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자동차 마이스터와 교육 시스템
상태바
독일의 자동차 마이스터와 교육 시스템
  • 이경섭(재독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4.20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일에서는 등록금을 내기는커녕 오히려 돈을 받고 공부한다
일하면서 배우는 것이 독일 마이스터 교육의 핵심이다

독일의 2017년 대학 진학률은 약 35%다. 대학 진학률이 30%가 넘는 것은 독일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30년 전에는 15%에 불과 했었다. 대부분 65%는 공장이나 회사에서 일하면서 배우는 ‘두알 아우스빌둥’을 택한다. 우리말로 ‘이원화 교육시스템’이다. 독일과 스위스 일부 그리고 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에만 존재하는 이 시스템은 일주일에 3~4일을 공장이나 회사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남은 1~2일은 해당 전문 직업학교나 직능협회소속 기술학교에 다니면서 관련 이론과 실습을 배우는 방식이다. 이러한 이원화 시스템은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업교육의 새로운 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중국과 미국, 스페인, 러시아 등에서 독일식 이원화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페인 자동차회사인 세아트(Seat)와 러시아의 칼루가(Kaluga)지방이 2010년부터 자동차 메카트로니카를 독일식 이원화 교육시스템으로 양성하고 있다. 해당 정부는 독일식 두알 아우스빌둥 도입으로 정비사 자격 개선 효과와 청년실업률 감소 효과를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벤츠, 아우디 등 독일자동차와 한독상공회의소, 교육부가 협동으로 자동차정비의 이원화 교육에 지원하고 있지만 실적은 매우 미비한 수준이다. 두알 아우스빌둥 시스템이 4차 산업혁명시대 기존 학교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직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기술의 융합 능력이 중요해지는 시대에는 강의실에서 하는 이론 중심의 교육은 퇴색되기 마련이다. 진정한 능력은 책에서 얻기보다는 실제 스스로 경험하고 사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독일 마이스터 교육의 핵심이다. 

아아토젤만의 2018년도 견습생 모집 설명회 모습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서독이 통일되자 트라반트를 수리하던 아우토젤만은 폭스바겐, 아우디 정비공장으로 탈바꿈했고 회사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아우토젤만은 자동차 정비가 주된 사업이지만 중고자동차 및 신차 판매는 물론 자동차부품과 용품 판매까지 하는 자동차토털 판매정비 서비스업체다. 그리고 해마다 1월이면 10학년(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공장에서 정비 및 판매 그리고 사무직 분야 등 40명의 견습생(아쭈비 Azubi : Auszubildende 혹은 Lerhling)들을 뽑는다. 이러한 견습생들은 회사와 고용(Azubi)계약서를 작성하고 분야별로 정해진 임금기준에 따라 매달(평균 950유로정도) 일정액의 월급을 받으며 교육을 받는다. 아우토 젤만은 올해도 선발기준을 통해 몇몇 정비지망생과 정식 계약했다.

아우토젤만은 신차 판매와 부품, 용품 판매까지 하는 자동차토털 정비업체다

아우토젤만의 견습생들중에는 독일인은 물론 아랍인과 터키인 그리고 아시아인도 있다. 말하자면 국제적인데, 고용조건은 자동차정비 일에 적성과 흥미가 있어야 하고 동료들과 협동할 수 있는 사회성이 풍부해야 한다. 외국인이라면 최소 소통 가능한 정도(B2정도(6개월코스)의 독일어학 능력)의 독일어는 필수다. 물론 한국의 젊은이들도 얼마든지 지원이 가능하다. 국내에는 오랫동안 전일제 학교 강의 교육에만 함몰되어 학교 교육과 산업 현장과의 인력미스매치 현상이 점차 가중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하루 빨리 현장 교육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인식의 변화가 시급히 이뤄져 교육의 제도와 내용에 대해 전반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한 클래식 자동차모델들을 볼 수 있는 아우토젤만의 자동차 박물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