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재미있어진 신형 포르쉐 911 G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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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재미있어진 신형 포르쉐 911 GT3
  • 맷 프라이어(Matt Prior)
  • 승인 2017.09.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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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만약 엔진이 뒤에 있는 신형 포르쉐 중 가장 좋은 차가 최신 911 R이라고 생각했다면, 생각을 바꿀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을까? 앞쪽? 아니면 뒤쪽?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알지만, 분명히 이 차는 ‘신형’ 포르쉐 911 GT3이기 때문이다.

마치 일종의 비밀클럽이라도 되는 양, 이름과 숫자로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려는 사람들은 이 차를 991.2 GT3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가 원한다면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고 하면 된다. 991세대 911은 처음부터 GT3 모델이 있었고, 이어서 GT3 RS가 나왔고, 다음으로 지난해부터 911 R이 한정생산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이제 신형 GT3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

 

어떤 코너가 앞에 펼쳐지든, 운전자는 이 911 GT3의 타이어가 연기를 뿜거나 이상적인 라인을 따라가게 만들 수 있다.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달려 있다.

겉으로는 썩 달라 보이는 것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괜찮다. 앞쪽부터 살펴보면, 새 범퍼는 이전 모델보다 1kg 정도 가벼워졌다. 부분적으로는 더 가벼운 소재를 썼기 때문이다. 엔진 냉각을 위해 구멍을 더 많이 뚫어 더 많은 공기를 라디에이터로 보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해할만한 부분이다.

일단 파워 밴드에 들어서면 즉각적이고 강렬한 반응을 보인다

천천히 뒤쪽으로 움직여 보면, 앞 서스펜션에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스티어링 반응과 고속 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더 단단하게 만든 정도. 휠과 그 안에 있는 브레이크는 같다. 스틸 로터나 시승차에 달린 카본세라믹 디스크를 선택해 달 수 있다. 포르쉐 GT 책임자인 안드레아스 프로이닝어(Andreas Preuninger)는 카본세라믹 디스크가 가볍기 때문에 일반 도로에 이상적이지만, 트랙 주행이 많다면 교체비용이 저렴한 스틸 디스크를 쓰는게 낫다고 한다. 카본세라믹 디스크 값이 6498파운드(약 940만 원)나 되기 때문이다.

운전자는 탁월한 스티어링뿐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많은 주행 관련 피드백을 받는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다만 포르쉐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방음처리를 덜 했다. 차체 무게가 몇 kg 늘었고 - 충돌 강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강판을 추가했다 - 포르쉐가 이전 911 GT3과 같이 무게를 1430kg으로 유지하려 했기 때문이다. 스티어링은 원형이고, 놀랍게도 버튼이 전혀 없다. 다만 나라면 168파운드(약 24만원)를 내고 12시 방향에 빨간 띠를 더할 것이다. 시승차에 쓰인 완전 버킷 시트는 3324파운드(약 482만원)다. 나라면 그 장비들을 고를 것이다. GT3은 좋아하는 장비만 고르면 될 정도로 가치를 잘 유지하고 있다.

 

좀 더 뒤쪽을 살펴보면, 뒤 서스펜션에도 살짝 손질이 이루어졌다. 프로이닝어의 말로는 “아주 RS답다”고 한다. 뒤쪽에 보조 스프링을 단 덕분에 주 스프링을 가볍게 만들 수 있었고, 댐퍼는 모두 재조율했다. 그 덕분에 GT3은 일반 도로에서 승차감이 더 나아졌다. 서킷에서는 서스펜션을 단단한 모드로 설정하면 이전보다 더 탄탄하다고 한다. 액티브 리어 스티어 기능은 여전하다.

 

맨 뒤에는 새 리어 범퍼가 있다. 앞 범퍼와 마찬가지로 경량 소재로 만들었고, 뒤 스포일러는 이전과 같지만 설치 위치를 뒤로 20mm, 위로 10mm 옮겼다. 차체 바닥에 몇몇 공기역학적인 조율을 더한 것과 어우러져, 뒤 스포일러는 저항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다운포스를 20% 개선한다.

 

이 모든 것 아래에 있는 것은 물론 엔진이다. 3.8L 대신 4.0L 엔진이 올라갔고, 이제는 500마력의 출력을 내지만, 단순히 4.0 GT3 RS나 911 R 엔진을 GT3에 가져다 달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최신 911 컵(Cup)의 엔진과 똑같다(박스 기사 참조). 대형 실과 더불어 다른 크랭크샤프트가 쓰였고, 더 단단하면서 오일 통로가 지나간다. 새 피스톤은 훨씬 더 매끄러운 코팅을 한 별도의 라이너와 함께 쓰인다. 그리고 소문에 의하면 가장 중요한 변화는 새 헤드 설계 덕분에 유압 밸브 리프터가 더는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밸브 리프터 윤활에 필요한 오일압이 줄어든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소재가 쓰이면서 밸브 조정이 필요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포르쉐가 보유한 다이나모미터에서 32만1900km를 달려도 될 정도라고 한다.

모든 변화가 만들어낸 결과는 GT3 RS와 R보다 훨씬 더 높은 회전한계인 9000rpm까지 엔진이 더 자유롭게 회전하게 된 것이다. 더 기대되는 이야기는 최고출력이 8250rpm에서, 46.9kg·m에 불과한 최대토크는 6000rpm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성능을 제대로 경험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7단 PDK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통해서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가장 대단하고 멋지면서 놀라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GT3에 다시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와우!

 

앞 범퍼 공기흡입구로부터 뒤 펜더의 4.0 스티커에 이르기까지 GT다운 세부 요소들이 많다

어쨌든, 당연하게도 이 시승차는 자동변속기 모델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두 변속기 사이의 10kg이라는 무게 차이 - 수동변속기 쪽이 더 가볍다 - 를 살펴보면 PDK에는 유압 펌프가 필요하고, 유압펌프는 전자제어 차동제한 디퍼렌셜도 구동한다. 수동변속기는 펌프가 없으므로 일반적인 기계식 차동제한 디퍼렌셜이 들어간다. 거의 순간이나 다름없는 변속 시간과 바퀴가 헛도는 것을 전자장치가 감지한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PDK를 단 차가 서킷에서 더 빠를 것이고 수동변속기 차는 좀 더 자유롭고 여유가 있으며 드리프트를 하기에 더 재미있을 것이다. 

 

내가 처음 1세대 GT3을 몰아본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그 기억을 유지할 수는 없지만 GT3은 고분고분하게 잘 따르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침착하고 단단한 것도 사실이다. 스티어링은 안정되고 정확하며 중앙으로 멋지게 복원한다. 엔진은 부드럽다. 세련미를 위해 듀얼매스 플라이휠이 쓰였지만 - GT3 RS와 R에는 더 가벼운 싱글매스 플라이휠이 쓰인다 - 반응은 여전히 뛰어나다. 일반 도로에서는 파워 밴드를 활용할 일이 거의 없지만 낮은 속도에서조차 뛰어난 반응과 재미를 느끼게 한다.

 

최상의 성능을 위해 중간 다이얼의 바늘을 6000rpm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서킷에서는 어떨까? 예상대로 뭔가 다른 성격을 나타낸다. 차체 움직임은 나무랄 곳 없이 치밀하게 제어되면서, 연석에 걸려 달려도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 아주 놀랍다. 침착함과 민첩함, 피드백과 여유가 있다. 내가 포르쉐 GT 차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엔지니어링을 높은 수준에 올려놓고 그것을 느껴보라고 운전자를 이끌기 때문이다. 예컨대 맥라렌이나 페라리가 기술을 구현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모두 각각의 관점에서 가치가 있고 즐길 만 하다. 페라리는 조향 반응이 빨라 민첩성이 뛰어나. 맥라렌은 침착하기를 원해서, 차에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몰아야 한다. GT3은 그들과는 다르다.

 

이 시트를 선택하려면 3324파운드(약 484만원)를 더 추가해야 한다

코너에 들어설 때 차체 앞쪽 움직임을 다스리지 않고 차가 움직이는 대로 내버려 두면, GT3은 살짝 언더스티어 경향을 드러낸다. GT3이 GT3 RS와 비교해 가장 크게 발전한 것은 차체 앞쪽 움직임이 대단히 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GT3 RS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이상이라는 점이다. 

 

PDK 또는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GT3의 파워 밴드를 활용하고 있다면 - 6000rpm 이상에서 가장 뛰어나다 - 이 차는 엄청난 일을 해낼 것이다. 이상적인 라인을 따라 움직이거나, 라인을 곧게 질러 달리거나, 뒤 타이어로 연기를 내는 일이 그런 것이다. 특유의 엔진 위치 덕분에, 턴인하는 상황에서 무게를 활용해 움직임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GT3이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 - 하루종일 서킷에서 경험하게 될 가장 날카롭고 가장 집중해서 만든 차이거나 그런 특성을 부드럽게 추구한 차 - 이 완전히 운전자의 기분에 맞춰진다는 것이다. 

 

실내에는 고급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스티어링 휠은 알칸타라 가죽으로 감싸 감촉이 좋고, 빨간 줄무늬를 넣으려면 168파운드(약 25만원)을 내야 된다

정말로 독자 여러분에게 수동변속기를 선택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포르쉐는 PDK 모델부터 인도를 시작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변속기와 관계없이 대단한 차다. 그리고 누가 나에게 지금 판매되고 있는 차들 중 운전하기에 가장 재미있는 것을 골라 달라고 한다면,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 차를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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