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매력적인 911, 카레라 4 G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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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매력적인 911, 카레라 4 GTS
  • 맷 프라이어, 앤드류 프랭클
  • 승인 2017.06.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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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위대한 스포츠카가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카 중 하나이기도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 차가 가장 위대하다는 사실을 뛰어넘어, 그들은 여러분에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준다.

포르쉐 웹사이트에 가면 현재 판매하고 있는 911의 변형 모델이 19개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심지어 지금은 GT3과 RS 모델이 빠져 있는데도 그 정도다. 기본형 카레라에서부터 터보 S 카브리올레에 이르기까지, 포르쉐는 모든 사람에 알맞은 911을 만드는 데 도가 텄다. 물론, 모든 사람이라는 표현에는 어폐가 있다. 가장 저렴한 모델조차 7만 6000파운드(약 1억1111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는 여러분도 알 것이다. 몇몇 스포츠카나 슈퍼카에 가까운 차들은 두세 가지, 혹은 서너 가지, 나아가 일곱 가지나 여덟 가지 모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열아홉 가지 모델이 있다는 것은, 그 중 하나가 딱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른 하나는 마음에 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라인업에 합류하는 가장 새롭고 강력한 부류는 GTS 모델로, 전에는 일반 카레라 모델과 GT3 사이의 다리 역할을 했다. 이제 같은 역할을 하리라는 분위기를 안고 GTS가 돌아왔다. 원한다면 카레라 S 플러스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더 낮고, 더 빠르고, 더 긴장감이 있지만 모터스포츠에서 파생된 모델은 아니기 때문이다.

뭔가 일반 도로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GTS는 이제 911 라인업에서 다섯 개 자리를 차지한다. 두바퀴굴림 또는 네바퀴굴림 쿠페, 같은 구성의 카브리올레, 그리고 네바퀴굴림 뿐인 타르가로 구성되고, 모두 변속기를 수동과 자동 PDK 듀얼클러치 중에 선택할 수 있다.

 

GTS 모델은 모두 네바퀴굴림 모델의 특징인 폭넓은 차체가 쓰이고, 수평대향 6기통 3.0L 엔진은 새로운 터보차저 덕분에 일반 카레라 S보다 30마력 높은 450마력의 출력을 낸다. GT3, GT3 RS, 911 R 모델이 더는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911 라인업은 모두 터보 엔진이 올라간다.

모든 GTS 모델에는 기본형보다 10mm 낮은 스포츠 서스펜션이 쓰이지만, 시승차와 같은 쿠페에서는 PASM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 시스템 덕분에 서스펜션이 더 낮아진다. 또한 PASM가 있으면 댐퍼를 일반 모드와 단단한 모드를 선택해 설정할 수 있다. 타르가와 카브리올레는 그렇지 않다. 대신, 모든 모델에는 스포츠 배기 시스템과 포르쉐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가 다이내믹 엔진 마운트와 함께 기본으로 들어간다. 다이내믹 엔진 마운트는 일반 주행 때에는 부드럽다가 코너링할 때에는 엔진이 움직여 핸들링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도록 단단해진다. 911은 엔진이 차체 뒤쪽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GTS 모델들 사이에도 세부적인 차이가 있다. 수동변속기 를 고르면 기계식 차동제한 디퍼렌셜과 포르쉐 토크 벡터링(PTV, 뒷바퀴 제동 제어 방식)이 딸려 나온다. PDK 모델에는 전자식 차동제한 디퍼렌셜과 PTV 플러스가 들어간다. 포르쉐의 기술을 가리키는 이름은 911의 종류만큼이나 많다. PTV에 붙은 ‘플러스’는 바퀴에 이루어지는 제동이 디퍼렌셜 제어와 결합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파워 스티어링 플러스의 ‘플러스’는 또 다른 의미다. 사진에 나온 회색 시승차에도 들어간 이 장치는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과 함께 선택사항으로 넣을 수 있고, 주차할 때와 같은 저속에서 스티어링을 더 가볍게 만든다.

 

휴. 힘들다. 그럼 설명을 다시 시작해 보자. 휠은 중앙 잠금식 20인치가 기본이고 일반 모델보다 0.5인치 더 넓어, 너비가 앞쪽은 245mm이고 뒤쪽은 305mm인 타이어를 끼운다. 뒤 트랙 역시 카레라 S보다 넓어 차체 쏠림이 줄어드는 데 도움을 준다. 알루미늄 디스크 허브가 쓰이는 앞 브레이크는 지름이 10mm 커졌고 911 터보의 대형 브레이크 패드가 달린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최소 0.2초 짧아졌고, 관심 있는 사람을 위해 이야기하자면 뉘르부르크링 랩 타임은 4초 당겼다.

실내는 어떨까? 알칸타라를 씌운 스티어링 휠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내가 알칸타라 스티어링 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이고, 구석구석 여러 부분에 작은 GTS 로고가 붙어 있다. 또한, 어두운 내장재 색이 실내 분위기를 더 차분하고 차의 목적을 잘 드러내게 만든다. 그러나 포르쉐 차들이 종종 그렇듯, 세부적인 여러 기술에는 여러분의 예상대로 GT3과 비슷한 매서움과 날카로움을 지녔으면서 일반 도로에서는 여전히 감각적임을 짐작하도록 의도된 일종의 사악함이 담겨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포르쉐답다. 기본형 911 카레라 S는 여전히 대단한 차이지만 - 박스터, 카이맨과 달리 6기통 엔진을 이어받았고, 터보차저를 더했으면서도 엔진을 망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번 GTS는 상호작용의 수준을 좀 더 높여놓았다.

GTS가 기본형 911과 크게 달라야할 대단한 이유는 없고, 실제로도 그렇지 않다. 일반 카레라 S에서도 똑같이 서스펜션 높이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 부분들이 모두 모여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스티어링 휠 림이 주는 더 나은 감각, 줄어든 차체 앞쪽 스프링 아래 질량, 빠른 반응의 약간이지만 뚜렷한 차이, 차체 기울어짐을 억제하는 능력, 새로운 뒤 서스펜션 지오메트리에서 비롯되는 구동력 향상 효과 같은 것들이 합쳐진 결과, GTS는 일반 911보다 본질적으로 더 매섭고 더 몰입할 수 있으며 더 힘찬 느낌이다.

승차감도 여전하다. 어느 정도는 타이어 편평비가 앞 35, 뒤 30인 차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의 이야기다. 웨일즈 지방의 언덕길을 달릴 때조차, 댐퍼 설정을 스포트에 놓고도 닛산 GT-R을 몰 때처럼 요철을 지날 때마다 튀어오르지 않는다. 맥라렌 570S에서 느낄 수 있는 떠서 달리는 듯한 마법을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완벽할 만큼 빠르게 안정을 찾고, 알맞게 묵직한 스티어링 휠은 지금 양산되는 차에 쓰이는 모든 전동 파워 스티어링 가운데 아마도 가장 큰 만족감을 줄 것이다. 다루기 좋은 균형감각은 그대로이지만, 더 강렬한 날카로움과 몰입감, 정확함을 타고난 느낌이다. 듀얼클러치 PDK는 탁월한 수준에 이르렀고, 핸들링은 든든하고 예측할 수 있으면서 기대한 만큼 매력적이다.

 

GTS에 관해 설명하려고 할 때에는 ‘몰입하게 만든다’는 표현과 ‘매섭다’는 표현을 계속 쓰게 된다. 일반 카레라나 카레라 S 모델에서 그런 측면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중에 일부 다시 돌아오기 전까지는 어느 모델이든지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약해지는 듯하는 것이 그런 느낌이다. GTS는 정확하게 그런 느낌을 살린 포르쉐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포르쉐는 여러분에게 선택의 여지를 준다. 현재 911 라인업 가운데에서 고르라면, GTS가 나의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면 이제 여러분이 정말 갖고 싶어 할 신형 911 GTS 모델을 살펴보자

탁월한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뒤에 얹는 방식에 오랫동안 혁신을 거듭하려는 사람이라면 ‘적을수록 많다’는 격언을 외우면서 깨닫게 될 것이다. 포르쉐가 각기 다른 버전을 만들 때에는 핵심 모델을 만들고 그것을 중심으로 모두 가지를 쳐 나갔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 식으로 가지치지 않고도 인기를 얻은 미국과 영국의 TV 시리즈와 드라마도 있다. 그래서, 전혀 꾸미지 않은 GTS의 뒷바퀴굴림 방식 수동변속기 쿠페 모델이 최고의 GTS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새롭다고 할 수는 없는 이야기다.

이 차가 다른 종류의 911인 이상, 그보다는 할 이야기가 많다. 다른 GTS가 기본형 911의 성능을 정점 가까이까지 성공적으로 끌어올린 반면, 가장 가볍고 단순하며 가장 몰입하게 만드는 이 911은 정점을 찍고 넘어 새로운 차원에 올라섰다.

 

그런 사실을 확인한 곳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심장부로 향하는 굽은 길이었다. 공식 출시행사가 치러진 그 곳에서, 나는 이미 수많은 GTS 변형 모델들을 몰아보았지만 처음으로 알맞은 굴림바퀴와 세 개의 페달을 갖춘 쿠페를 경험하는 기회를 맞았다. 성능은 정말 강력하지만, 머리 회전이 차의 성능을 재빨리 따라가지 못할 만큼 완전히 다른 세상의 차 같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접지력 역시 좀처럼 이끌어내기 어렵기는 해도 전부 활용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정말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차의 균형감각이었다. 커브의 정점을 향해 아주 점잖게 차 앞부분을 들이밀고 액셀러레이터 위치에 따라 정점에서 빠져 나오게 만드는 균형뿐 아니라, 핸들링과 출력 사이의 균형도 뛰어나다. 지독할 만큼 단순화시켜 말하자면, 기본형 카레라는 코너를 달릴 때 가장 재미있고 터보는 직진할 때 가장 재미있다. 이 GTS는 이전 세대 GTS 모델들조차 해낼 수 없었던 둘 사이의 균형을 보여준다. 이전 모델들은 섀시 능력의 대부분을 제대로 활용할 정도의 토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정도면 충분할 뻔했다. 그러나 GTS는 내 정신을 붙들고 한 가지 생각을 더 하게 만들었다. 터보에 대한 생각이 이어졌다. 왜 911 터보는 그처럼 객관적으로 놀라우면서도 여전히 다른 911 만한 매력을 느낄 수 없는 걸까? 지금 나오는 모델을 기준으로 말하면, 조금 지나치게 넓고 네바퀴굴림 모델만 나오면서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없고 엔진 소리가 둔하기 때문이다. 더 가볍고 날카롭고 차체가 좁으면서 소리가 훌륭한 뒷바퀴굴림 수동변속기 버전을 위해 상당히 큰 힘을 포기할 수 있다면 GTS가 답이다. 터보 모델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특성을 모두 덜어낸 것이 바로 이 차다.

 

물론 그렇지만, 터보 모델은 540마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데 GTS는 겨우 450마력에 불과한 것은 사실이다. 차이가 대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무게를 고려하면 그렇지도 않다. 실제로는 톤당 27마력에 그친다. 서킷을 달린다면 터보 모델을 능가할 뿐 아니라 달리는 동안 운전자에게 훨씬 더 큰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GTS를 선택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GTS는 궁극의 카레라 모델이라기보다는 최적화된 터보 모델을 3만2000파운드(약 4550만원) 저렴하게 내놓은 차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우리가 수십 년 동안 보지 못했던, 더 매력적인 ‘일반’ 911이 바로 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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