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와 류청희 평론가의 6월 신차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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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와 류청희 평론가의 6월 신차 비평
  • 구상 교수, 류청희 평론가
  • 승인 2017.06.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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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구상:프리우스 프라임의 첫 인상은 매우 낯설다. 물론 20년 동안 토요타가 선보인 프리우스 시리즈의 차체 디자인은 공통적으로 낯선 이미지이기는 했다. 이것은 토요타가 그동안 완성도를 높여 개발해 온 하이브리드 기술을 시각적으로 어필하려는 디자인 전략임에 틀림없다. 사실 하이브리드 기술은 차량의 동력원과 주행장치에 대한 변화가 중심이 되는 기술이므로, 실질적으로 차체 디자인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러한 동력원의 변화를 차체 디자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속도감 있게 그어진 헤드램프와 그릴을 잇는 라인 아래로 네 개의 사각형이 돌출된 형태의 헤드램프, 그리고 앞 범퍼 양측으로 녹아내린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이기보다는 그로테스크한 인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느낌은 뒷유리의 중심부가 꺼져 들어간 면 처리가 뒤 스포일러까지 연결되면서 절정을 이룬다. 마치 녹아내린 듯한 디자인이다. 뒤 범퍼 양쪽에도 아래로 찢긴 듯한 디자인 처리가 있다. 유리를 비롯한 상부가 유기적 곡선인데 뒤 범퍼는 기하학적 곡선으로 부조화한 모습이 느껴진다.

BMW의 i3이나 i8 같은 모델 역시 매우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지만, 프리우스의 차체 디자인 이미지는 오히려 ‘급진적’ 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사실 1세대와 2세대 프리우스 디자인은 급진적이라는 인상은 크지 않았다. 그런데 토요타가 재작년에 발표한 연료전지 콘셉트카 미라이에서부터 ‘급진적’ 인상의 디자인이 나타났다.

사실 필자는 미라이의 차체 디자인을 처음 보았을 때 균형이 매우 부족한 조형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차체 디자인에서 디자이너들이 지향하는 ‘상식적 균형’과는 거리가 있는 비례와 양감, 그리고 약간은 기이한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이후 토요타는 그러한 이미지를 프리우스를 비롯한 그들 친환경 콘셉트의 차량들에 계속해서 적용해 나가고 있다. 이런 디자인이 그들의 신기술 차량을 시각적으로 어필시키려는 전략이 아닐까?

 

류청희: 하이브리드차(HEV)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브랜드가 토요타다. 그리고 그 성공의 시작이자 중심이 된 모델이 프리우스다. 이번에 출시된 프리우스 프라임은 4세대 프리우스의 플러그인(PHEV) 버전이다. 앞서 몇몇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PHEV가 출시된 바 있지만, 대중차 브랜드가 보편적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내놓은 모델은 많지 않다. 굳이 경쟁 상대를 꼽자면 국내 브랜드의 PHEV가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바탕이 된 프리우스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효율을 우선시해 만들어졌다. 게다가 구동계는 프리우스와 같은데 무게는 커진 배터리와 관련 장비만큼 늘어났다. 성능이나  운전재미 같은 것들은 차의 성격상 좋고 나쁨을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대신 전기 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최대 40km여서 도심 단거리 주행을 주로 한다면 EV나 다름없으면서도 주행거리 불안에 시달릴 염려도 없다. 공간이나 실용성 등 과거 세대 프리우스에서 지적되었던 단점들은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효율을 위해 뭔가 손해를 본다는 느낌이 든다. 

PHEV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EV)의 단점보다 장점이 두드러져야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는 EV의 장점은 물론 충전 인프라 문제 등 EV의 단점도 함께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 프리우스 프라임을 비롯한 PHEV 모두의 한계다. 프리우스가 HEV 이미지 리더이기는 해도, 시장에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현실적인 EV도 늘어나고 있다. EV보다 보조금은 적은데 값이 만만찮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프리우스 프라임은 새로움을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당기기에는 매력이 아주 커 보이지는 않는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쿠페 

구상: 이번에 등장한 GLC 쿠페의 전체적인 차체 인상은 GLE 쿠페와 비슷하지만, 약간 작은 듯한 인상이다.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스포츠 쿠페 AMG GT에 적용된 AMG 파나메리카나(Panamericana) 양각 곡면의 수직형 핀 그릴을 가지고 있다. 이 라디에이터 그릴은 1950년대 벤츠의 ‘실버 애로우’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클래식 레이싱 머신의 라디에이터 그릴에 그 원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왠지 모를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GLC 쿠페의 차체 디자인은 패스트백의 쿠페형 차체에 약간의 데크가 돌출된 세미 노치백(semi-notch back) 형태이다. 게다가 SUV답게 휠 아치와 로커 패널에 모두 검은색 플라스틱 몰드를 두르고, 차체 크기 대비 큰 바퀴를 장착해서 매우 건장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거의 수직으로 세워진 전면부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아래쪽에는 비행기 날개를 모티브로 했다는 범퍼 립(lip)이 만들어져 있다. 차체의 면 처리는 곡률이 커서 마치 팽팽하게 당긴 듯 타이트한 인상임에도 전체적으로 근육질 인상을 주고 있다. 그리고 뒷모습으로 가면 테일 램프는 마치 S클래스 쿠페의 테일 램프와 흡사한 모습이다. 육중한 뒤 범퍼와 배기구, 범퍼 디퓨저 등의 디테일로 인해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전반적으로 카리스마 있는 그릴의 앞모습과 근육질 쿠페의 측면 이미지, 그리고 공격적인 인상의 뒷모습으로, SUV 임에도 비포장도로가 연상되기보다는 도시의 고성능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까지의 SUV, 오프로드 지향 성격의 SUV를 벗어난, 새로운 시대의 SUV 이미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류청희: 쿠페처럼 생긴 세단인 4도어 쿠페에 이어 쿠페처럼 생긴 SUV인 SUV 쿠페도 유행이 한창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핵심 경쟁 브랜드인 BMW보다 SUV 쿠페 시장에 한발 늦게 뛰어들었지만 틈새 메우기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GLC 쿠페는 메르세데스-벤츠 SUV 라인업뿐 아니라 SUV 쿠페로도 가장 최근에 더해진 모델이다. 앞서 선보인 GLE 쿠페가 예정에 없던 모델을 급히 더한 느낌이라면, GLC 쿠페는 처음 GLC 클래스를 개발할 때부터 계획한 것을 구현한 느낌이다. 전체 형태와 꾸밈새가 자연스러운 이유다.

쿠페는 원래 앞좌석 중심의 차다. SUV 쿠페도 어느 정도 그런 성격이 담겨 있지만, SUV는 실용성이 중요한 덕목인 만큼 4도어 쿠페보다는 뒷좌석의 답답함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차체 곡선을 자연스럽게 뽑기 위해 뒤 오버행을 늘리면서 트렁크 공간이 길어진 것은 뜻밖의 소득이다. 새 모델이라 해서 특별한 신기술이 더해지거나 혁신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주행감각을 스포티하게 다듬기 위해 섀시와 파워트레인에 손을 댄 것은 최소의 투자로 차별화 효과를 높이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다. 일반 GLC와 별 차이 없는 실내에서도 알 수 있듯, 주행감각 역시 세련미를 조금 더하는 선에 그쳤을 것이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업체 관점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이 높은 모델을 추가한 것이다.

GLC 쿠페 같은 차들은 새롭고 남다른 것을 갖고 싶은,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좋다. 시장의 주류가 될 만큼 많이 팔릴 모델은 아니지만, 보수적인 이미지를 바꾸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노력이 모든 장르로 뻗어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쉐보레 볼트 EV

구상: 새로 출시된 쉐보레 볼트(Bolt)는 충전식 전기차다. 기존의 볼트(Volt)는 하이브리드차이고, 그 전에 출시됐던 볼트(Volt) 콘셉트카는 수소연료전지차여서 자칫 헷갈릴 수도 있다. 게다가 영문 스펠링이 B와 V로 영어권 국가에서는 전혀 헷갈릴 일이 없겠지만, 우리말로 쓸 경우에는 모두가 ‘볼트’라고 표기되므로 어느 차종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기 어려울 수 있다. 아무튼 오늘 살펴보는 볼트는 영어의 B로 시작되는 ‘볼트’(Bolt)이다. 물론 영어 이름만으로 본다면 전기차보다는 기계 부품의 볼트(bolt)가 연상되기도 한다.

오늘 살펴보는 볼트는 5도어 해치백의 쉐보레 트랙스 정도의 크기를 가진 소형 차량이다. 물론 휘발유 엔진은 전혀 쓰지 않는 순수한 전기동력의 차량이다. 그래서 왼쪽 앞 펜더에는 충전기에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마치 연료주입구처럼 생긴 리드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전기동력 차량의 장점은 단연코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청정 자동차라는 점이다. 모터를 동력원으로 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는 특징도 있다. 그러나 충전식 전기차량의 가장 큰 단점은 여전히 짧지 않은 충전 시간과 그로 인한 항속거리에 대한 불안감일 것이다. 

볼트의 차체 외부 디자인은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와 비슷한 크기의 차체에, 연료전지 차량 볼트(Volt)의 차체 디자인 이미지, 즉 약간은 디지털적 인상과 매끈하게 막아놓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특징이다. 물론 플랫폼도 트랙스와 아베오와 함께 쓰는 감마 아키텍처이다. 이것을 보면 쉐보레 브랜드의 친환경 차량 디자인은 차체의 크기나 유형과는 별개로 스타일 이미지는 콘셉트카 ‘볼트’(Volt)의 이미지로 통일하려는 인상이다.

실내 디자인에서도 센터 페시아와 클러스터에 대형 액정 디스플레이를 달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크러시 패드를 매우 밝은 색으로 하면서 푸른색 무드 라이트를 적용했다. 그간 봐온 차들과는 사뭇 다른 인상으로 디지털적인 감성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실내 바닥에 센터 터널이 없어서 승차와 하차의 편리성이 높다. 사실 실내 바닥에 돌출이 없다는 것은 한눈에 알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의외로 다른 인상을 주기도 한다.

 

류청희: 볼트 EV는 GM이 EV1에 이어 두 번째로 양산한 EV다. 도시에서 쓰기 좋은 소형 해치백이라는 점 때문에 BMW i3과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두 차는 접근방법에서 차이가 크다. i3이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 신기술과 효율의 접점을 찾은 모델이라면, 대중차 브랜드의 강점인 합리적 제품 구성을 EV로 구현한 것이 볼트 EV다. 앞서 HEV 및 PHEV 볼트(Volt)와 스파크 EV를 만든 경험이 바탕이 되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MPV에 가까운 해치백 형태는 국내에서 그리 환영받을 스타일은 아니다. 실내에서는 미국차 특유의 투박한 꾸밈새가 느껴지기는 해도, 공간은 썩 아쉽지 않다. EV 특성을 반영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내연기관 차 시대에서 EV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적재공간 역시 EV라는 점과 차 크기를 모두 고려해도 비교적 넉넉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긍할 수 있는 값과 긴 주행거리다. 볼트 EV는 국내에서 팔리는 대다수 전기차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의 두 배가 넘는 383km를 달릴 수 있다. 잦은 충전의 번거로움이 크게 준 것은 물론, 더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테슬라 같은 신생 EV 업체들이 혁신성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은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차에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볼트 EV 1차 수입 물량이 금세 매진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공급 확대와 더불어 우리나라는 물론 각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바뀌기 전에 주행거리 등 EV 성능과 값을 더 합리적인 수준에 맞출 수 있다면 EV 시대는 더 빨리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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