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차로 달려보니...건강하고 깨끗한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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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연료전지차로 달려보니...건강하고 깨끗한 재미
  •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
  • 승인 2017.04.11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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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라는 단어가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영국에서 유일하게 전문적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ITM 파워’(ITM Power)사의 초대장에 수소연료전지차 랠리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일단 ITM 파워사의 수소충전소에 모인 다음 레인햄(Rainham)과 에식스(Essex)에 새로 건설중인 수소충전소로 이동해 독성가스의 분자가 새어나가지 않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일정이다.


우리는 쿨리 사장의 말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그레이엄 쿨리(Graham Cooley) ITM 사장은 이전에 만났을 때 수소연료전지차의 신뢰성과 수소충전소가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 나는 몇 개월 전에 수소연료전지차인 토요타 미라이를 시승하면서 그 능력을 직접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앞으로 최소한 65개의 수소충전소가 영국에 더 생길 것이라는 기사도 읽었다.
 

우리는 먼저 런던의 남서부 외곽 테딩턴(Teddington)에 있는 수소충전소에서 쿨리 사장과 직원을 만날 예정이다. 그리고 ITM 파워가 새로 건설 중인 라인햄과 에식스에 있는 태양열 발전소까지 편도 97km의 거리를 달릴 것이다. 여기서는 오염을 일으키는 탄화수소 없이 태양열을 이용해 물에서 수소를 만든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아주 깨끗한 에너지다.


나는 토요타 미라이를 운전하고 짐 홀더(Jim Holder)는 최근 테스트를 위해 받은 또 다른 수소연료전지차인 현대 ix35를 가져왔다. 물론 WRC와 같은 랠리는 아니겠지만 아주 의미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약속 시간인 오전 10시에 테딩턴에 도착했다. 사진을 찍은 다음 각자의 차에 타고 수소충전소에서 충전했다.
 

수소를 충전하는 것은 간단하다. 먼저 카드 리더기에 카드를 대고 화면이 진행되면 충전기 호스를 집어 든다. 충전기를 차의 연료탱크 구멍에 꽂고 가스 파이프에 있는 빨간색 링을 확인한다. 이것은 차와 정보를 주고받는 적외선 통신장비다. 차가 노즐을 고정하면 시스템이 스스로 테스트를 통해 모든 정보를 확인한다. 차와 기기가 서로 통신하는 동안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확인을 마치면 섭씨 40°의 수소가 700bar의 압력으로 충전된다.
 

충전 과정이 끝나면 노즐을 제거하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압력이 풀어지고 큰 소리가 난다. 미라이의 연료탱크에는 수소 60L를 넣을 수 있는데 약 483km를 갈 수 있는 양이다. 만약 휘발유를 60L 채운다고 가정하면 차의 무게는 약 40kg이 늘어난다. 하지만 수소의 경우 40kg의 1/8 수준인 5kg만 늘어날 뿐이다.
 

서부 런던에서 에식스를 자주 다니는 사람은 80km 거리의 혼잡한 도시를 지나거나,수소연료전지차의 미래 거리는 109km로 더 길지만 덜 막히는 M25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경로를 알 것이다. 우리는 M25 고속도로를 선택했다. 토요타 미라이가 앞서고 현대 ix35가 뒤따랐다. 두 대의 수소연료전지차는 시속 97~112km 사이에서 부드럽고 조용하게 순항했다. 미라이는 넓고 호화로웠지만 ix35가 소비자에게 더 환영받을 것 같다. 두 대 모두 운전이 직관적이고 쉬웠으며 인상적인 주행감각을 보여줬다. 수소연료전지차가 미래의 주행 편의성과 즐거움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길을 따라가면서 쿨리 사장은 평생 동안 수소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를 계속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수소는 깨끗하다. 게다가 이제는 적절한 시스템이 갖춰져 다루기가 쉽다. 연료전지스택은 점점 작아지고 저렴해져 차에 쉽게 달 수 있다. 토요타는 20년 전 프리우스를 출시할 때와 마찬가지로 미라이의 전망(작년에 생산된 700대, 2020년에 3만대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년에 하이브리드 모델의 전 세계 판매량은 800만대를 넘었다. 기록으로 나타난 사실이다.
 

그러나 쿨리 사장의 큰 업적은 수소를 통해 대규모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국가가 밤에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할 때 수요를 초과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그동안 경제적인 저장 수단이 없어 초과 생산한 전기 에너지를 버려야 했다. 미래에는 ITM 방식의 수소 발생기가 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전력망의 3배 크기의 가스관에 저장해 뒀다가 수요에 따라 다시 전력으로 변환해 사용할 수 있다. 쿨리 사장이 ‘그리드 밸런싱’(grid balancing)이라 말하는 이 과정은 매우 효율적이고 신속해 정부가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미래를 생각하니 차를 위한 수소충전소가 갑자기 실용적으로 보였다. ITM과 기초 협상을 진행 중인 쉘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에식스에 도착할 때 나는 완전히 감명을 받았다. 미라이의 성능이 도움을 줬다. 우리는 110km를 달리면서 정확히 1kg의 연료를 사용했다 - 충전 가격은 1kg당 9.95파운드(약 1만4000원). 홀더의 ix35도 마찬가지였다. 휘발유로 환산하면 9.2km/L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미라이로 579km를 갈 수 있다. 당분간 수소의 가격은 휘발유보다 3배 정도 더 비쌀 것이다. 하지만 가격은 점점 떨어질 것이다. 쿨리 사장은 사무실로 돌아가는 우리에게 “수소를 지켜봐라, 반드시 성공한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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