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넘치는 스포츠 쿠페, 렉서스 LC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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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넘치는 스포츠 쿠페, 렉서스 LC500
  • 짐 홀더(Jim Holder)
  • 승인 2017.04.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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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C를 빤히 쳐다보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렉서스 LC는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추고 “렉서스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라고 물어보게 만들 의도로 내놓은 일련의 도전적 디자인 중 가장 새로운 결과물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조용한 혁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V8 엔진이나 하이브리드 동력원을 고를 수 있는 이 스포츠카 겸 GT의 출시와 더불어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조용하고, 대단히 합리적인 브랜드로부터 의도적인 날카로움 - 심지어 요란하기까지 하다 - 을 지닌 브랜드로 총체적 변화를 시작한 것은 도요다 아키오의 야심에서 비롯되었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그는 토요타 회장으로서 도요다 가계의 직계 후손이고, 렉서스를 포함한 자신의 회사를 더 흥미롭게 만들겠다는 것을 개인적 사명으로 삼아 왔다.


그래서 렉서스 브랜드에서는 전 토요타 수석 디자이너인 토쿠오 후쿠이치(Tokuo Fukuichi) - 기술자도, 마케팅 담당자도 아니고, 회계 담당자는 더더욱 아닌 바로 디자이너 말이다 - 를 브랜드 책임자로 임명하고, 최신 플랫폼 구조(GA-L이라는 개발명으로 이 차에 처음 쓰였다)를 개발하고, 2012년에 선보인 LF-LC 콘셉트카 - 양산하겠다는 욕심 없이 스타일링 연습 삼아 만든 차였다 - 를 현실에 구현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수많은 달걀이 렉서스의 변화라는 오믈렛을 만드는 데 쓰였다.
 

그런 일들이 조금 혼란스럽게 느껴지더라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어쨌든 렉서스는 25년 전에 LS와 함께 첫선을 보이면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능가하겠다고 공언한 브랜드였다. 거의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두둥실 떠가는 주행감각과 소비자 서비스의 장점에 크게 의존하며 수 년에 걸쳐 독일 3대 브랜드와의 전투를 상당히 잘 치러냈다. 그런 장점들이 금세 사라지지는 않는다. 2018년을 전후해 신형 LS가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의를 환기하고 변화를 시작하기에 좋은 시기다. 렉서스의 성숙을 알리는 차로서 이제 LC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경영진은 말한다. 앞으로는 스포티한 성격도 더 강해질 것이다.


LC는 넓은 관점에서 보면 포르쉐 911과 재규어 F-타입 사이의 어딘가를 겨냥하는 스포츠카/GT로, BMW 6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SL 또는 극단적인 경우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같은 차들의 최상위 버전을 최선의 경쟁상대로 설정하고 있다. 그런 목표에 이르려면 탁월하게 재미있지만 거리에 관계없이 일상적으로 몰기에도 좋아야 하고, 아주 매력적인 디자인과 V8 엔진 또는 하이브리드 V6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는 데 힘입어, 우리가 앞으로 확인하게 될 이런 렉서스의 상반된 측면을 아우르는 선례 역할을 해야 한다.
 

차에 오르면 그런 스포티한 측면은 금세 뚜렷하게 드러난다. 역동성을 강조한 이 스포트플러스(Sport+) 모델에 맞춰 특별하게 디자인한 스포츠 시트에 예상보다 더 낮게 앉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면 엉덩이는 완벽하게 배치된 페달에 올려놓은 발과 거의 비슷한 높이에 자리를 잡는다. 그 결과, 차의 움직임은 운전자에게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전달된다. LC를 변화를 상징하는 차로 만들기 위해 반복을 거듭하며 지난 몇 년의 세월을 헌신한 엔지니어들이 삼았던 목표가 바로 그런 것이다.


이 차는 겁쟁이 운전자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항상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려줌으로써 운전자가 가진 재능에 관계없이 애정을 갖게 만드는 차이고, 이런 세부적 특성들이 모임으로써 그런 성과를 거두었다. 소재 선택과 섀시 구성에서부터 서스펜션 설정 등에 이르는 모든 것들에 그와 같은 동기가 스며들어 있다. 렉서스는 대단히 견고한 하체를 원했지만, 엔지니어들은 섀시가 느슨해지거나 서스펜션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라도 갑작스럽기 보다는 언제나 일관되게 반응함으로써 운전자를 한계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는 것도 원했다.
 

그래서 낮은 좌석 위치는 무게중심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넓은 차체, 뒤로 밀어 배치한 엔진, 배터리를 트렁크에 놓고 예비 타이어를 없애는 등의 세부적인 부분과 폭넓게 쓰인 탄소섬유 복합소재 및 알루미늄이 어우러져, 무게를 낮게 유지하고 앞 52%, 뒤 48%로 세심하게 배분하기 위해 한없이 꼼꼼하게 주의를 기울였다. 또한, 스포트플러스 모델에서는 탄소섬유 지붕(이 모델과 스포트 모델의 기본 장비인 파노라마 선루프를 대체한다)과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 기어, 턴인을 돕는 4륜 스티어링, 운전자가 의도한 주행경로를 유지하도록 돕는 차동제한 디퍼렌셜도 합세한다.


그 덕분에 달릴 때에는 실제로 꽤 매력적이다. 염두에 둘 것은, 이 차가 GT를 지향하는 앞 엔진 뒷바퀴 굴림 2+2 형식의 차라는 점이다. 언더스티어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운전을 정말 엉망으로 할 때에만 그렇다. 보통 도로에서 고속으로 달릴 때에는 스티어링이 예민한데 상당히 중독성이 있다. 차 뒤쪽의 움직임은 믿음을 심어준다. 뒷바퀴 움직임이 더해지면 앞바퀴와 어우러질 뿐 아니라, 그 덕분에 앞바퀴로만 방향을 바꾸는 대배기량 엔진의 독일 경쟁차들을 몰았다면 무척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다. 접지력은 넉넉하고, 서스펜션과 디퍼렌셜은 놀랄 만큼 안정되게 어색한 노면 경사, 코너 중간에 나타나는 큰 요철, 꾸준한 가속을 처리해낸다. 이 모든 것들이 모여 차를 계속 몰아붙이게 만든다. 저속에서 단단했던 승차감은 속도를 내면서 더 유연해진다. 브레이크 역시 아무리 깊게 밟아도 빠르고 믿음직스럽다. 운전의 리듬을 찾기가 놀랄 만큼 쉽다. LC는 LFA를 제외하면 과거 어느 렉서스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활기가 느껴진다. 911과의 비교는 지나친 면이 있지만, BMW 650i나 메르세데스-벤츠 SL의 경쟁자로 내세우기에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섀시가 파워트레인을 무색하게 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V8 5.0L 엔진은 전혀 내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7100rpm에서 최고출력 473마력, 4800rpm에서 53.8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엔진은 예상만큼 강렬하다. 남성적인 박력을 보여주지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스포트 S(여섯 가지 설정 중 두 번째로 스포티하다)보다 덜 스포티한 모드에서는 빠르게 가속하기는 하지만, 엔진 반응보다 우렁찬 소리가 더 빠르다. 물론 더 스포티한 모드를 선택하면 모든 것이 더 짜릿하고 가속은 더 즉각적이다.


이 차의 비밀 - 혹은 놀라운 - 무기는 새로운 10단 자동변속기다. 이론적으로는 악몽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제로는 변속이 빠르며 확실하고 계속 가속하는 동안 4000rpm부터 5500rpm까지 이어지는 매력적인 토크 범위 안으로 엔진 회전이 유지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정적으로, 대부분의 일은 1단부터 6단 - 그 중에서도 3단부터 6단까지가 핵심이다 - 까지의 기어가 맡고, 나머지 기어는 세련미와 정속 주행 때 경제성을 높이는 역할만 한다. 기어비는 고른 간격으로 이루어져, 엔진과 섀시의 능력과 멋지게 결합하면서 가속에 리듬을 타는 듯한 흐름을 이끌어내어 이 차는 내 편이라는 믿음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킨다. 물론 스티어링 휠에 설치된 패들을 이용해 수동으로 조작할 수도 있지만, 차보다 운전자의 뇌가 더 효율적으로 변속시기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위에 적은 모든 내용을 바탕으로 LC를 사더라도 전혀 후회하지 않겠지만, LC에는 그보다 많은 것들이 있다. 좋은 것도 있고, 생각해 보아야 할 것도 있다. 외관도 그렇듯, 실내는 화려한 안쪽 도어 둘레부터 버튼이 깔려 있는 스티어링 휠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까다로운 터치패드 조절장치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좋아지게 된다. 내장재와 조립 마무리는 최고수준이고, TFT 스크린, 아날로그 시계, 오디오 시스템과 같은 장비의 수와 품질도 마찬가지다. 마무리를 위해 그만큼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아마도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누군가의 관심을 잃게 만들 만한 문제점이 있다면 놀랄 것이고, 그럼에도 여전히 LC를 좋아한다면, LC를 고려할 이유는 더 커질 것이다. LC는 대단한 업적이다. 지나치게 과감한 디자인에 영원히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이 대단히 놀랍고 무척이나 재미있는 차의 기본기에 이의를 제기할 자동차 애호가는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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