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5와 맞붙은 AMG E63 S와 CTS-V,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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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5와 맞붙은 AMG E63 S와 CTS-V, 결과는?
  • 오토카 편집부
  • 승인 2018.05.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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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5와 맞붙은 AMG E63 S와 CTS-V. 맷 샌더스(Matt Saunders)가 통틀어 1835마력을 맞붙였다

영국 노스 웨일스의 가장 뛰어난 도로는 재포장중이었다. 합쳐 약 2000마력 10바퀴굴림 슈퍼세단 3대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스팔트 옆을 달렸다. 그 지방에서 아주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바로 지난달 이야기. 노스 웨일스의 스노든 계곡 일대에서 눈이 녹고 있었다. 고맙게도 관계당국이 서둘러 도로보수 장비와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포트홀을 말끔히 정리했다. 만세! 아마 영국의 다른 지방에서는 그대로 방치해 원성이 자자했을 골칫거리였다.

 

그중에도 예외적인 구간이 딱 하나 있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막 라바콘을 걷고 있었다. 그 도로를 604마력 네바퀴굴림 메르세데스-AMG E63 S와 640마력 캐딜락 CTS-V, 신형 591마력 네바퀴굴림 BMW M5가 들이닥쳤다. 아직 다 굳지 않고 도로 표시를 갓 마친 노면이 우리 바퀴 아래 부드러운 카펫처럼 펼쳐졌다. 하지만 우리를 바라보는 작업팀의 눈길이 과거와는 사뭇 달랐다. 이런 고속 세단을 마냥 부러워만 하던 시절은 지나갔다는 증거였다. 

 

CTS-V의 실내는 봐줄 수 있을 정도지만, 여기 나온 두 독일차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AMG의 윤택한 고품질 감각은 깊은 만족감을 자아냈다

 

3대 라이벌은 600마력 출력 수준의 캐딜락을 제외하면 0→시속 100km 가속에 3.5초를 밑돈다. 이 최신 슈퍼세단 3대는 슈퍼카 수준의 관심을 끌었다. 마치 다른 세상의 중역급 4도어 같은 이들의 운전성능이 어떨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고장의 맛깔스러운 아침식사를 함께 나눈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들에게 기꺼이 실상을 속속들이 알려주고 싶었다. 

 

3대 라이벌은 기대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게 빨랐다. 한데 그 광기는 서로 너무 달랐다. 우리는 이번 비교시승에 캐딜락을 넣었다. 가능한 한 엄격하게 신형 BMW의 라이벌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 비교시승의 선두로 흑요석의 검정 의상에 크롬으로 장식한 독일 라이벌이 등장했다. E63 S 4매틱+는 신형 M5를 출력과 토크에서 앞서지만 트윈터보 V8 엔진(BMW와 똑같다). 4×4 박스는 필요에 따라 완전히 뒷바퀴굴림으로 돌아갔다(BMW와 똑같다). 그리고 0→시속 100km 가속도 0.1초까지 BMW와 똑같았다. 나아가 비교시승에 어울리게 가격도 BMW와 비슷했다. 

 

캐딜락 V시리즈는 청각적 스릴을 보장했다

 

그러나 CTS-V는 두 라이벌과는 달랐다. 독일의 두 차와 같은 ‘럭셔리’와 ‘프리미엄’도 아니었고 기술수준과 가격도 차이가 있었다. 그렇지만 CTS-V는 예전 그대로 천둥치며 달려나갔다. 슈퍼차저 2밸브 V8에 단일 구동축. 아울러 리미터를 걸지 않은(독일의 두 라이벌과는 달리) 87.0kg·m의 토크와 640마력이 휘몰아쳐 최고시속 320km에 도달했다. 그런 차를 신형 M5 환영파티에 초청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었다. 

 

 

M5 배지 : 1985년 이후 고속모델의 정상에 올랐다

 

라이벌 트리오의 어느 하나도 작거나 비좁게 느껴지지 않았다. 뒷좌석, 뒷문틈, 트렁크 그리고 특히 운전석이 그랬다. 이들은 실용성에서 확실히 성장했다. 이들의 가치를 비교할 때 차이는 아주 미세했다. E63은 아주 미미한 차이지만 3대 라이벌 중 트렁크가 제일 컸다. 마찬가지로 실내가 제일 넓고 좌석도 가장 편안했다. 반면 M5는 3가지 측면에서 모두 경쟁력 있고, 인상적이다.

 

CTS-V의 트렁크는 상대적으로 약간 작았지만 따로 떼놓고 보면 여전히 크게 보인다. 실내가 크면 당연히 덩치도 크다. 신형 M5는 도어 미러 사이가 맥라렌 570S보다 넓었다. 그에 비해 E63과 CTS-V는 조금 작은 편이지만 모두 전형적인 영국 도로에서는 상당히 큰 차다. 5시리즈는 셋 중 차폭이 가장 넓었다. 이 차를 선택할 때 많은 오너들은 어느 도로를 이용할 것인가를 조심스레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캐딜락의 8단 자동박스는 때로는 느리고 쿨렁했다. 벤츠의 9단 박스는 잽싸고 든든했다. BMW는 감속이 지나치게 공격적이었고, 전혀 융통성이 없지만 수동모드는 잘 들었다

 

CTS-V의 실내 인테리어는 독일 라이벌의 상대가 아니었다. 이는 캐딜락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 M5와 E63에 대한 찬사다. BMW 실내의 럭셔리한 스타일과 감각은 벤츠 못지않게 깊숙하고 믿음직했다.차격을 한 단계 낮춰 현행 E클래스는 촉감이 윤택한 소재와 럭셔리 감각에서 대등한 5시리즈를 눌렀다.

E63은 멀리 앞서 가려고 할 때마다 M5가 추격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BMW의 메리노 가죽 대시보드는 시각과 감각에서 대단했고, 계기판도 그에 못지않게 매력적이었다. 심지어 에어컨은 향기를 내뿜었다. 달릴 때 안락함은 어땠나? 일상용 600마력에 다리를 뻗고 편안히 달릴 수 있었다. 게다가 섬세한 승차감이 즐거움을 더했다.

 

E63 섀시가 해답을 찾지 못하는 도로에서 M5는 한층 여유로웠다. BMW의 보디컨트롤은 한결 점진적이었고, 확고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여름 우리는 E63의 여러 버전을 시승했다. 나는 우리 비교시승 트리오의 성격차이가 너무나 간단해 놀랐다. 내가 몰아본 첫째 E63은 이번 시승에 나온 차와는 전혀 다른 차였다. 어리둥절할 만큼 승차감이 단단했다. 그후 다른 버전 몇 개를 더 시승했다. 그에 따라 점차 뚜렷이 밝혀진 사실이 있었다. 이들의 안락한 승차감은 AMG가 네바퀴 에어서스펜션으로 방향을 튼 뒤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시승한 3대 라이벌은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승차감이 달랐다. E-클래스의 컴포트(Comfort) 세팅이 최적 승차감에 제일 가까웠다. BMW보다는 좀 더 시끄러웠지만 크고 작은 요철에서 훨씬 안정됐고, 저속에서 한층 차분했다. M5의 서스펜션은 컴포트 모드에서도 E63보다 으레 분주했고, 흔들면 약간 불안했다. CTS-V는 컴포트 모드가 없었다. 그와 대비되는 투어(Tour) 모드는 다른 세팅보다 노면변화를 한결 유연하게 요리했다.

 

두 독일 모델은 미국 라이벌보다 역동성이 한층 정교했다

 

하지만 직선구간에서 캐딜락은 다른 두 라이벌보다 한층 단순하고 직선적이었다. 역동적인 능력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았다. 한결 차분하고 수월하게 운전하려고 하면 겨우 중간지점에 그쳤다. CTS-V의 스티어링은 다른 두 모델보다 범프와 캠버에 2배나 민감하게 반응했다. 게다가 승차감은 상당히 짧고 투박한 느낌을 줬다. ‘단순하고 직선적인 것’은 그 나름의 장점이 있었다. 캐딜락이라면 당연히 품고 있어야 할 정직성과 마력이 있었다. 그 유혹의 힘은 무엇보다 먼저 귀를 때렸다. 앞쪽에서 슈퍼차저가 흐느꼈고, 뒤쪽에서는 4개 배기관이 가식 없이 길게 울부짖었다.

 

이 소리는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정직했기 때문이었다. BMW(슈퍼세단에서 듣고 싶은 사운드 드라마를 늘 연출하지는 않는)와 메르세데스(곧잘 지나친)는 스테레오 스피커를 통해 만들어내는 모조 엔진 사운드에 지나치게 의지했다. 두 독일 모델은 ‘노이지’ 모드의 스포츠 배기관을 달고 있다. 하지만 V8의 광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어느 모델도 솔로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M5의 오디오 엔진 사운드가 둘 가운데 한층 치밀하게 조율됐다. 한데 그 굉음이 어느 음원에서 나왔는지를 가려냈을 때 E63이 더욱 자극적이었다. 반면 CTS-V는 맛깔스럽고도 정감이 넘치는 야성을 발휘했다. 

 

슈퍼차저 V8이 CTS-V의 640마력을 뒷받침했다

 

BMW의 트윈터보 V8은 591마력

 

역시 트윈터보인 E63 S의 V8은 604마력을 뿜어낸다

 

그렇다면 3대 중 CTS-V의 운전경험이 가장 매력적이었을까? 글쎄, 출발이 나빴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시승을 마친 뒤에도 똑같은 반응이 나올까? 이들의 스펙을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시승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마음껏 시승한 뒤 어느 차가 제일 강력하며 핸들링이 가장 뛰어난가를 물었다. 그토록 환상적인 토크를 자랑하면서도 그 순간을 가장 황홀하게 살린 모델은 AMG V8이었다.

 

실로 경이적인 엔진. M5의 성능은 거의 미사일 수준이었다. 그러나 점차 상승하는 BMW는 E63보다 회전대를 더 넓게 써야 했다. 한편 CTS-V는 출력이나 엔진 사운드가 기약하는 야성적인 파워를 뿜어내지 못했다. CTS-V는 상당한 분노와 광기를 보여줬으나 이 비교시승에서 선두를 넘보기는 어려웠다. 두 라이벌과 비교할 때 캐딜락은 허둥댈 수밖에 없었다.

 

빡빡한 커브길에서 확고한 그립은 대단한 자산이었다; CTS-V는 허둥댔다

 

저회전대 근력과 고회전 펀치가 신형 M5를 힘차게 몰아붙였다

 

BMW는 예리한 스티어링, 지고의 밸런스와 가공할 보디컨트롤을 자랑했다. 이들 모든 항목에서 벤츠도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와 달리 캐딜락은 때로 힘찬 보디컨트롤을 뒷받침할 힘찬 그립과 트랙션을 찾아 안간힘을 썼다. 스티어링은 하중이 실린 쪽을 바로잡는데 시간이 걸렸고, 뒷바퀴는 힘없는 악수처럼 코너에 들어갔다. 

 

한편 M5의 핸들링은 너무 탁월해 심지어 E63마저 따라 갈 수 없는 경지를 보여줬다. 문제는 복잡성이었다. M5의 운전경험은 복잡했다. BMW는 벤츠와 캐딜락처럼 여러 드라이브 모드를 갖췄다. 뿐만 아니라 엔진과 기어박스, 파워 스티어링, 서스펜션, 안정컨트롤, 4×4를 조작하는 방법이 어지러울 정도로 많았다. 각 시스템은 미리 정해진 3개 모드를 구비했다. 이 차는 단일 운전경험이 아니라 자그마치 18개 경험을 내놨다. 때문에 황당한 느낌을 줬다. 특히 BMW M디비전이 어떻게 이 문제를 다루는지 모를 경우 적응 연습을 해야 했다. 어쨌거나 각종 기능에 익숙해지는데는 한나절이면 충분했다. 그중 스포츠플러스 모드는 트랙에 훨씬 알맞았다. 

 

 

BMW 기술진은 장비와 기능들을 영리하게 다뤘고, 복잡한 운전경험을 요리했다. 그야말로 그들이 이룩한 운전경험의 최고봉이었다. 이 차는 종합적인 파워에서 라이벌 AMG에 약간 밀린다. 하지만 다양하고 폭넓은 기능은 주목할만하고 슈퍼세단의 새 지평을 열었다. 정통 뒷바퀴굴림 스포츠카를 바라는가? 아니면 아우디 RS의 역동적 안정성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포르쉐 911 터보와 0→400m에 도전하길 원하는가? 또는 고속도로에서 1등급 안락함과 럭셔리를 즐기며 끝없이 달리고 싶은가? 이들 모두가 M5에 담겼다.  

 

 

중고차시장에 나온 BMW M5

 

E28 M5(1985~1987년)
현재가격: 약 4480만원 : 이하 모두 영국 현지 가격
비명을 지르는 슈퍼카 파워가 오버스티어 성향의 아름답도록 능란한 섀시를 뒷받침했다. 그때까지 일찍이 본 적이 없던 걸작이었다. 

 

E34 M5(1989~1996년)
현재가격: 약 2240만원
E34 세대 M5는 E28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다듬었다. 하지만 감동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후기의 3.8은 오리지널 3.6보다 더 강력했고 6단 모델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어떤 E34이든 운전성능이 빛났다.

 

E39 M5(1998~2003년)
현재가격: 약 1346만원
지금도 장거리 주행차가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1만2000파운드(약 1790만 원)를 쓰면 사상 최고의 차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광적인 V8이 게으른 토크나 고회전대 스릴을 안겨준다. 어느 쪽이든 E39 M5는 사건이다.

 

E60 M5(2005~2010년)
현재가격: 약 1940만원
V10을 이보다 싸게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복잡하기로 이름난 E60 M5를 잘 고르면 바늘 끝처럼 정확하고, 스타일은 멋있을 뿐 아니라 사운드도 경이적이다. 가격은 한층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F10 M5(2011~2016년)
현재가격: 약 3290만원
콤피티션 팩을 고르면 552마력에 78.2kgㆍm. F10 M5는 정교ㆍ치밀한 기교를 버리고  일관된 폭력성과 압도적인 능력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무튼 지금 그 방향전환이 모두에게 그대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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