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런플랫을 신을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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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런플랫을 신을 때가 왔다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1.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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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의 오토 라이프

몇 달 전 알피나의 관계자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성품이 싹싹한 부르크하르트 보벤지펜(알피나 사장)과 소탈하고 매력적인 아들 안디였다. 우리는 와인 값에서 세계경제상황에 이르기까지 온갖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주로 자동차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다가 한동안 런플랫 타이어(RFT)의 구체적인 매력 또는 결함이 무엇인가를 이모저모 살펴봤다.

보벤지펜 부자는 런플랫 타이어가 질색이라고 했다. “무겁고 비쌀 뿐 아니라 그 물건을 어떤 차에 달건 승차감을 망치고 만다”며 고개를 저었다. 특히 아들은 단호했다. 때문에 알피나는 자사의 어떤 차에도 런플랫을 절대로 신기지 않는다. 덕택에 알피나는 BMW 공장에서 나오는 대등한 차보다 승차감이 훨씬 편하게 마련이다. BMW의 뭰헨 본사와는 아우토반을 따라 불과 60km 떨어져있다.

하지만 당연히 런플랫 타이어에도 장점이 있다. 그 이름에 실마리가 들어있다. 이론적으로 런플랫은 펑크가 나도 얼마동안 계속 달려갈 수 있다. 따라서 갓길에 멍하니 서 있어야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런 주장에 대해 반론이 없지 않다. 독일 TUV(교통부와 같고,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부서)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인 유럽의 운전자들은 6.5년에 한번 펑크를 당한다. 때문에 런플랫 타이어를 굳이 달아야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 게다가 순수한 성능을 따지면 일반 타이어보다 뒤떨어지지 않는가?
그러나 이전과 달리, 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난 장기시승용 BMW 1M을 몰고 다니다 최근 3개월 동안 2번이나 펑크를 당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그냥 못이 박혀 천천히 공기가 빠져나간 것이 아니었다. ‘이 친구야, 이제 아무데도 못가’라는 수준으로 폭삭 내려앉고 말았다. 더구나 1M에는 스페어타이어가 없었고, 펌프도 없어 타이어에 공기를 넣으려면 내 입과 허파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외딴 섬에 홀로 남겨진 꼴이었다.

당시는 다행히 한낮이었고, 전화로 쉽게 친구를 불러 도움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일 한밤중에 막막한 장소에서 펑크를 당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사정은 아주 달랐을 게 틀림없다.

따라서 보벤지펜 부자가 런플랫 타이어에 대해 전적으로 옳은 판단을 하고 있다고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특히 신형 3시리즈를 보면, BMW는 안락한 승차감을 완전히 해결했다고 할만하다. 런플랫 타이어는 개발작업을 거듭하면서 꾸준히 개선돼왔다. 때문에 BMW를 비롯한 메이커들이 런플랫 타이어 기술을 개선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다. 그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런플랫 타이어를 받아들이고 수요가 늘어 값이 곤두박질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나는 곧 1M에 겨울 타이어를 신겨야 한다. 18인치 휠에 말라깽이 205 타이어를 신고 다니면 멍청해 보일 게 분명하다. 하지만 적어도 날씨가 변덕을 부려도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다. 그렇다면 런플랫 타이어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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