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매력 풀 충전, 2세대 닛산 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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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매력 풀 충전, 2세대 닛산 리프
  • 샘 시한(Sam Sheehan)
  • 승인 2017.11.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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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다 판매 전기차의 2세대 모델이 늘어난 주행거리, 개선된 세련미, 높아진 성능과 더 재미있는 달리기를 약속한다

낯선 사람 아무나 열 명을 붙들고 세계 최대의 전기차 업체가 어디인지 물어보자. 혹시나 우연히 점심을 먹으러 나온 한 무리의 배터리 과학자를 만나 똑같은 질문을 던지더라도 대부분 테슬라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틀린 답이다. 일론 머스크가 캘리포니아에 세운 자동차 브랜드와 관련한 홍보와 흥분된 분위기를 무시하고 오로지 숫자에만 집중한다면, 테슬라는 진정한 세계 전기차 챔피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챔피언은 바로 닛산이다. 

일본 업체인 닛산은 2010년 판매를 시작한 전기 해치백 리프를 지금까지 28만3000대 이상 팔았다. 이 한 모델로 테슬라 전체 라인업보다 4만 대 이상 많은 판매고를 올린 것이다. 테슬라가 새로 출시한 모델 3의 주문이 40만 대를 넘었으니 그만한 차이는 곧 줄어들겠지만, 지금까지를 기준으로 보면 닛산은 다른 어떤 업체보다 많은 사람의 품에 전기차를 안겨 주었다.

 

개선된 스타일의 목적은 리프의 매력을 키우려는 데 있다

리프는 주류 자동차 업체가 만든 것 중 세계 최초의 순수 실용 전기차인 덕분에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많은 글로벌 업체가 뛰어들면서 점차 심해진 경쟁에 시달려 왔다. 지금은 시장에 BMW i3, 폭스바겐 e-골프,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테슬라 모델 3 같은 차들이 속해 있고, 머지않아 거의 모든 메이저 브랜드들이 훨씬 더 많은 새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다. 리프가 세계 1인자로서 성공을 이어가려면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리프가 갖고 있는 몇 가지 단점들은 고려되어야 한다. 

이 새로운 2세대 리프가 나오게 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내년 초 판매를 시작할 예정인 새 리프는 동종 전기차들과 경쟁을 펼쳐야 할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다가가야 하는 차로 구상되었다. 그러기 위해 닛산은 새 리프가 320km가 넘는 실제 주행거리를 확보해야 하고, 운전이 재미있으며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매력 있어야 한다고 정했다. 그래서, 닛산 내부에서 ‘전기차 2.0’에 이 모든 것과 그 이상의 것들을 담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이 차가 만들어진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 이상의 것들’이라고 말한 이유는 닛산이 2019년 E-플러스 모델을 내놓으면 리프의 실제 주행거리가 500k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처음 출시할 때에는 주행거리가 378km 정도라고 주장해서다. 이 수치는 24kW 배터리 팩을 쓰는 구형 기본 버전의 NEDC(유럽 연비측정 기준) 공인 수치보다 179km 긴 것은 물론 30kW 배터리 팩을 쓰는 현행 최상위 모델보다도 129km 더 뛰어나다. 아울러 그와 같은 주행거리는 299km를 넘지 않는 수치를 제시하는 i3과 e-골프 같은 주류 경쟁차들을 가볍게 뛰어넘는 것이기도 하다.

 

대시보드 구조와 일부 조절장치는 마이크라와 공유한다

이런 개선에 핵심적으로 기여한 것은 에너지 밀도가 더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 팩이다. 새 모델은 진화한 플랫폼을 쓰는데, 배터리를 바닥에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의 물리적 크기는 이전 모델보다 크지 않지만 전력량 40kWh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담는다. 전기 구동계는 앞바퀴로 150마력의 힘을 보내게 되었다. 이는 현재 팔리고 있는 30kW 최상위 모델보다 42마력 높은 것으로, 0→시속 100km 가속에 8초 남짓 걸린다. 이를 현행 리프 중 가장 빠른 모델의 가속 시간인 11.5초와 비교하면 2세대 모델의 주행 특성에 극적인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자인 면에서도 비슷한 규모로 크게 진보했다. 닛산 디자인 책임자인 알폰소 알바이사(Alfonso Albaisa)는 일본에서 있었던 사전 공개행사에서 구형 리프의 디자인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인기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생김새가 판매에 기여할 수는 없었다”고 인정했다. 일본 아츠기(厚木)에 있는 닛산 기술 센터에서 작업한 새 모델의 디자인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이미 눈치 챘을 지도 모르지만, 평가가 좋은 신형 마이크라에도 영향을 준 IDS 콘셉트의 디자인을 대폭 반영했다.

 

하부 공기역학 특성이 개선되어 공기저항계수 0.27cd을 유지한다

더 날렵해진 새 리프의 형태 역시 공기를 더 매끄럽게 가르도록 만든다. 닛산은 공기저항 계수가 0.27cd로 구형과 같다고 하지만, 새 모델이 20mm 더 넓고 30mm 더 긴데도 그와 같은 수치를 얻은 것이다. 효율은 높아졌는데, 차체를 10mm 낮추고 하체에 공기 소용돌이를 제어하는 통로를 단 덕분이다. 닛산은 말끔한 형상을 만들기 위해 지겨울 정도로 공을 들였다. 공기역학자들이 단순히 직진할 때뿐만 아니라 차가 회전할 때의 공기 흐름까지 고려했을 정도다.

새 리프의 안을 들여다보면 많은 부분을 마이크라에서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스티어링 휠과 몇몇 대시보드 선은 마이크라에서 익숙한 모습이고, 1세대 리프의 파란색으로 강조한 주행방향 조절 로터리 스위치는 그대로다. 영국 시장에는 디지털 계기판과 더불어 새로운 7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기본으로 달려 판매된다. 우리가 시승한 양산 전 차에 쓰인 스크린 해상도와 반응은 동급 인기 차들에 쓰인 것보다 훨씬 낮아서, 최종 양산차의 시스템은 더 낫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기술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자율주행 기능이 다양하게 더해졌다. 이 기능들은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프로파일럿(Propilot) 시스템에 포함된 것으로, 완전 정지가 가능하며 (닛산 차로는 처음으로) 프로파일럿 파크(Propilot Park)라는 이름의 자동 주차 기능도 있다.

 

E-페달 설정은 제동 에너지 회생 기능을 조절해 브레이크 페달을 거의 쓰지 않게 만든다

출시 전까지 가장 크게 주목받았던 기술은 e-페달(e-Pedal)이다. 닛산은 한 페달로 운전하도록 부추기는 이 시스템이 세계 최초의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앞서 전기차들에서 비슷한 저항 기반 기술을 본 적이 있다.

리프의 e-페달 시스템을 별개로 취급하게 된 것은 1세대 모델보다 두 배 강력한 앞 차축 제동 에너지 회생 시스템의 저항을 브레이크와 결합했기 때문이다. e-페달을 켜면(스위치로 끌 수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더 일반적인 방식으로 차가 공주하게 할 수도 있다) 리프는 최대 0.2G의 힘으로 속도를 줄인다. 이는 차가 완전히 서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도심 주행 때 90% 정도는 브레이크 페달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익숙해지기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런 개념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 닛산 엔지니어들은 우리가 시승한 양산 전 리프의 설정이 영국에 판매될 차를 완전히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영국에 수출할 차는 우리가 시승한 아시아 규격 시험용 차의 쿠션 같은 승차감이 더 차분해지도록 영국 크랜필드(Cranfield)에 있는 닛산 기술 센터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19인치 휠을 달고 있는 시승차는 뛰어난 보디 컨트롤과 동시에 나긋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그러나 아시아 규격 시제차이면서도, 리프는 아츠기 시험 센터 내부에 있는 구불구불한 길을 놀랄 만큼 차분하게 달렸다. 배터리의 영향으로 무게 중심이 낮은 덕분인 것은 분명하지만, 주행 중 차의 앞뒤 및 좌우 기울기를 줄이는 섀시 제어 기술의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닛산은 차 뒷부분의 강성이 이전보다 15% 높아졌다고 한다. 물론, 새 리프의 특성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훨씬 더 반응이 좋아진 파워트레인이다. 구형 모델의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스폰지처럼 느껴졌지만 새 모델은 어느 정도 날카로워졌다. 모터의 토크가 높아지면서 전기차라면 대부분 그렇듯 리프가 앞으로 치고 나가는 만큼 등이 좌석을 누르는 느낌이 뚜렷하다. 가장 놀라운 특성은 주행중 가속으로, 추월할 때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 훨씬 더 좋을 것이 분명하다.

간단히 말해, 그 점은 2세대 리프를 몰기에 훨씬 더 즐거운 차로 만든다. 감각이 전혀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가벼운 스티어링이 몰입할 여지를 전혀 주지 않기는 해도, 소비자들이 성능 때문에 닛산에 끌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리프에서 성능 이야기를 하리라고는 꿈도 꾼 적이 없는데 말이다.

새 리프는 이전 세대로부터의 단순한 진화를 훨씬 뛰어넘는 차다. 완전히 다른 명제를 던진다. 불과 7년 사이에 전기차가 불확실한 존재에서 필연적 존재로 바뀌어온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리프는 바뀌어야만 했다.

 

프로파일럿 파크는 주차를 위한 자율주행 기술을 리프에 결합한다

이른 시승을 통해 알아본 결과, 대단히 큰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우리는 리프가 동급에서의 명예를 지키기에 좋은 자리에 섰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양산 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능에 문제가 있다; 영국 버전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가 쓰인다

그러나 2세대 리프는 더 큰 도전에 맞서게 될 것이다. 머지않아 폭스바겐 ID처럼 전혀 새로운 경쟁차를 맞아, 혁신적이었던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시간과의 싸움에서 버티는 일이 남아 있다. 

 

새 리프의 주행거리는 378km에 이른다; E-플러스 모델은 500km도 가능하다

 

리프의 하체를 구성하는 것들

새로운 구조는 이전보다 견고하면서 무게 배분은 더 뛰어나다

새 리프의 구조는 기본적으로 1세대의 하체가 진화한 버전이다. 구조강성을 높이고 세련미를 높이는 한편 무게 배분을 개선하기 위한 변화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개선되었음에도, 닛산은 새로운 소재와 결합 방식을 활용해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줄인 무게는 공개하지 않았다). 구조 자체도 조율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져, 서로 다른 지역에 알맞도록 폭넓게 조율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영국에는 파인 곳이 많은 도로 특성을 고려해 고유한 설정을 하게 된다.

앞으로 나올 E-플러스 모델에는 더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다. E-플러스 모델은 일반 리프의 구조를 한층 더 변형한 버전이 쓰인다. 아직 충전 전력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더 무거운 배터리를 쓰고, 더 큰 모터에서 나올 더 높은 토크를 감당해야 하므로 구조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출력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닛산은 E-플러스 모델이 인버터를 강화해야 할 만큼 아주 강력할 것이라고 한다.

글·샘 시한(Sam Sheehan)

 

Nissan Leaf
 
가격 2만7000파운드(약 3882만원)
엔진 40kWh 전기 모터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na
변속기 단일 단 감속장치
무게 na
최고시속 143km
0→시속 100km 가속 8.0초 (추정치)
주행거리 378km (NEDC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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