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해임 이후 체질 개선 나선 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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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해임 이후 체질 개선 나선 포드
  • 줄리안 렌델(Julian Rendell)
  • 승인 2017.07.0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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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드는 마크 필즈 CEO를 갑작스럽게 해임했다. 동시에 닛산 캐시카이의 라이벌 같은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자율주행기술 등을 담은 제품 계획을 세우는 등 경영 체질개선에 나섰다.

필즈의 후임자인 짐 해켓 신임 CEO는 4년 전 포드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그는 얼마전에 발생한 문제 해결 대신 미래 제품과 전략을 위한 최고경영진의 ‘경영 계획 검토’(Business Plan Review) 회의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신임 CEO는 고위 경영진을 개편하고 의사소통에 힘쓰는 한편 필즈의 재임기간 동안 약 40% 떨어진 주가를 회복시키는 데 노력한다. 주가 하락은 포드가 올해 90억달러(약 10조980억원)의 이익을 예상하면서도 마크 필즈를 해임한 배경이다.

한 내부관계자는 <오토카>에 “주가가 이번 해임 결정을 내리는데 커다란 요소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크 필즈 전 CEO는 ‘모빌리티 서비스’ 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가 현재 핵심 사업에 힘을 잃었다고 성급하게 판단했다며 아쉬워했다.

짐 해켓 CEO는 짐 파를리(Jim Farley) 포드 유럽 사장을 글로벌 시장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모든 판매 활동을 맡긴다. 또한 조 하인리히(Joe Hinrichs) 포드 아메리카 사장은 제품 개발과 제조를 담당한다. 라즈 네어(Raj Nair) 최고 기술 책임자는 포드 북 아메리카 사장이 되고 2005년 머스탱 개발 당시 수석 엔지니어를 맡았던 하우 타이탕(Hau Thai-Tang) 부사장이 글로벌 제품 개발 및 구매 담당 부서를 이끈다. 마지막으로 스티븐 암스트롱(Steven Armstrong) 포드 유럽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사장으로 승진한다.

해켓의 최고경영진 ‘경영 계획 검토’ 회의 개선 의지에 따라 필즈 시대의 주요 사항 중 한 가지 이상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포드의 부서별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요한 점은 포드 고위 경영진이 신 모델 출시와 함께 자율주행기술, 전동화 그리고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새로운 수익을 내도록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에서 덜 중요한 현안은 새로 구성하는 2차 조직이 처리한다. 포드는 GM과 다른 노선을 취한다. 현재 포드 유럽이 가치있는 자산인 만큼 매각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수년 동안 침체에 빠졌으나 2015년부터 수익을 내고 있다. 또한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을 개발해 적용한 여러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내부관계자는 <오토카>에 “포드 유럽을 매각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포드 제품 계획 프로세스는 B 세그먼트 SUV와 C 세그먼트 크로스오버 같은 글로벌 트렌드를 먼저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전 경영진은 ‘원 포드’(One Ford) 전략에 따라 개별 모델에 각각 다른 글로벌 기준을 맞추는 방식으로 제품 계획을 세웠다. 짐 해켓 CEO는 “‘원 포드’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 복잡한 요소가 얽혀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물론 피에스타나 포커스 등 주력 모델은 ‘원 포드’ 체제에서 많이 발전했다. 두 모델 모두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 특히 피에스타는 영국에서 꾸준히 베스트셀링 모델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폭스바겐 골프보다 많이 판매했다. ‘원 포드’ 전략은 포커스 RS, 머스탱, GT 등 고성능 모델에도 적용됐다. 그러나 북미, 유럽, 아시아 태평양 등 주요 시장에 맞추기 위해 생산하다 보니 B 세그먼트 SUV 등 틈새 시장을 위한 모델을 제대로 개발할 수 없었다. 

‘원 포드’ 전략을 바탕으로 한 복잡한 글로벌 계획이 오히려 신속한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한 가지 크기로 여러 차량을 개발하려는 부작용이 생겼다는 견해도 있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제품 계획은 에코스포트 같은 기대 이하의 모델을 만들었다. 이 차는 브라질에서 개발하고 인도에서 생산했으나 유럽 기준에 맞추지 못했다. 최신형 에코스포트는 한층 발전해 상황이 나아졌다. 시장 분석기관인 JATO에 따르면 에코스포트는 유럽 시장에서 2017년 1분기에 42% 증가한 9200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푸조, 복스홀-오펠, 르노에서 나온 라이벌 모델은 최대 3배 가까이 더 판매했다.  

 

포드는 유럽 소비자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이번 가을에 에코스포트의 생산 기지를 인도에서 루마니아로 옮긴다. 이 차는 인테리어와 부품을 개선할 예정이다. 에코스포트는 지난 5년 동안 3차례나 다시 설계했다. 만약 이 비용을 초기 설계에 투자했으면 처음부터 좋은 품질의 자동차가 나왔을 것이다. 에코스포트의 생산 기지를 옮기는 데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루마니아 크라요바(Craiova) 공장은 콤팩트 MPV인 B-맥스 판매가 급감해 위기에 빠졌는데 에코스포트 생산을 늘려 벗어나야 한다.  

포드는 캐시카이가 주도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전략형 크로스오버(코드네임 C430)를 출시한다. 그러나 캐시카이가 출시된 지 이미 11년이 넘었고 신형 모델은 2019년에 나올 예정이라 포드의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가 있다. 짐 해켓 CEO는 또한 과거로 돌아간다면 현재 판매가 줄고 있는 퓨전을 유럽 시장에 맞추기 위해 새로 설계하는데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짐 해켓 CEO는 포드 파웨트레인 전동화 계획의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밥 생크스(Bob Shanks) CFO는 앞으로 신형 전기차를 위해 45억달러(약 5조490억원), 2021년까지 레벨 4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목표로 10억달러(약 1조122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포드의 전기차 계획은 13개의 모델로 라인업을 꾸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2020년까지 주행가능거리가 483km에 이르는 SUV가 포함되어 있다. 포드의 전기차는 ‘모델 E’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다. 포드가 첨단 기술로 만든 전기차는 라이벌 회사와 비슷한 시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마크 필즈 CEO의 실책은? 

마크 티쇼(Mark Tisshaw)

2016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마크 필즈 전 CEO는 포드가 자동차 회사에서 자동차와 모빌리티 서비스 회사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우리를 방해하는 것은 다른 업체가 아닌 바로 우리”라는 말을 했다.  

그의 말이 옳았다. 마크 필즈 전 CEO는 핵심 사업을 소홀히 하고 자신의 계획만을 신경 쓰느라 포드를 재정적으로 악화시켰다. 

빌 포드(Bill Ford) 포드 이사회 의장은 마크 필즈를 해임하면서 “관료주의로 인해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필즈가 자신의 계획에 커다란 확신을 갖고 있었지만 이와 어울리지 않는 포드에서 실현하려고 했다는 의미였다.     

마크 필즈 전 CEO는 그의 계획이 포드 자동차 사업에 악영향을 주지 않겠냐는 질문에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회사로 거듭나는 것보다 더 큰 회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포드 주가는 마크 필즈가 CEO에 취임한 이후 40% 하락했다. 결국 그는 포드를 작은 회사로 만들었다.  

 

 

마크 필즈가 CEO로 활동한 기간 중 황금기와 암흑기

 

2014년 7월 
포드 CEO 취임 당시 전반기 이익 86억달러(약 9조6492억원), 주가 16달러(약 1만7952원) 기록. 이후 주가는 18달러(약 2만196원)로 상승

2014년 9월 
포드 역사상 처음으로 알루미늄 합금 차체를 적용한 신형 포드 F-150 판매 시작. 미국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 주가는 14달러(약 1만5708원)로 하락 

2015년 1월 
‘2015 CES’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스마트 모빌리티’ 계획과 ‘전 세계 이동성을 바꾸기 위한 25가지 실험 방식’ 발표  
 
2016년 1월
세전 이익 108억달러(약 12조1162억원) 발표. 주가는 12달러(약 1만3464원) 밑으로 하락

2017년 4월 3일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 490억달러(약 54조9780억원) 돌파. 포드 시가총액 460억달러(약 51조6120억원). 예상이익 90억달러(약 10조980억원). 주가는 11달러(약 1만2342)로 하락  

2017년 5월 9일
포드 이사회 마크 필즈 전 CEO에게 전략에 관한 이의 제기. 5월 22일 마크 필즈 해임. 주가는 11.10달러(약 1만2454원)로 상승

 

 

포드의 신임 판매부문 총괄이 이상적인 목표를 세우다

짐 팔리(Jim Farley) 신임 포드 글로벌 시장 총괄은 승진하기 몇 주전 포드 유럽 사장으로서 ‘파이낸셜 타임즈 자동차 미래 정상회의’에서 포드의 미래 전략에 관한 생각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현재 자동차 산업은 이전과는 다른 변곡점에 있다. 포드는 커다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을 할당하고 능력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모델 T가 미국에 자동차 시대를 연 것과 비교하며 전동화와 자율주행기술을 ‘자동차산업 2.0’이라고 표현했다. 


짐 팔리 총괄은 “자동차산업 2.0 시대에는 누가 헨리 포드처럼 사람들의 생활을 더 좋게 만들 것인지 궁금하다. 그러나 내가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자동차와 미래 도시의 통합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역동적인 성능으로 유명한 포드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 ‘마법’같은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운전재미’를 추구한다. 우리가 머스탱을 만든 이유이다. 또한 피에스타를 통해 포드가 운전을 사랑한다는 믿음을 줄 것이다. 그러나 포드는 미래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다. 환상적인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 그러나 진정한 승자는 단지 기술이 뛰어나기보다 규제와 사회 문제를 잘 이해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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