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힘, 기아 K7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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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힘, 기아 K7 하이브리드
  • 전상현 에디터
  • 승인 2017.05.0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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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지난 11월 29일 2세대 올 뉴 K7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지난 1월 2세대 올 뉴 K7을 출시한지 10개월만이다. K7 하이브리드를 일반 K7과 외관만 놓고 비교할 때 한눈에 어느 쪽이 하이브리드 모델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하이브리드 배지와 하이브리드 전용 휠이 바뀐 것의 전부.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드러내는 포인트가 더 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신형 K7 하이브리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신경을 썼다. 먼저 실내 공간의 거주성이 높아졌다. 이전 모델에 비해 높이가 5mm 낮아졌지만 좌고를 10mm 낮춰 넉넉한 헤드룸을 확보했다. 2855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도 신형 K7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 신형 그랜저보다 10mm 더 길다. 트렁크 용량도 440L로 일반 모델의 451L와 차이가 크지 않다. 배터리 위치를 트렁크 밑으로 옮긴 덕분이다. 2세대로 진화하면서 패밀리 세단으로서 가치가 한층 높아졌다.

 

시승은 서울에서 남양주까지 이어지는 편도 46km의 거리를 달리면서 진행했다. 도심 주행과 고속 주행이 골고루 구성된 코스였다. 2세대 K7 하이브리드는 직렬 4기통 2.4L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159마력, 최대토크는 21.0㎏·m를 내고, 전기모터는 51마력과 20.9㎏·m로 힘을 보탠다. 엔진 성능의 변화는 없지만 전기모터가 기존 35kWh에서 38kWh로 개선됐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아 효율성을 높였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데 미끄러지듯 조용하게 나간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무척 조용하다. 계기판 EV 표시에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한다. 액셀러레이터를 살짝만 밟아도 EV 모드는 쉽게 해제됐다. 저속에서 고속까지 모든 영역에서 EV 모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려 많은 노력을 했으나 쉽지 않았다. 도심에서 신형 K7 하이브리드는 자신의 본분에 맞는 능력을 보여준다. 상황에 따라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무리 없이 차를 이끈다. 승차감도 편안하다. 도심 주행에서 트립 컴퓨터로 확인한 연비는 16.8km/L. 공식 연비 16.2km/L를  넘는 수치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의식하지 않고 평소 습관대로 운전한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다. 전반적으로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도심 환경에 최적화한 세팅이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니 도심주행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가속 성능은 고속도로에서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엔진과 전기모터가 동시에 깨어나며 꾸준히 힘을 전달한다. 물론 스포츠 세단같은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지만 하이브리드차를 사면서 그런 것을 기대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숙성 또한 기대 이상. 엔진을 계속 자극하며 속도를 올렸지만 실내에서 소음으로 인해 거슬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문제는 서스펜션에서 나왔다. 도심 주행과 달리 속도가 오르자 차가 다소 불안해 진다. 하체를 든든하게 받쳐주지 못하니 일정 수준 이상으로 속도를 올리는데 주저함이 생긴다. 고속에서 올라오는 노면의 충격도 비슷한 차급에 비해 큰 편. 최근 현대차를 시승하면서 이전 세대와 달라진 고속 안정성에 놀라곤 했는데 이번에 받은 느낌은 사뭇 다르다.

 

고속 주행을 마치고 트립 컴퓨터를 확인하니 연비가 12.2km/L로 떨어졌다. 그래도 같은 배기량 휘발유 모델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연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신형 K7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이전 5.3Ah에서 6.5Ah로 용량이 23% 늘었다. 여기에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 뒤에 액티브 에어플랩을 달았다. 또한 기아차 최초로 멀티 트레드 타이어를 적용했다.

 

돌아오는 길에 운전대를 동료 기자한테 맡기고 뒷좌석에서 K7 하이브리드를 느꼈다. 넉넉한 무릎 공간과 적절한 등받이 각도가 편안함을 안겨줬다. 신형 K7 하이브리드는 이전 모델에 비해 안전장비와 편의장비도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은 스티어링 휠의 진동대신 경보음이 울리는데 더 효과적이란 생각이다. 이외에도 긴급제동보조 시스템(AEB),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그리고 9개의 에어백으로 운전자와 동승자 안전에 신경을 썼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스마트 트렁크,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준대형 세단이 갖춰야 할 편의성도 챙겼다.

시승한 모델은 노블레스 트림으로 3,880만원(세제혜택 후 가격)이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프레스티지 트림은 3,575만원이다. 2세대 K7 디젤 모델의 가격은 3,308만원이고 공인 연비는 14.3km/L이다. 휘발유 모델보다 더 조용하고 디젤보다 연비가 좋은 K7 하이브리드. 도심 지역에서 장거리 출퇴근하는 사람에겐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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