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에 다가선 수소연료전기차 현대 넥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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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에 다가선 수소연료전기차 현대 넥쏘
  • 최주식 편집장
  • 승인 2018.03.2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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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실험적인 차가 아닌 구매가치를 입증하다
현대의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며 문득 티뷰론 수소차를 탔던 기억이 떠올랐다. 1998년 무렵으로 마북리 현대차기술연구소에서였다. 당시만 해도 요즘보다 연구소 내 취재환경이 좋았다. 날렵한 스포츠 쿠페 티뷰론의 뒤 트렁크를 가득 채운 커다란 수소저장탱크를 보고 살짝 겁이 나기도 했는데, 주행하면서 제법 잘 달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게 상용화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먼 미래형 차를 위한 연구과제 정도로 여겨졌다. 그로부터 20년이 훌쩍 지나(그렇다. 20년이다!) 그때의 미래가 오늘이 되어 있다. 감회가 새롭다고 아니할 수 없다. 어떻든 오늘 이 세련된 스타일과 주행성능을 보여주는 수소차가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을 빠져나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까지 250km 구간을 운전자 세 명이서 교대로 주행하는 코스. 여주휴게소까지 가는 첫 코스의 운전대를 잡았다. 넥쏘의 차체 크기는 길이×너비×높이가 4670×1860×1630mm. 싼타페(4700×1880×1680mm)보다 살짝 작은 차체에 무게는 싼타페(모델별 공차중량 1720~1835kg)보다 약간 무겁다. 넥쏘는 모던(1820kg)과 프리미엄(1885kg) 두 가지로 나오는데 시승차는 프리미엄.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기능과 후측방 및 서라운드 뷰 모니터,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휴대폰 무선충전, 220V 인버터, 크렐 사운드 시스템 등의 장비가 더해진다. 타이어도 모던이 17인치인데 반해 프리미엄은 19인치. 
 
 
가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무게중심이 좋고 탄탄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싼타페보다 조금 작지만 무겁다고 할 수 있는데 출발이나 가속이 둔하다는 느낌을 주진 않는다.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을 바꿀 때 계기판에 카메라로 비춘 후방 영상이 나타난다. 지금 타고 있는 차가 첨단의 미래적인 차라는 것을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효과다. 처음 출발은 초반 토크가 좋은 전기차 감각 그대로다. 가뿐하게 나아간다. 수소연료전지차(Fuel Cell Electric Vehicle)라는 게 사실은 전기차와 다름없다.
 
다만 전기차는 외부에서 전기를 끌어와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지만 수소전기차는 스스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포인트는 수소연료전지스택이다. 수소탱크에 모인 수소와 공기공급기(콤프레서)에서 전달받은 산소를 연료전지스택으로 보내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에너지가 인버터를 거쳐 모터로 전달돼 구동력을 얻는다. 물론 전기 대신 수소를 충전해야 하고 수소충전소 설치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이 앞으로의 숙제다.
 
그럼에도 수소전기차의 이점은 전기차의 그것에 비할 바 아니다. 우선 충전시간이 5분 이내로 짧다. 넥쏘의 1회 충전 항속거리는 609km로 지금까지 세계시장에 나온 수소전기차 중 가장 길다. 주행거리가 길다는 웬만한 전기차의 2배 수준이고 1세대 투싼 수소전기차(항속거리 415km)보다 40% 이상 향상되었다. 수소차의 연비는 내연기관 엔진의 km/L와 전기차의 km/kWh와 다르게 km/kg을 기준으로 한다. 넥쏘의 복합연비는 93.7km/kg(17인치 타이어 기준)이고 6.33kg의 수소탱크를 완충했을 경우 609km를 달린다는 얘기다. 19인치 타이어를 신은 넥쏘 프리미엄의 경우 복합연비가 93.7km/kg으로 주행가능거리는 조금 줄어든다. 뭐니 해도 궁극적 친환경차라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수소전기차의 가능성과 미래에 주목하는 이유다.
 
 
연료전지시스템 구성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하다

벤츠 신형 E-클래스를 연상시키는 통합형 디스플레이는 주행정보와 내비게이션 지도가 보기 좋게 펼쳐진다. 낮고 넓게 펼쳐진 센터페시아는 다루기 쉬운 계기 배치와 더불어 공간을 넓어보이게 한다. 소재 품질은 그다지 고급스러워보이지는 않으나 단정하다. 친환경차인만큼 바이오 플라스틱, 패브릭, 식물성 도료 등 UL 인증 바이오 소재를 많이 사용했다고. 기어는 돌출되어 있지 않고 버튼류에 포함되어 있으니 처음에 D 모드를 잘 찾아야 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따로 에코와 에코 플러스가 마련되었고, 스포츠 모드는 없다. 스티어링 휠 양쪽에 패들시프트처럼 달린 레버는 회생제동 장치. 왼쪽 레버를 계속 당기면 3단계까지 올라가는데 엔진 브레이크를 거는 강도를 올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른쪽 레버를 당기면 그 단계를 줄여준다. 달리기가 짐짓 밋밋하다고 생각될 때 패들시프트처럼 다루는 재미가 있다. 배터리 충전은 덤이다. 
 
초기가속이 좋은데 비해 중속에서 고속으로 넘어갈 때는 좀 더디다. 하지만 이 구간을 지나고 나면 제법 시원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고속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무척 조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바람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리고 승차감은 부드러우면서 안정적이다. 하체의 밸런스도 중심을 잘 잡고 탄탄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최신 트렌드인 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수준급이다. 고속도로에서 크루즈컨트롤을 켰을 때 앞차의 거리에 맞춘 가감속은 물론 차로유지 기능이 꽤 정확했다. 특히 곡선주로 진입 시 자동감속 기능이 더해졌다. 내연기관 SUV와 비교해 별다른 위화감이 없을뿐더러 성능에도 큰 불만은 없다. 그밖에 실용적인 부분도 마찬가지. 트렁크 아래쪽에 3개의 수소저장탱크를 두면서도 트렁크용량이 839L에 이른다. 운전 편의성과 실용성에서 수소전기차가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주휴게소에 현대가 만든 수소충전소가 있다

1차 목적지인 여주휴게소에는 현대가 직접 투자해 만든 수소충전소가 있었다. 경유지로 택한 이유다. 현재 국내의 수소충전소는 연구용을 포함해 12개가 있는데 올해 36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100개의 수소충전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은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한국의 가장 큰 라이벌. 그런만큼 충전인프라 확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아무리 좋은 차를 내놓아도 충전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넥쏘를 통해 확인한 것은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현대차가 중요한 전진을 이루어냈다는 점. 3월부터 정식 시판이어서 가격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차 자체로서 구매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수소전기차의 정부보조금은 2250만원(지자체는 미확정), 개별소비세 최대 400만 원, 취득세 200만 원, 교육세 120만 원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Hyundai Nexo Premium 
운전 편의성과 실용성에서 여느 SUV에 뒤지지 않는다. 수소연료전지차의 중요한 진전을 보여준다   
가격 미정
크기(길이×너비×높이) 4670×1860×1630mm  
휠베이스 2790mm
연료전지시스템 구동모터, 리튬이온 배터리, 감속기, 회생제동 브레이크
구동모터 최고출력 113kW/154마력(3000~4600rpm)    
최대토크 40.3kg.m  
연비(복합) 93.7km/kg
최고시속 179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 링크
타이어 모두 245/40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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