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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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 안정환 에디터
  • 승인 2017.06.2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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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얼마 전 막을 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당당하게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로 무대에 오른 모델이다. 6세대로 진화한 신형 그랜저에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만 더한 모델인데, 현대차는 자랑스럽게 세계 최초 타이틀을 내건 것. 약간의 억지스러움이 느껴지긴 하지만, 어찌 됐든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모델이니 틀린 말은 아니다.

더 나아가 이번 그랜저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회에서는 하이브리드의 명가 렉서스와 ‘스펙’ 대결을 붙였다. 이날 제품 설명을 맡은 현대차 중대형 총괄 PM 박상현 이사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ES300h의 가격, 연비, 크기, 정숙성 등을 따지며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을 거듭 강조했다. 설득력은 조금 부족했지만, 수치상으로는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내비친 자신감은 과연 근거 있는 것일까? 일단 겉모습은 기존 휘발유 모델과 같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외관 디자인에 차별화를 줬지만,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일반 그랜저와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직 하이브리드 전용 17인치 휠과 뒤쪽에 박힌 ‘Hybrid' 엠블럼을 봐야 구분 지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박상현 이사는 “기획 단계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디자인을 어떻게 차별화하면 좋을지 조사했는데 차이가 없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 기존 디자인을 최대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내도 마찬가지. 기존 그랜저 인테리어 그대로다. 신형 그랜저가 처음 공개되면서 말이 많았던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 옆의 원형 시계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래도 새로운 시도는 있다. 바로 도어트림에 코르크 소재를 적용한 것. 이 코르크 가니시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코르크 소재라 해서 짓눌리거나 썩을 염려는 없다. 표면을 특수 처리해 코르크의 질감만 살렸다. 

 

트렁크는 기존 그랜저 하이브리드(HG)보다 넓어졌다. 뒷좌석 바로 뒤편에 놓였던 배터리를 트렁크 바닥 밑으로 깔면서 426L의 용량을 확보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2개를 동시에 넣을 수 있는 크기라 한다.

주행느낌은 어떨까?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띵동’ 소리와 함께 계기판의 디스플레이와 각종 버튼류에 불빛만 들어올 뿐, 다른 반응은 없다. 그리고 가속페달에 발을 얹자 미끄러지듯이 나아간다. 이때 역시 조용하긴 마찬가지. 속도를 좀더 높이자 계기판의 EV 표시가 꺼지면서 내연기관이 발동한다. EV 모드 구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꾸준하게 속도를 높이고,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연료효율에 세팅을 맞춘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보니 휘발유 모델보다는 가속감에서 답답함이 느껴진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직렬 4기통 2.4L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159마력, 최대토크는 21.0kg·m이며, 전기모터는 51마력과 20.9kg·m로 힘을 보탠다. 엔진의 출력은 그대로지만, 전기모터는 최고출력이 4마력 정도 오른 수치다. 배터리 용량도 1.43kWh에서 1.76kWh로 늘려 배터리의 충방전 효율을 2.6% 개선했다. 

하이브리드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연료 효율성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16.2km/L(도심 16.1km/L, 고속 16.2km/L)로 경차 수준의 연비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얻은 평균연비는 12km/L 수준이다. 총 40km의 짧은 코스에서 시승을 하려다 보니 급가속과 고속주행이 많긴 했지만, 공인연비와의 차이는 꽤 컸다. 더 긴 거리를 주행하고 연비주행에 집중한다면 공인연비에 버금가는 연료효율성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안전 및 편의사양도 놓치지 않았다.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을 비롯한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경보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 최신 첨단 장치는 모조리 넣었다. 이 모든 걸 포함하고도 가격은 4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수입 경쟁 모델에 비해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2000만원가량 저렴한 것인데, 아무리 경쟁 모델이 농익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녔다 하더라도 1000~2000만원의 금액을 좁히긴 어려워 보인다. 현대차가 기대하는 부분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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