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카이엔 프로토타입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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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카이엔 프로토타입 시승기
  •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 승인 2017.11.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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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이제 카이엔이 아니다. 그러나 새로 나올 버전은 여전히 대형 SUV 경쟁 모델과 맞서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이 첫 느낌을 전한다

포르쉐는 이번 기사가 신경 쓰일 것이다. 과거에는 차가 생산 승인을 받고 있는 와중에 낯선 저널리스트들을 초청해 테스트 드라이버 옆에 앉게는 해도, 실제로 몰아보게 한 적은 없다. 나는 남아공 케이프타운 근처에서 포르쉐 최고위 임원들이 생산을 승인한 새 911의 동반석에 몇 분 정도 앉아보기 위해 같은 비행기 안에서 며칠을 보낸 적도 있었다. 이번 출장은 그보다는 더 유익하다. 이동은 바르셀로나까지만 하면 되었고, 차에 타볼 수 있는 시간은 몇 분이 아니라 몇 시간이었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시간 대부분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형 포르쉐 카이엔의 운전석에 앉아서 보냈다는 점이다.

포르쉐는 무척 민감하게 반응했다. 당연히 내가 이 3세대 카이엔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지 않다. 한 엔지니어에게 앞으로 나올 하이브리드 버전에 관해 묻자 대뜸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하이브리드라니요?” 나는 여러분에게 실내 사진은 전혀 보여줄 수가 없다. 심지어 포르쉐는 휠 한 가운데의 작은 슈투트가르트 문장까지도 모조리 떼어낼 정도로 꼼꼼하게 신경을 썼다. 그런데 보닛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엠블럼을 떼어내지 않은 것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프랭클이 V6 가솔린 모델을 막 운전할 참이다

그럼에도 이 카이엔에 관해서는 여러분이 추측할 만한 것들이 이미 수두룩한 만큼, 깊이 고민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새 카이엔은 이미 아우디 Q7과 벤틀리 벤테이가 같은 차들의 뼈대로 쓰였고 람보르기니 우루스의 바탕이 될 폭스바겐 그룹의 MLB 플랫폼으로 만든다.

 

양산 전 시제차는 유럽 곳곳을 돌고 있다

엔진은 대부분 이미 출시한 파나메라에 쓰인 것들을 그대로 활용한다. 따라서 두 종류의 V6 가솔린 엔진이 기본형 카이엔(340마력)과 카이엔 S(440마력)에 올라가고, 터보용 4.0L 트윈터보 V8 엔진(550마력)과 (포르쉐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아우디가 공급하는 V6 및 V8 디젤 엔진도 쓰인다. 디젤 엔진 중 420마력 버전은 Q7 V8 디젤과 벤테이가에는 쓰이지만 파나메라에는 들어가지 않는 전동 과급장치를 쓰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하이브리드 버전도 나올 것이다. ‘기본형’ 462마력 버전은 카이엔 S의 V6 2.9L 엔진을 바탕으로 하고 대략 680마력의 폭력적인 성능을 낼 ‘하이브리드 S’ 파워트레인은 V8 터보에 기초한다. 이런 출력 수치들은 파나메라에 쓰인 엔진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포르쉐는 카이엔에서 그 엔진들이 어느 정도의 출력을 낼지 이야기하지 않을 것은 물론이고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암시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카이엔은 폭스바겐 플랫폼을 아우디 Q7, 벤틀리 벤테이가와 공유한다

포르쉐는 순수하게 휘발유로만 달리는 차들을 모두 스페인에서 조립했지만, 내가 몰아볼 수 있었던 것은 두 종류의 V6 엔진 모델뿐이었다.

포르쉐가 오로지 나만을 위해 그 차들을 바르셀로나로 가져왔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그 차들은 2주간의 생산 승인을 위한 주행 시험으로 유럽 각지를 계속해서 달리면서 지적할 필요가 있는 작은 부분이나 트집거리들을 모조리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신형 파나메라와 닮은 모습이 숨겨져 있다

실내 디자인에 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신형 파나메라의 실내에 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카이엔의 실내를 보고 놀라 자빠질 일은 없으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구형 카이엔과 비슷하게 운전석에서 도도하게 자세를 갖출 수 있고, (지붕선이 뚜렷하게 낮아졌음에도) 실내에 탄 사람들을 위한 공간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으며, 적재공간이 꽤 커졌다는 사실이다.

Q7이나 벤테이가와 비교하면 더 작아보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쐐기처럼 기울어진 지붕 때문만은 아니다. 이 플랫폼에서 휠베이스를 정확히 100mm 덜어낸 단축형 섀시 구성을 활용한 첫 차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차는 더 가볍고 스포티하며 민첩해졌습니다.” SUV 책임자인 올리버 라쿠아(Oliver Laqua)의 설명이다. “그리고 포르쉐라면 그런 특성이 무척 중요합니다.”

 

SUV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카이엔 역시 진짜포르쉐임은 틀림없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 일곱 개의 좌석을 갖춘 롱 휠베이스 버전이나 좀 더 전통적인 형태에 가까운 차를 내놓을 계획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터보 모델의 동반석에서 짧게나마 마법을 경험한 뒤에 - 괴물 같은 추진력, 넋을 빼놓는 승차감, 약간은 조용해진 엔진 배기음에 놀랐다 - 나는 카이엔 S의 운전석에 올랐다.

 

3세대 카이엔은 아우디 Q7 및 벤틀리 벤테이가보다 더 작다.

카이엔 S에 쓰인 2.9L ‘고성능 터보’ 엔진은 포르쉐 모델에 쓰이는 것 중 가장 새로운 축에 속한다. 이 차에는 선택사항인 에어 스프링과 PASM 액티브 댐핑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차에 올라가는 엔진으로서는 대단하다기보다 좋은 쪽에 가깝다. 대형 SUV가 모두 그렇듯, 다른 어느 것보다도 더 필요한 것이 보닛 아래에 대단한 힘을 내는 디젤 엔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힘을 뽑아내려 애써야 하는 측면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알루미늄을 대대적으로 활용한 구조 덕분에 카이엔 S는 이전 모델보다 60kg 남짓 더 가볍고, 엔진 출력은 현재의 카이엔 GTS와 같다.

 

이유는 휠베이스가 100mm 짧은 MLB 구성의 더 짧은 버전을 쓰기 때문이다

0→시속 100km까지 가속은 5초 이내에 이루어질 것이다. 무게가 2톤 중반에 가까운 SUV로서는 무척 빠른 가속이다. 차의 크기와 무게를 고려하면 구불구불한 도로를 수월하게 달리는 능력이 그보다 더 인상적이다. 포르쉐는 토센 방식 센터 디퍼렌셜을 피하고 고유한 클러치 기반 시스템을 씀으로써 아우디 및 벤틀리와는 의도적으로 다른 길을 택했다. 

 

포르쉐는 자사 시스템의 반응이 더 빠르고 그 결과 핸들링이 더 중립적이라고 하는데, 그런 특성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심장이 오그라질 정도로 급한 커브에 차를 몰고 들어가면 이리저리 움직이며 제 갈 길을 찾는다. 마칸만큼 민첩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상만큼 둔하지도 않다. 또한, 전동 파워 스티어링이 최소한 구형 유압식만큼 선형적으로 반응하는 느낌이 들어 반가웠다. 오히려 더 정확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다. 

 

내가 유일하게 약간 실망했던 점은 차가 주는 느낌이 재미있다기보다는 능수능란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카이맨 GT4 같은 차와는 성격이 다른 만큼 기대치도 달라야 하지만, 아무리 스포티한 성격이 가장 약하다고 해도 포르쉐는 포르쉐 아닌가. 그렇다 보니 기본형 카이엔에 탔을 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훨씬 더 큰 노력을 들여야 성능을 뽑아낼 수 있지만 금세 더 나은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유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피동식 댐퍼를 갖춘 스틸 스프링을 기본으로 갖춘 탓에 장거리를 달릴 때에는 첨단 장비를 갖춘 카이엔 S만큼 달리기가 능수능란하지는 않다. 그러나 승차감은 여전히 꽤 좋고, 선택사항으로 에어 스프링을 단 차에서 느낄 수 없는 수준의 감각과 피드백이 살아 있다. 운전에 몰입하기에 더 좋은 느낌이고, 달리기는 더 재미있으면서 노면을 읽기에도 더 좋았다. SUV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포르쉐의 자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포르쉐는 아직 기본형 가솔린 모델을 영국에 판매할지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았지만(구형은 특별 주문을 통해서만 판매했다), 큰 문제는 아니다. 리무진 같은 승차감보다 포르쉐 같은 핸들링을 보여주는 카이엔이나 카이엔 S를 원한다면, 적어도 두 모델에서 만큼은 터보 모델에만 기본으로 들어갈 에어 서스펜션을 추가할 수 있을 만큼의 비용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새로운 클러치 기반 디퍼렌셜이 민첩성을 뒷받침한다

평가 항목이 많을수록 더 많은 특성을 알 수 있으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신형 카이엔이 그런 유형이나 차급에 해당하는 차로서 혁명적인 변화를 제시하지 않고도 상당히 개선된 것 이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풀 사이즈 SUV는 원하지만 운전은 조심스러운 사람에게는 단종될 때까지도 구형 카이엔은 가장 좋은 선택으로 남을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알맞은 장비를 제대로 갖추기만 한다면 새 모델은 과거 어느 모델보다도 그런 선택을 가장 확실하게 받을 듯하다. 

 

바르셀로나는 유럽을 순회하는 2주간의 카이엔 생산 승인 시험주행의 최신 기착지다

 

모듈 구조에 투자하는 이유

새 카이엔은 아우디 Q7(맨 위), 벤틀리 벤테이가(가운데), 람보르기니 우루스(아래)와 똑같은 MLB 플랫폼만 쓰는 것이 아니다. 안에 담긴 모든 기술은 같은 그룹 내 브랜드와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통해 개발되었다.

 

폭스바겐 그룹 차원의 회의에서는 어느 브랜드가 어떤 기술의 개발을 이끌 것인지를 결정하고, 일단 개발이 끝나면 그 기술은 반드시 다른 모든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규칙에는 예외가 있지만 - 포르쉐의 전공 분야인 수평대향 형태의 엔진이 대표적이다 - 그런 경우는 드물다. 

 

PORSCHE CAYENNE S
가격 na
엔진 6기통 2894cc 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440마력/5650rpm
최대토크 56.0kg.m/1750rpm
변속기 자동 8단
무게 2100kg
최고시속 266km
0→시속 100km 가속 4.8초
연비 na
CO₂배출량 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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