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중국시장에서 토종 브랜드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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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중국시장에서 토종 브랜드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1.0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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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국시장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지만, 중국 고유 브랜드는 고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신차시장 중국은 자동차산업의 발전소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한 달 평균 100만대를 넘는 판매기록을 세우며, 중국 진출 메이커들이 기록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심지어 볼보와 위기에 빠진 사브와 같이 병든 서방 브랜드에도 구원의 손길을 뻗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긍정적인 현상 뒤에 거대한 위기의 먹구름이 중국 고유 브랜드를 휘감고 있다. 중국정부는 대량수출을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 토종 브랜드는 국내시장에 매력 있는 차를 만들려 기를 쓰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브랜드는 총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했으나 그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 고객들은 특별히 이미지와 가격에 민감하다. 그중 70%는 대등한 외국 브랜드에 비해 국내 브랜드가 적어도 1/3은 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브랜드 판매량의 태반은 값싼 소형차다. 따라서 이익이 적어 R&D에 재투자하고 품질을 개선할 여력이 별로 없다.

중국정부와 메이커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서방 메이커와 경쟁할 방안을 백방으로 찾고 있다. 그러나 창안 자동차 회장 슈 류핑은 최근 청두에서 열린 세계자동차포럼에서 이렇게 털어놨다. “우리의 자동차 제작 역사는 겨우 10여년에 불과하지만 우리 라이벌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앞길은 험난하다. 우리는 거인과 싸우는 어린애에 불과하다”

국내시장에서 맥도 못 추면서 수출에 성공할 수는 없다. 그동안 일본과 한국 메이커들은 국내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그 바탕 위에서 해외시장을 공략했다. 토요타와 현대가 수출시장을 뚫는 방법은 중국 메이커와 달랐다. 잘 만든 중고차가 넘치는 시장에서 가격과 품질 어느 한쪽만으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값싼 차를 절대적인 무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 자동차 회장 슈 혜이의 말. “장기적인 개발전략을 찾아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가져다줘야만 살아남고 번창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메이커는 어떻게 선진 메이커와의 간격을 메울 수 있을까? 그 열쇠는 R&D에 있다. 중국 메이커와 정부는 신흥시장을 겨냥한 저탄소차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선두를 잡아 서방의 라이벌을 뛰어넘으려 한다. 석유자원이 빈약한 중국으로서는 바람직한 길이다.

미쓰비시 사장 마스코 오사무는 이렇게 말했다. “어느 시장의 중요성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지금은 미국, 유럽과 일본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중국은 한 해 185%, 인도는 151%, 브라질은 61% 성장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 기회가 있다. 차세대 전기차,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는 메이커가 앞으로 시장을 지배한다”

가장 의미 있는 중국정부의 조치는 무엇일까? 서방 메이커들에게 국내 브랜드와 합작하여 중국에서 차를 만들어 팔게 했다는 것. 이익이 큰 중국시장을 개발하는 대가로 중국 메이커에 일정한 노하우를 제공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완전한 해답이 될 수는 없다

“합작사업은 발전을 가져오지만, 반드시 우리 체력을 강화하는 것은 아니다” 상하이자동차(SAIC) 사장 첸 지신의 말. “현재 우리는 폭스바겐 및 GM과 합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브랜드가 판매량에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작다. 합작을 통해 새로운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지만, 자기혁신에 도달하려면 까마득하다”

일반적으로 서방 메이커는 이익의 약 5%를 R&D에 투입한다. 대형 중국 메이커의 R&D 예산은 겨우 2%. 전기차 판매도 전망이 밝지 않다. 중국정부는 2015년까지 10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상당한 지원에도 지금까지 보급된 전기차는 1만대를 밑돈다.

그렇다고 중국의 야망이 이뤄질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아직도 중국시장은 방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 현재 중국에서는 1천명 당 겨우 62명이 차를 갖고 있다. 세계평균은 149대이고, 미국은 779대. 중국고객들에게 현지 브랜드를 사도록 설득하는데 성공의 관건이 있다. 그럴 수만 있다면 국내 브랜드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게 된다. 중국정부의 막강 파워 앞에서 이와 같은 변화를 거부할 세력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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