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의 성공사례, BMW 6 GT
성형의 성공사례, BMW 6 GT
  • 안정환
  • 승인 2018.03.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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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5 GT가 얼굴과 이름을 바꿔 세상에 나섰다. 불법에 가까운 신분세탁이지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사람이건 자동차건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 되지만, 보기 좋은 것에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니다.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유능한 디자이너를 끌어들이려고 혈안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좀더 멋진 디자인을 내세워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판매량도 높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아주 보기 좋게 외모를 가꾼 차가 있다. BMW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6 GT), 기존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의 후속모델이다. 


“이름까지 바꾸더니 완전 멋있어졌네! 예전 모델은 껑충한 게 진짜 못생겼었어.” 같이 촬영 나온 선배가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를 보고 한 말이다. 나도 이 말에 동감한다. 도로 위에서 본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는 SUV인지 세단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둔하고 애매했다. 그랬던 5 GT가 대대적인 성형수술과 가혹한 다이어트를 통해 7년 만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름까지 바꾸니 거의 신분세탁에 가깝다. 내 고등학교 동창 중에도 이런 친구가 한 명 있었다. 학창시절엔 고도비만에다 여드름도 많았는데, 지금은 의술의 도움을 받아 연예인 뺨치는 외모로 탈바꿈했다. 새로 나온 6 GT도 왠지 그런 느낌이다.


먼저 차명에 관해 얘기해보자. 5에서 6으로 바뀌었다. 자연수로 따졌을 때 단순히 1이 더해졌을 뿐이지만, BMW에선 홀수냐 짝수냐가 아주 큰 의미가 있다. 모델 지붕 라인이 달라지고 차급이 바뀐다. 보통 홀수 차명은 해치백 또는 세단의 라인을 갖고, 짝수는 매끈한 쿠페 라인이다. 당시 5 GT는 5시리즈의 파생모델이었지만 뒤쪽이 유려하게 떨어지는 쿠페에 가까웠다. 
 

전체적인 라인이 기존 모델에 비해 훨씬 날렵해졌다. 전동식 리어 스포일러는 덤


홀수 모델이지만, 지붕라인은 짝수였던 것. 따지고 보면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가 더 알맞은 이름이다. 또 뒤에 붙는 그란투리스모는 다들 알다시피,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의 이탈리아어다. 줄여서 ‘GT’. 즉 장거리를 빠르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차를 뜻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밸런스가 좋아졌다. 이전 모델에선 찾아볼 수 없던 역동미가 드러난다. BMW는 단연 다이내믹인데, 이제야 제 모습을 찾은 듯하다. 덩치는 신형 7시리즈의 골격을 공유하므로 거대하다.

길이는 기존 모델보다 86mm 늘어난 5090mm이며, 너비는 1900mm, 높이는 34mm 낮아진 1525mm이다. 전체적으로 자세를 많이 낮췄다. 덕분에 공력성능도 같이 좋아졌다. 기존 모델보다 0.03 낮아진 0.28 공기저항계수(Cd)를 갖는다. 또한, BMW에 따르면 경량구조와 알루미늄 소재 등의 사용으로 무게도 이전 모델보다 약 120kg 줄었다고 한다. 앞트임과 콧대 수술을 통해 얼굴의 이목구비가 또렷해졌다. 그런데 신형 7시리즈와 같은 성형외과라도 다녔는지 생김새가 판박이다. 전체 모습을 보지 않고, 얼굴만 놓고 본다면 그냥 똑같은 차다. 이러한 현상은 신형 5시리즈에서도 일어났던 일. 잘생긴 얼굴이 보기엔 좋지만, 그 차만의 개성을 느끼기 어려운 점은 다소 아쉽다. 
 

실내의 고급스러움은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에 버금간다


뒤쪽엔 기존에 없던 날개도 생겼다. 평상시엔 접혀 있지만, 시속 110km로 오르면 자동으로 펼쳐진다. 뒷바퀴의 접지력을 높인다는 목적인데, 백만 불짜리 감각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면 실제 주행에서 체감하긴 어렵다. 그저 뒤쪽에 멋을 더하는 용도로 받아들이는 게 낫다. 그리고 날개는 센터콘솔에 있는 버튼으로도 손쉽게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 6 GT는 실용성을 강조하지만, 품격도 중요시한다.

예를 들어볼까? 실내공간이 광활해 가족 모두를 태우고 여행을 떠나기에 적당하고, 트렁크도 넓어 골프백과 같은 큰 짐을 아무렇지 않게 넣을 수도 있다. 그만큼 다양한 레저를 즐기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차다. 그렇다고 중요한 손님을 모시기 부끄러울 만큼 격식이 떨어지는 차도 아니다. 실내에 들어서면 호화로운 분위기가 펼쳐진다. 일단 실내 곳곳에 사용된 소재부터 고급스럽다. 싸구려 느낌의 플라스틱은 거의 없다.
 

앞모습만 보면 신형 5시리즈, 7시리즈와 분간하기 어렵다


특히 시트는 최근에 시승한 차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 보드라운 가죽으로 감싸 감촉이 좋고, 착좌감도 소파에 앉은 듯 푹신푹신했다. 또한, 센터페시아 앞에서 손을 휘휘 저으면, 순식간에 운전자를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만든다. 손짓에 따라 스피커 볼륨을 조절하고, 듣고 있던 음악을 다음 곡으로 바꾼다. 옆에 앉은 미녀, 또는 뒤에 앉은 VIP 손님을 놀라게 만들기에 좋은 기능이다. 이름부터 대놓고 GT다. 달리기가 부족하면 이름에 먹칠하는 꼴이다.

시승차는 640i x드라이브 GT M 스포츠 패키지 사양으로, 보닛 안에 직렬 6기통 3.0L 트윈터보 가솔린엔진을 품고 있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스텝트로닉 8단 스포츠 자동변속기를 매칭시키고 네 바퀴를 굴린다. 0→시속 100km 가속은 5.3초. 제원표를 줄줄 읽었으니 실제로 느껴볼 일만 남았다. 
 

발진가속은 매끄럽고 여유 있다. 가속페달을 제법 묵직하게 밟아도 스포츠카처럼 쏜살같이 내달리는 타입은 아니다. 크루즈선이 항해하듯 부드럽게 속도를 높인다. 그래도 340마력의 힘이 절대 약한 건 아니다. 꾸준히 밀어붙이다 보면 금세 고속영역에 도달한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계기판에 붉은빛이 드리워지고, 시트의 사이드 볼스터가 양 옆구리를 더욱 든든하게 받친다. 가속페달과 스티어링 휠도 더욱 팽팽해진 느낌. GT카 다운 면모가 더욱 짙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굽이진 코너를 마구 공략할 차는 아니다. 물리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따른다. 스티어링 휠을 휘돌리다 보면 차제가 상하좌우로 크게 움직인다. 


고급스러운 승차감은 단연 압권으로 꼽히는 장점 중 하나다. 여기에 뛰어난 정숙성과 맞물려 실내 안에서 느껴지는 안락함이 상당하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소음을 완벽히 걸러내며, 과속방지턱도 물 흐르듯 타고 넘는다. 뒷좌석에서 곤히 자는 아이를 불쾌한 승차감으로 깨울 일은 없겠다. 참고로 6 GT는 2열 좌석에 유아용 시트를 최대 3개까지 장착할 수 있어 세쌍둥이도 안전하게 태울 수 있다.
 

직렬 6기통 3.0L 가솔린엔진은 회전질감이 부드럽고 여유로운 출력을 뽑아낸다


첨단 편의장비 및 안전사양은 의심할 여지없다. 1억 원에 달하는 찻값만큼 풍부하게 담았다. 키만 봐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처럼 생긴 것이 도어의 개폐여부는 물론이고, 주행가능거리와 차량의 이상 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신형 5시리즈에서 봤던 영리한 반자율주행기능 역시 기본이며, 고해상도 10.25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차 주변을 입체적으로 비출 줄도 안다.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 5에서 6이라는 숫자를 부여받은 만큼 기존 모델보다 확실한 개선을 이뤘다. 과거 못생긴 외모는 온데간데없이, ‘잘생김’만 남았고, 품격은 더욱 높아졌다. 더불어 평온함을 갖춘 달리기 실력은 진정한 GT카의 자세다. 5와 7 사이에 놓인 틈새시장이긴 해도 6 GT는 다재다능함을 무기로 당당히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소비자 선택을 기다릴 일만 남았다. 

BMW 640i xDRIVE GT M SPORT PACKAGE
 
가격 1억150만원
크기(길이×너비×높이) 5090×1900×1525mm
휠베이스 3070mm
엔진 직렬 6기통 2998cc 트윈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340마력/5500-6500rpm
최대토크 45.9kg·m/1380-5200rpm
변속기 자동 8단
무게 1990kg
연비(복합) 9.2km/L
CO₂배출량 190g/km
서스펜션 (앞) 더블위시본 (뒤) 5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 245/40 R20, (뒤)275/35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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