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Y GO! Q30
READY GO! Q30
  • 안정환 에디터
  • 승인 2017.08.2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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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큐 사인’이 떨어졌다. 부진한 인피니티를 구할 구원투수, 준중형 크로스오버 ‘Q30’의 국내 진출이다. 기다림은 길었다. Q30이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5년 9월에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벌써 1년하고도 7개월이 지났다. 국내 첫 공개는 지난해 6월, 2016 부산모터쇼에서다. 당초의 계획은 부산모터쇼에서의 공개와 함께 사전계약을 받고 본격적인 판매 준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환경부의 강화된 인증작업으로 출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어쨌든 Q30은 까다로운 신체검사를 마치고 당당하게 국내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힘겹게 들여왔으니 제대로 알려야 한다. 인피니티코리아는 얼마 전 막 내린 2017 서울모터쇼에 다시 한 번 Q30을 무대에 올렸다. 메인은 시선을 사로잡는 붉은색의 스포츠카 Q60이었지만, Q30 역시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외관 디자인에 대한 평이 좋았다. 도로에서 Q30을 시승차로 만난 순간에도 날렵한 스타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해치백 같으면서도 SUV인 듯 오묘한 느낌이다. 요즘 자동차의 장르가 모호해지면서 다양한 차에 ‘크로스오버’라는 말이 붙는데, Q30이야말로 진정한 크로스오버다. 해치백과 SUV의 특징을 잘 버무렸고, 두 장르의 조합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차체를 과감하게 휘몰아치는 선들을 보면 이 차가 양산차가 맞나 싶을 정도다.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시작한 선은 보닛을 타고 캐릭터 라인으로 이어지며, 테일램프 그리고 뒷 유리창까지 떠받친다. 하나의 선이 끊어지지 않고 차체 전체를 감싸는 것. 여기에 지붕에서 떨어지는 선, 차체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선 등이 더해져 화려함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선의 기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디자이너가 펜으로 그려내기는 쉽겠지만, 철판을 성형해 완성차로 만들어내는 것은 웬만한 노하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무턱대고 따라 했다가는 선이 뒤틀리고, 간격이 어긋나기 십상이다. 두터운 기술력이 뒷받침하는 인피니티기에 정교한 라인을 완성할 수 있던 것이다. 인피니티 고유의 디자인 헤리티지도 충분히 담아냈다. 더블아치 그릴과 매섭게 찢어진 헤드램프 그리고 초승달 형상의 C필러 등이 인피니티만의 뚜렷한 개성을 표출한다. 


이제 실내로 들어가 보자. 시트에 앉자마자 어딘가 모르게 독일차 분위기가 전해진다. 눈앞에 보이는 스티어링 휠도 그렇고 계기판, 공조시스템 조작버튼, 전동시트 조작버튼, 인포테인먼트 조작 다이얼, 방향지시등 스위치, 룸미러 심지어 차 키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그것과 닮았다. 아니, 아예 똑같다. 엠블럼만 인피니티로 바뀌어 있을 뿐이다. 

 

인피니티와 다임러는 2010년부터 기술 제휴를 맺어왔다. Q30에 다임러 엔진을 비롯한 부품 공유가 이루어진 배경이다. 때문에 Q30 실내에는 벤츠 A클래스와 GLA에 들어간 부품이 상당수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같은 부품을 써서 그렇지 전체적으로 훑어보면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일단, A클래스보다는 더욱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몇몇 부품을 그대로 가져다 썼으니 생산비용은 줄었을 터. 아낀 비용은 소재 고급감을 높이는 데에 투자했다. 표면이 부들부들한 알칸타라 소재를 실내 전반에 아낌없이 둘렀다. 시트도 같은 소재로 덮였는데, 매끈한 가죽과 달리 미끄러지지 않고 몸을 잘 지탱해준다. 머리를 지지해주는 헤드레스트는 살짝 아쉽다. 고정형 타입으로 스포티한 멋을 내지만, 너무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 장시간 운전하면 목이 뻐근해진다. 안전을 고려한 디자인이긴 하나 운전자의 편의에 맞는 설계는 아닌 것 같다. 

 

오디오 시스템은 보스(BOSE). 볼륨을 높이면 보스의 장기인 풍부한 중저음이 울려 퍼진다. 팝 또는 힙합을 즐겨듣는 이들이라면 분명 만족할만한 음질이다. 또한, 요즘 보기 드문 CD 체인저도 갖췄다. 자동차에 블루투스 기능 또는 USB 단자가 생겨나면서 CD 체인저가 사라지는 추세지만, 가끔 CD의 고음질 음악이 그리울 때가 있다. 


다이얼과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반응이 약간 더디다. 급한 마음으로 조작하다 보면 오히려 오작동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여유를 두고 정확하게 명령을 내려야 올바르게 따라준다. 그래도 내비게이션은 국내 브랜드 아틀란의 제품으로 정확하고 재빠르게 길을 안내한다.
본격적으로 달려보기 위해 키를 꽂고 엔진을 깨운다. 그런데 차체가 부르르 떨리며 소리도 다소 거칠다. 이내 거친 진동과 소음은 잦아들긴 하는데, 휘발유 엔진치곤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엔진룸을 열어봤더니 보닛 안쪽에 흡차음재가 안 보인다. 대신 대시보드 격벽과 기어박스, 앞 펜더 안쪽으로 흡음재를 달았다. 액티브 사운드를 강조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시작은 부드럽고, 가뿐하다. 가속페달에 좀 더 힘을 주자 뒤쪽에서 스포티한 배기음을 토해내며,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 국내에 판매되는 Q30은 전체 라인업에서 가장 강력한 직렬 4기통 2.0L 터보 휘발유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스포티한 주행을 강조한 모델이기에 이름 뒤에 ‘스포츠’(Sports)를 상징하는 S가 더해진다. Q30S.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힘은 1537kg의 공차중량을 이끄는 데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7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가 모든 동력을 앞바퀴에 팽팽하게 전한다. 고출력을 왈칵 쏟아 내며 폭발적으로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1200rpm에서 나오는 최대토크와 터보차저 덕에 나름 시원한 가속감을 즐길 수 있다. 고속주행감을 느껴보기 위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바로 기어를 낮추고 rpm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 그리고 뻥 뚫린 고속도로를 쭉쭉 뻗어 나가는데, 어느새 속도계가 저만치 가 있다. 더불어 스포티한 사운드가 귓전을 때린다. 하지만, 고속안정감이 좋아 몸으로 전해지는 속도감은 그 이하다.  

 

역동성을 강조한 모델에 무른 하체를 넣을 수 없는 법. 차체를 단단하게 지탱해줄 스포츠 타입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를 달았다. 덕분에 롤 억제 능력이 상당하다. 차고가 살짝 높은 크로스오버임에도 좌우로 기울어지는 각이 크지 않다. 코너가 굽이치는 와인딩 구간에서도 허둥거림은 찾아볼 수 없다. 스티어링을 돌리는 대로 매끄럽게 돌아나간다. 하체가 탄탄하다고 승차감이 좋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Q30에선 접어둬도 좋다. 과속방지턱을 비롯한 거친 노면을 의연하게 대처한다. 여기엔 벤츠가 만든 튼튼한 MFA 골격이 한몫 더한다. 

 

안전사양 역시 수준급이다. 3840만원짜리 프리미엄 트림의 시승차에는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을 비롯해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등을 갖췄다. 상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4340만원)를 선택하면 앞차와의 간격을 스스로 유지해주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과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의 안전사양이 추가된다. 

 

자동차 좀 만들 줄 안다는 두 회사의 협업은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 인피니티는 그 혜택을 Q30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예쁘고, 잘 달리고, 안전하기까지. Q30은 자동차가 기본적으로 지녀야 하는 덕목을 모두 아우른다. 국내에 들어오기까지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Q30은 인피니티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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