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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중의 최고, 메르세데스-AMG GT R
2017년 06월 09일 (금) 18:25:15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c2@iautocar.co.kr
   
 

외모는 사람을 현혹할 수 있다. 하지만 크로스오버에 미친 듯이 열광하는 이 시기에도 우울한 흐름은 존재한다. 겉모습은 물론이고 달리기 성능조차 런던 근교에 부서질 듯 서 있는 트레일러와 다름없는 차들이 세상에 넘쳐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신형 메르세데스-AMG GT R과 함께하면 그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사실, 이 차를 잠깐 쳐다보기만 해도 달리는 모습이 떠오르면서 손에 넣고 싶을 것이다. 보통은 사진만 보고 수많은 말을 대신하기 어렵지만, 신형 GT R은 예외로 두겠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독자를 위해 좀 더 뚜렷하게 장단점을 짚어 보려고 한다.


이 차는 지금까지 팔린 메르세데스-벤츠 중 가장 강력하거나 값비싼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느 정도 차이를 인정하면 가장 빠른 차인 것이 사실이다. SLS 블랙 시리즈보다 더 빠를까? 토비아스 뫼어스(Tobias Moers) AMG 사장에 따르면 뉘르부르크링 랩 타임이 13초 정도 더 빠르다고 한다. GT R은 AMG를 상징한다. AMG는 지난 3년 동안 판매가 3배가 늘고 포뮬러1 엔진을 이식한 하이퍼카를 거느리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가 이전에 마주했던 삼각별을 달고 있는 차의 한계를 허물어가고 있다.    

 

   
 

심지어 포르쉐마저도 뫼어스 팀이 AMG 쿠페를 날카롭게 다듬고, 조이고, 무게를 줄이고, 덩치를 키우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감탄할 것이다. 앞 펜더, 지붕, 뒤 스포일러, 언더플로어 지지대에는 탄소섬유, 앞쪽 차체 구조 전반에는 마그네슘, 뒤 머플러에는 티타늄과 같은 특별한 소재를 쏟아부었다. 압축비를 조절하고 터보차저 크기를 키우고 ECU 매핑을 손질한 덕분에 최고출력은 75마력 더 높아져, V8 4.0L 엔진의 출력은 585마력이 됐다. 트랙은 더 넓어졌고, 코일 오버 형식 서스펜션에 전용으로 맞춘 스프링과 댐퍼 그리고 안티롤 바를 썼다. 타이어는 훨씬 커졌다. 페라리와 포르쉐가 쓴 것과 비슷한 액티브 네바퀴조향 시스템을 처음으로 달았다. 또한 7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의 최저단과 최고단 기어비를 촘촘하게 구성해 최종감속 기어비가 낮아졌다. 이러한 사실만 봐도 GT S를 GT R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요한 3만파운드(약 4310만원)의 추가 비용이 어떻게 쓰였는지 의아해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일반인이 기복이 심한 고속주행 트랙에서 독일 투어링카 선수권 5회 챔피언을 쫓아가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는 포르투갈 알가르베(Algarve)에 있는 멋진 포르티마오(Portimao) 서킷. 차를 모는 사람은 더 멋진 베른트 슈나이더(Bernd Schneider)다. GT R을 전속력으로 집어 던지고 정점 너머가 보이지 않는 언덕을 오버스티어가 나는 대로 달리는 걸 보면 ‘섹시한 베른트’라는 별명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 없다. 나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뒤쫓아 달리는 데 애를 먹었다. 슈나이더가 차를 다루는 능력이 더 뛰어나고 차와 코스를 잘 아는 데다가 새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컵 2 타이어를 끼웠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트랙에서 GT를 몰았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GT S를 몰고 스네터튼(Snetterton) 서킷을 달렸을 때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아무리 잘 몰아도 까다로웠고, 몰아야 하는 방법 그대로 정확하게 몰지 않으면 마치 나를 기만하듯 미끄러졌다.

 

   
 

그러나 이 차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한 바퀴를 채 돌기도 전에 운전자 지원 기능을 모두 꺼버리고 즐겁게 GT R을 집어 던지면서 달렸다. 물론 슈나이더처럼 멋지게 달릴 수는 없었다. 확실한 것은 자신감이 한층 올라가 달리기 시작한 지 5분 만에 GT S를 하루 종일 몰면서 느꼈던 것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이다. 트랙에서 차의 움직임이 변했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한계점에 이르렀을 때, GT R은 페라리 488 GTB나 맥라렌 570S처럼 터무니없이 너그러워지는 것이 아닌 여전히 도전하는 듯한 상태를 이어 나갔다. 그러나 신형 GT R에서 분명히 바뀐 것은 운전자가 들인 노력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졌다는 점이다.


코너를 달릴 때 차와 하나가 되는 느낌이 더 클 뿐 아니라 훨씬 더 친밀해진 느낌이 들었다. 변속은 전보다 확실히 더 깔끔해졌고, 드라이브 셀렉터를 레이스 모드로 조절하면 다른 어느 차보다도 더 직관적으로 변했다. 심지어 슈나이더가 모는 빨갛게 달아오른 배기구의 차를 쫓아가려고 할 때조차, 운전자가 직접 변속할 수 있지만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브레이크…. 브레이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운 좋게 이런 차를 고를 수 있는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면, 분명 카본세라믹 디스크 값 6000파운드(약 860만원)에 투덜대지 않을 만큼 부자일 것이다. 그리고 트랙 주행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선택한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포르티마오 서킷의 긴 직선구간 끝에서 GT R은 시속 260km 이상의 속도를 냈지만, 가파른 내리막에서 제동하면 끈적한 시럽 속으로 뛰어드는 것처럼 엄청나게 빨리 속도를 줄였다.

 

   
 

일반도로에서 GT R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댐퍼는 부드럽고, 배기음은 조용하다. 가능한 한 변속을 늘어지게 조절하면 트랙에서 GT R의 폭발적인 본성을 약간 순하게 바꿔놓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없이 순해지는 것은 아니다. 


몇몇 가까운 친구들과 술자리를 할 때조차 관심이 집중되지 않으면 못 배기는 유명인처럼, GT R은 자기 색깔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멋진 엔진 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단단한 승차감은 절대 누그러지지 않는다. 심지어 섀시를 컴포트 모드로 설정해도 그렇다. 가장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에도 차체 움직임은 흔들리지 않고, 매끄러운 노면에서는 놀랄 만큼 든든하고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요철을 대충 받아넘겨 자잘하게 거친 부분을 지날 때는 훨씬 더 거슬린다. 일부 소비자는 영국의 울퉁불퉁하고 거친 노면에서 너무 직접적으로 반응한다고 여길 것이다.

 

   
 

GT R은 극한을 추구하지만 한층 더 극한에 가깝게 만들 수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를 적용한 같은 엔진은 E63 S 세단에서 이미 611마력의 최고출력을 냈다. 그리고 절반 크기인 엔진이 A45 해치백에서 이미 381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는 것을 생각하면, 개발할 여지가 얼마나 많이 남아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AMG는 GT R의 무게를 많이 줄였다. 뒷바퀴조향 기능을 추가하고 서스펜션을 강화하는 한편 더 큰 타이어를 끼웠음에도 15kg이나 줄었다. 시승차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에어컨에서부터 열선 및 전동 시트에 이르는 일반적 고급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공기역학적 효과를 위해 덧붙인 부품들이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몇몇 부분에 비하면 좀 더 점잖은 모습이다.

 

   
 

이 점에 관해 내가 뫼어스에게 질문했을 때, 그는 GT 라인업에 끼워 넣어야 할 퍼즐 한 조각이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한 조각을 찾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고출력은 608마력이 넘어야 하고, 포르쉐 911 GT3 RS와 비슷한 대형 오버 펜더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실내 부품을 적당히 걷어내고, 퍼스펙스(Perspex) 소재로 만든 윈도와 7분 이내에 뉘르부르크링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아울러 그 모델에는 블랙 시리즈 배지가 붙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GT R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순수한 성능 뿐 아니라 발휘하는 성능이 정확하기 때문이다. 운전경험을 기준으로 했을 때 911 GT3 RS만큼 무척 가슴이 설레거나 570S만큼 마음을 사로잡지는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금 언급한 차는 최고 중의 최고이고, AMG가 그 수준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런 속도로 개선된다면, 블랙 시리즈는 아마도 AMG 역사는 물론 엔진이 차체 앞쪽에 놓인 슈퍼카 역사에서도 기념비적인 차가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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