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를 향한 피티팔디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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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를 향한 피티팔디의 꿈
  • 줄리안 렌델(Julian Rendell)
  • 승인 2017.06.2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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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1(F1) 월드 챔피언과 인디 500 우승을 각각 두 번씩 경험한 에머슨 피티팔디는 또 하나의 야망을 갖고 있다. 22년 전 모터스포츠를 떠난 그는 자신의 첫 슈퍼카를 만들겠다는 꿈과 에너지로 가득하다. 피티팔디는 “나는 항상 슈퍼카를 만드는 것을 꿈꿨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생에서 적절한 시기에 능력 있는 사람을 만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을 이었다.

피티팔디의 꿈은 지난 제네바 모터쇼에서 EF7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의 베일을 벗기면서 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 차는 카본파이버 섀시를 기반으로 만든 2시터 슈퍼카. V8 4.8L 자연흡기 엔진은 최고출력 608마력을 낸다. 피닌파리나에서 제작한 콘셉트카는 피티팔디 모터스의 시작이다. 이 이름은 피티팔디의 꿈이 본격적인 자동차사업으로 이어지면 더 익숙해질 것이다.

 

피티팔디 모터스는 먼저 EF7의 트랙전용 모델 25대를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이 사업을 후원하는 사람은 EF7에서 파생된 모델과 더 많은 차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프로젝트는 다키아 글로벌(Dakia Global)이 후원한다. 이 회사는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 펀드 회사다. 바이오 항공 연료 등 지속가능한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 로버트 라비아(Robert Lavia) 다키아 글로벌 CEO는 “우리는 2018년 봄부터 EF7  양산차를 만든다”고 말했다.

 

피닌파리나와 독일 레이싱 팀인 HWA는 EF7의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그리고 재정적인 부분까지 관리한다. 피티팔디는 “1년 전에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나는 HWA를 피닌파리나에 소개했다. 두 회사는 궁합이 잘 맞았다. 이탈리아 디자인과 독일 엔지니어링이 결합한 드림팀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피닌파리나는 3명의 핵심 디자이너를 EF7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루카 보르고뇨(Luca Borgogno) 수석 디자이너와 굴리엘모 카르티아(Guglielmo Cartia) 부수석 디자이너 그리고 파비오 필립피니 전 디자인 총괄이다. 그들은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EF7은 공격적인 노즈와 스포일러 및 에어벤트로 멋을 낸 보디를 갖췄다. 또한 낮게 배치된 V8 엔진을 덮는 평평한 리어 데크가 인상적이다. 루카 보르고뇨 수석 디자이너는 “피티팔디가 ‘샤크 노즈’를 원했다. 여기에 우리는 탑승객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HWA는 피닌파리나와 달리 다소 낯선 이름이다. AMG 공동 창업자인 한스 베르너 아우프레흐트(Hans Werner Aufrecht)의 이름을 따온 이 팀은 현재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에서 메르세데스-AMG 팀을 운영한다. HWA는 EF7 양산 버전의 엔진 및 엔지니어링을 담당하고 있다. 위베르 휴글(Hubert Hugle) HWA 레이싱카 개발 담당 사장이 이끌고 있으며 오는 8월까지 프로토타입을 만든다.
그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EF7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제네바 모터쇼에 앞서 카본파이버로 만든 터브(tub)와 V8 엔진 그리고 휴랜드(Hewland) 사의 변속기 등을 선보였다. 양산차는 내년 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7개월이란 시간이 다소 빡빡하지만 한 대의 슈퍼카를 만드는데 턱없이 부족한 시간은 아니다. 위베르 휴글 사장은 기한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목표는 차 무게를 1000kg에 맞추는 것. 그는 “힘들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피티팔디는 운전재미를 주는 차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의 아이디어는 페라리, 포르쉐 그리고 람보르기니 등 오늘날 GT 레이싱카를 타고 트랙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나는 가장 가벼운 차를 원한다. 콜린 채프먼에게 트랙에서 단 1kg의 무게도 문제가 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앞뒤 위시본 서스펜션을 무거운 서브프레임 대신 터브에 직접 연결한다. 피티팔디는 “나는 싱글 시터 레이싱카를 운전하는 데 익숙하다. 따라서 GT카를 운전할 때마다 가속도와 무게를 몸소 느낀다”고 말한다. EF7의 또 다른 핵심은 운전이 쉽다는 점이다. “우리는 어느 정도 움직임이 있는 차를 원한다. 이것이 운전자에게 정보를 주기 때문이다. EF7은 100% 레이싱카는 아니지만 트랙에서 즐거움을 주는 차다.” EF7은 시속 249km에서 400~500kg의 다운포스를 발생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피티팔티는 에어로다이내믹스로 인해 코너링 성능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피티팔디는 레이싱 경력 막바지에 인디카 무대로 진로를 바꾸고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이때의 경험을 살려 EF7의 측면 충돌 안전성을 계속 강조했다. 중앙 터브의 크기는 키가 188cm 넘는 성인이 타도 안전을 보장할 만큼 크다. 전복 사고가 발생해도 탑승객의 안전을 지켜주는 실내 구조를 만들었다. 또한 운전자의 키에 상관없이 최적의 시트 포지션을 위해 개인맞춤형 시트를 단다.   

 

V8 4.8L 엔진 이야기로 넘어가자 필티팔디의 눈이 반짝였다. 드라이섬프, 플랫 플레인 크랭크 방식을 적용한 이 엔진은 9000rpm에서 최고출력을 낸다. 휴글 사장이 보여준 그림에서 코스워스 DFV 스타일의 8개 실린더를 확인할 수 있었다. F1 월드 챔피언이 되는데 큰 역할을 한 코스워스 DFV 엔진을 언급하자 피티팔디는 함박 웃음을 지었다. 90°의 가벼운 알루미늄 블록은 최대한 낮게 연결한다. 휴글 사장에 따르면 EF7 전용 변속기에는 구동력을 높이고 뒤 서스펜션 및 20인치 알로이 휠의 높이를 한층 여유롭게 만드는 유동 기어가 적용된다.

 

휠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된다. 1980년대 모든 미국 튜너가 가장 좋아했던 ‘피티팔디 휠스’(Fittipaldi Wheels) 브랜드가 부활하기 때문. 그러나 에머슨 피티팔디는 단순히 휠 사업으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다. 은퇴한 지 20년이 넘은 시점에 그의 슈퍼카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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