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함에 더한 젊은 이미지, 신형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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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함에 더한 젊은 이미지, 신형 그랜저
  • 전상현 에디터
  • 승인 2017.04.1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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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그랜저가 풀 체인지된 6세대로 돌아왔다. 한때 최고급 세단을 상징하기도 했으나 윗급 모델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그 위상이 낮아졌다. 여기에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까지 론칭한 상황. 이에 따라 그랜저는 옛 영광을 찾기보다 자신의 자리를 더 굳건히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어쨌든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그랜저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신형 그랜저의 휘발유, 디젤 모델의 가격은 3055~3870만원이다. 문제는 이 가격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개성 강한 수입차가 많다는 것. 따라서 6세대 그랜저는 그 역할이 분명해졌다. 그랜저는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30~40대 소비자를 끌어오는 동시에 운전자 경험을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로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해야 한다.

 

신형 그랜저의 외관은 이전보다 확실히 젊어졌다. 30~40대 소비자를 고려한 부분이다. 현대의 최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한 것이 특징이다. 차체 크기는 길이 4930mm, 너비 1865mm로 각각 10mm, 5mm 늘었다. 높이와 휠베이스는 각각 1470mm와 2845mm로 변화가 없다. 하지만 시각적인 효과로 인해 폭이 다소 좁아 보인다. 앞모습은 캐스캐이딩 그릴을 적용하고 그릴 가운데 크기가 커진 현대 엠블럼이 자리 잡고 있다. 엠블럼 뒤에 스마트 센서 레이더 커버를 일체화시켰다.


헤드램프는 풀 LED 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범퍼는 LED 방향지시등과 크롬 바로 꾸미고 입체적으로 디자인했다. 옆모습을 보면 수평적인 윈도 라인과 보닛 그리고 트렁크 리드의 각을 세워 안정적인 비례를 만들었다. 뒤 펜더의 캐릭터 라인은 5세대 그랜저의 디자인 요소를 유지했다. 일체형 테일 램프 또한 그랜저의 헤리티지를 이었다. 하단에 크롬 라인을 만들어 감각적인 모습이다.

 

실내는 한층 젊어진 외관과 달리 고급스러움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인체공학 설계를 바탕으로 기능적으로 구성을 최적화 했다. 대시보드는 기존 Y자 형태에서 수평적으로 바뀌어 안정적이면서 정갈하다. 하지만 센터페시아의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는 다소 어색하다. 디스플레이보단 주변을 감싸고 있는 패널이나 그 안에 박힌 시계가 옥에 티다. 멀티미디어 버튼과 공조 버튼을 위아래로 나눠 배치했다. 또한 기어노브 주변에는 드라이브 모드,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 실제 주행에 필요한 버튼이 위치해 있다.


전체적인 마감 품질이나 소재의 수준은 업그레이드됐다. 도어 트림에 사용된 인조가죽이나 실내 곳곳에 사용된 플라스틱도 촉감이 부드럽다. 패밀리 세단에 걸맞게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특히 뒷좌석 천장 부분을 오목하게 처리해 한층 여유로운 헤드룸을 확보했다. 하지만 뒷좌석 시트의 등받이가 세워져있고 각도 조절을 할 수 없어 약간 불편한 점이 아쉽다.

 

시승차는 3.0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트림으로 3.0 V6 3.0L 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출력은 6400rpm에서 266마력, 최대토크는 5300rpm에서 31.4kg·m이 나온다. 엔진은 5세대 그랜저와 동일하다. 오히려 엔진의 최대토크를 보면 수치상으로 0.02kg·m이 줄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실용용역에서 성능과 연비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세대 그랜저와 비교했을 때 연비는 10.4km/L에서 9.9km/L로 더 나빠졌고 CO2 배출량은 171g/km로 동일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자연흡기 엔진인 만큼 저회전대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터보 엔진과는 다르다. 초반부터 빠른 가속이 이뤄지기보다 서서히 속도를 높여나가는 타입이다. 탄력을 받으면 고속에서도 차체를 꾸준히 밀어준다. 8단 자동변속기는 효율적으로 앞바퀴에 힘을 전달한다. 고속에서 인상적인 것은 실내 정숙성. 엔진 소음을 비롯해 노면 소음, 풍절음 등이 실내로 거의 들어오지 않아 정숙하다.


최근 현대차를 타면 차급에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고속 안정성이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신형 그랜저에서도 마찬가지. 신형 준대형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차체 강성과 비틀림 강성을 강화한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 불고 있는 경량화 추세와 반대로 신차에서 무게가 50kg 늘어 1640kg이 됐다. 현대가 앞으로 신차를 개발하는데 있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로 이전 모델과 동일하며 스포티함보다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단단해진 하체는 늘어난 무게를 지탱하고 노면의 충격을 걸러줘 편안한 승차감을 돕는다. 스티어링 휠은 C-MDPS 타입을 그대로 유지해 논란이 많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ECU 업그레이드로 조타 정밀도를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느낀 스티어링 감각은 무난한 무게감에 직진성은 한층 발전했지만 여전히 노면의 정보 전달 능력은 아쉽고 예리한 감각과도 거리가 있다.


신형 그랜저는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모델에도 없는 신기술을 일부 적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주행모드와 후방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 주행 모드는 운전자의 성향과 노면 상황을 스스로 파악해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를 오가며 엔진과 변속기를 최적화된 상태로 맞춰준다. 액셀러레이터를 자주 또는 깊게 밟으면 스포츠 모드로 변하고 반대의 경우 컴포트 모드를 유지한다. 후방 모니터링 시스템은 속도와 관계없이 차량 후방 영상을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후방 시야를 확보해 보다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또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 차선 이탈경보 기능, 차선 유지보조 기능, 능동 조향보조 기능 등 다양한 운전보조 시스템을 더했다.


시승을 통해 느낀 신형 그랜저는 편안함이 돋보였다. 넓은 실내 공간과 주행성능 등 그랜저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패밀리 세단으로서 부족함이 전혀 없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 모델에 비해 그랜저가 갖고 있는 장점이 더 크다. 실제로 판매 실적이나 30~40대 구매층 비율의 증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시승차는 그랜저 최상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 스페셜로 모든 옵션이 포함된 모델이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135만원. 성능이나 옵션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다면 3055만원부터 시작하는 2.4 휘발유 모델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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