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i30N 프로토타입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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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30N 프로토타입 시승기
  • 맷 샌더스(Matt Saunders)
  • 승인 2017.08.2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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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해치백은 왔다가 갈 수 있고, 제각기 축하하거나 후회할 구실이 된다. 그러나 세계최대 메이커의 하나가 뒷받침하는 새로운 라인업의 등장은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현대는 바로 완전신형 고성능 준 브랜드를 내놨다. 

지난 4년간 현대는 세계랠리챔피언십(WRC)에 출전했고, 지난 3년간 고객용 R5 랠리카를 내놨다. 내년에 고객 서킷 레이스용도 공급한다.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유럽 모터스포츠 무대에 기반을 굳히고 있다. 게다가 최초의 본격적인 고성능 로드카를 공급할 준비를 거의 마쳤다. 레이스와 랠리 팬들이 주말마다 열띤 응원을 보내는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이 프로토타입의 위장 아래 본격적인 핫해치 스타일을 갖춘 i30이 숨어있다

현대의 짜릿한 신종 고속 드라이버즈카는 모델명에 ‘N'을 달고 나온다. 여기서 ’N‘은 뉘르부르크링(Nurburgring)의 머릿글자. 현대 신생 고성능차팀의 기술센터가 있고, 유럽 개발 프로젝트의 기지이기도 하다. 아울러 남양(Namyang=현대의 한국내 R&D 센터가 있는 곳)의 머릿글자이기도 하다. 우리가 초대받은 곳이 바로 뉘르부르크링. 현대 최초의 고성능차가 어떤 맛인가를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신형 i30N 해치백의 위장된 프로타입이었고, 올 11월 시판에 들어간다. 

지난 2015년 10월 현대는 N 브랜드 건설에 착수했다. 전직 BMW M 기술총책 알버트 비어만이 현대-기아 그룹에 들어온 직후였다. 이제 N팀은 세계적인 엘리트 120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디자인ㆍ엔지니어링ㆍ테스트ㆍ개발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19인치 휠을 달고 있는 시승차는 뛰어난 보디컨트롤과 동시에 나긋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그리고 현대의 뉘르부르크링 테스트 센터 총책은 알렉산더 아이흐너. 2016년 비어만이 발탁했다.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과거의 일터였던 보쉬를 통해 오랫동안 맥라렌ㆍ메르세데스-벤츠ㆍ포르쉐와 인연을 맺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흐너는 정예팀 조직에 착수했다. 지난 15개월동안 신생 개발팀을 모았다. 그래서 모은 인력의 전문분야는 실로 화려했다. “우리 팀에는 댐핑 전문가, ESP 전문가, 범프스톱 전문가가 있다.” 아이흐너가 자랑했다. 

 

아이흐너(왼쪽)는 현대 뉘르부크링 테스트 센터를 이끌고 있다; 2.0 터보는 약 270마력

아울러 비어만의 연줄을 통해 N 브랜드는 서스펜션 전문가를 맞아들였다. i30의 구동 섀시를 맡아 유럽 최고의 핫해치와 경쟁하는 중책을 지게 됐다. 따라서 i30N은 키를 낮추고 강화한 또 다른 패밀리해치가 아니다. 그 대신 기본형 i30와는 거의 닮지 않은 서스펜션 성능의 신형 액슬을 달았다. 아이흐너마저 상대적인 승차고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했다. 

 

i30은 랙형 파워 핸들(기본형 i30은 강성이 떨어지는 컬럼형)을 갖췄다. 그와 함께 적응형 댐퍼, 개선된 브레이크 및 브레이크 서보와 액티브 로킹 앞 디퍼렌셜을 달았다. 우리가 시승한 퍼포먼스팩의 고급형은 기본형 i30N보다 약간 더 단단한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19인치 합금휠에 피렐리 P 제로 타이어를 신었다. 나아가 뒤 스트럿 브레이스를 고를 수도 있다. 

신형 i30N은 현대의 2.0L 터보 쎄타 휘발유 엔진으로 무장했다. 상대적으로 덜 전문화된 쎄타 엔진은 쏘나타와 제네시스 쿠페에 들어갔다. 현대는 아직 최종 출력과 토크를 밝히지 않았다. 한데 i30N의 고출력형은 어림잡아 264~284마력이라고 했다. 그 모든 파워가 6단 수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를 굴린다. 

실내에 들어가 시동을 걸자 멋지게 호응했다. 운전석은 크고 안락하고 몸받침이 좋았으며 조절장치의 위치가 뛰어났다. 공회전 때 엔진 사운드는 잔잔하게 스포티했다.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를 따라 올라가자 믿음직한 사운드트랙을 들려줬다. 가장 성난 N 모드는 힘찬 배기를 가장 요란한 단계로 끌어올렸다. 뿐만아니라 엔진 ECU는 불연소 연료를 돌려 고속질주 때 트윈터보의 괴성을 끌어냈다. 그렇지 않았다면 평범할 뻔했던 소닉 드라마를 한층 화려하게 연출해 줬다. 

 

N 모드가 제일 요란했다; 좌석은 좋았다

일단 액셀을 밟자 감각적이고 듬직하며 위치가 좋은 스티어링이 손가락 끝에 신호를 보냈다. 핫해치 드라이버에게 앞타이어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꿰뚫은 장인의 작품이 분명했다. 촉감에서 i30N은 바로 그 수준에 성큼 올라섰다. 어느 폭스바겐 그룹 제품보다 앞섰고,고속 르노 스포츠 메간의 피드백과 그리 멀지 않았다. 

i30N의 성능은 강력했다. 대다수 고속 앞바퀴굴림과 맞설 수 있었다. 액셀은 노멀(Normal) 모드에서 조절하기 쉬웠고, N에서 한층 예리하고 민감했다. 2.0L 엔진은 아주 단단하게 장착돼 앞 업라이트간의 전체 강성을 크게 높였다. 현대에 따르면 Mk6 골프 GTI를 밀착 벤치마크했다. 어느 모로 i30N은 폭스바겐보다 목적의식이 한층 투철했다. 

시야가 좋고 매끈한 고속 구간에서 이 차는 원하는 대로 달려줬다. 심지어 빗길에서도 그립이 높았고 핸들반응이 특별히 좋았다. 스티어링 랙의 무게와 감각이 자신있게 턴인을 유도했고, 보디컨트롤은 차체를 잘 다스렸다. 도로속도에서 핸들링은 일부 라이벌만큼 조절력이나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감칠맛이 좋았다. 

 

심지어 빗길에서도 그립이 높았고, 핸들반응은 아주 좋았다

험악한 도로에 들어가자 스포츠(Sport) 모드가 훨씬 능란하게 노면을 요리했다. 한층 정교하게 차를 다스려 어느 정도 나긋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그리고 듬직한 그립으로 차체의 상하좌우 동요를 막았다. 

잘 다스린 승차감과 컨트롤 피드백에 비춰 i30N은 모두를 놀라게 할 것이 분명했다.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고성능차 메이커를 봐왔다. 그들은 제 구실을 할 특별한 기술보다는 강력한 엔진을 집어넣는데 그쳤다. 아이흐너에 따르면 섀시가 너무 뛰어나 한층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을 듯한 느낌을 줬다. 더 빠른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보다 철저한 노력과 기술이 낳은 결과였다. 과연 그럴까? 두고 봐야겠다.

 

직선구간 페이스는 다른 앞바퀴굴림 핫해치를 넘어설 만큼 힘찼다

아무튼 현대는 새로운 고성능 야심작을 빚어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핫해치의 온갖 조건을 넘어설 진정하고 믿음직한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현대는 고객이 푸조나 폭스바겐 GTI, 세아트 쿠프라, 르노 스포르나 포드 ST가 아니라 i30N을 사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려면 고객에게 확신을 줄만한 명성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난제를 이 차가 이미 해결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i30N은 어떻게 소리 내는가?

현대 i30N은 비범하다. 액티브 배기기술과 내부 공명장치로 엔진의 스포츠 기질을 드높였다. 2개 출구 액티브 배기관은 몇 개 세팅의 플랩을 달았다. 단계적으로 목청을 돋울 때 볼륨을 조절한다. 노멀 모드에서는 상당히 조용하게 억제하지만, N 모드에서 연료를 쏟아 부으며 폭발했다. 
실내의 윈드실드 밑둥에 노이즈 공명장치가 달렸다. 엔진 사운드와 배기음을 한껏 증폭시켜 드라마를 연출했다. “차내 스피커를 이용하면 차내 사운드를 한층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다.” 엔지니어 총책 알렉산더 아이흐너가 말했다. “한데 나는 우리가 도달한 사운드 수준에 만족한다. 그리고 고객의 기분에 맞춰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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