에 유치했고 성공적으로 잘 진행했습니다. 이어서 16개국에서 참가한 아시아오토짐카나컴피티션 대회 등 국제 프로그램들이 잇달아 열렸습니다.

 

그리고 국내 최고수준의 대회인 CJ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매년 FIA의 공식대회 캘린더에 국내 대회로서는 유일하게 등재되어 있습니다. 이런 대회나 교육 이외에 FIA가 UN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시행하는 도로안전 캠페인 ‘Action for Road Safety’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내에서 교통안전공단, 국토교통부, SK텔레콤과 함께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SK텔레콤의 T 맵을 활용한 모바일 교통안전캠페인은 FIA의 베스트 프랙티스로 선정되어 다른 나라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있습니다.”

 

슈퍼레이스 나이트 레이스는 새로운 시도로 관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최근 세계자동차산업의 최대 화두인 친환경과 자율주행은 현재와 미래의 모터스포츠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이미 3년 전부터 슈퍼 전기차들의 경주인 포뮬러 E가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의 시대가 오면 드론 경기처럼 무인차 경주도 가능하지 않을까? 

 

“사실 FIA가 한국에서 포뮬러 E를 개최해 보면 어떠냐고 권유하고 있지만, 저희 협회 차원에서 결정하고 주관할 대회의 범주를 넘어서는지라 친환경차의 운행 인프라를 갖추고자 하는 지자체의 마케팅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의 산업적 결정체가 결국 자율주행자동차가 될 거라고 봅니다. AI, 커넥티비티, 빅데이터 같은 요소들이 다 녹아들어가야 가능한 제품이니까요. 따라서 어떠한 형태로든 자율주행 기술이 모터스포츠에 들어올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기술문명의 결정체인 자동차를 주제로 하면서도 무엇보다 이를 다루는 사람의 능력을 겨루는 것이 모터스포츠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속도와 물리적 압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최첨단 기술의 자동차와 그것을 조종하는 사람의 미묘한 균형도 중요하죠. 사람이 뜻하지 않게 실수하기도 하고 라이벌 레이서 간의 경쟁도 커다란 흥행요소지요. 그래서 사람이 빠진 상태에서 레이싱은 재미가 반감된다고 봅니다. 결국 시장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이제 학교를 졸업하면서, 아니면 기존 직장을 벗어나 모터스포츠 분야로 뛰어들고 싶은 후배들에게 손회장은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을까? 

“아직 이 분야를 잘 모를 것이라 우선 저희들이 뭐라도 자꾸 액션을 취해서 관심을 갖게 해야 하는데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모터스포츠는 인간과 기계의 가장 아름다운 조화를 추구하는 경기입니다. 레이서를 하든, 아니면 경기임원이나 미캐닉을 꿈꾸든 모터스포츠라는 멋진 무대의 주역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 협회가 그런 커리어 비전을 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고요. 이제 모터스포츠는 시작이라 앞으로 10배, 100배 더 키워 나갈 수 있는 아주 재미있고 보람있는 일터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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