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되는 5시리즈 GT는 BMW에서 가장 우아한 자동차가 아니다. 덩치 큰 고급 해치백은 공간, 편안함, 좌석 위치 등 여러 특징이 독특하게 섞여 있지만 역동성은 떨어진다. 신형 BMW 그란투리스모는 이름 앞에 이제 5가 아닌 6이 붙는다. 그리고 클라우스 오토 그리벨(Claus-Otto Griebel) 프로젝트 총괄이 ‘덜 좋은 부분’이라고 지적한 곳을, 고객 관점으로 봤을 때 '좋은 부분'으로 바꾸는 과정을 거쳐 디자인을 새롭게 다듬었다.
6시리즈 GT는 7시리즈와 휠베이스가 같다. 길이는 이전 모델보다 87mm 더 길어졌으나(대부분 이전 모델에서 덜 좋은 부분으로 꼽힌 트렁크를 늘리는데 썼다) 루프라인은 21mm, 트렁크 높이는 64mm 더 낮아졌다. 또 다른 덜 좋은 부분이자 5시리즈 GT 뒷모습을 둔하게 만든 트렁크 문을 다시 설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날씬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훑어보면 두꺼운 강철 벽 같은 느낌은 덜할 것이다. BMW는 복잡한 기존 트렁크 문 구조를 버리는 대신 전기로 작동되는 지지대를 트렁크 문 위쪽에 달고 트렁크 입구를 크게 넓혔다.
신형 그란투리스모 라인업은 259마력 가솔린엔진이 적용된 630i, 340마력 가솔린엔진과 네바퀴굴림 조합인 640i x드라이브, 265마력 디젤엔진이 들어간 630d. 세 모델 모두 패들시프트로 변속할 수 있는 8단 자동기어가 기본이다. 이전 5시리즈 GT도 컸지만(이상한 모습으로 컸다) 이번 신형 6시리즈 GT는 더 크다. 루프라인은 낮아졌지만 마치 장인이 만든 수제가구처럼 아늑하고 매력적이다. 신형 6시리즈 GT는 네 사람이 수준급 호화로움 속에서 온 종일 여행하는데 목적을 두고 만든 차다.
6시리즈 GT는 5시리즈와 비교하면 상당히 민첩해졌고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이는 브레이크를 밟거나 급코너를 돌아나갈 때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서스펜션에서 약간 무거운 느낌이 든다.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은 역시 승차감이다. 컴포트 모드는 아주 훌륭하고 스포트 모드는 운전에 더 적극적이게 만들면서도 적절하게 유연성까지 발휘한다.
신형 6시리즈 GT는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넓고 여유로운 실내, 다재다능함, 뛰어난 평온함과 함께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진정한 GT로서의 조건을 갖췄다. 마감 품질도 뛰어나고 아주 편안하며 안전하다. 조금 높은 좌석 위치는 SUV를 탄 듯한 느낌을 준다. 다른 점이 있다면 SUV보다 전체적으로 더 BMW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BMW 태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