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칼럼, 디자인의 가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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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칼럼, 디자인의 가치를 말하다
  • 오토카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17.03.22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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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가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 방문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개최한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2016’ 결선 및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안 칼럼은 이날 행사에서 3팀의 프레젠테이션 최종 평가와 함께 재규어 디자인의 핵심 가치, 자신만의 경험 등을 이야기했다.


재규어는 디자인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브랜드답게 한동안 한결같은 디자인을 유지했다. ‘전통을 지킨다’, ‘귀족적이다’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동시에 ‘고루하다’, ‘발전이 없다’ 등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기도 했지만 새로운 고객을 끌어 들이는데 실패하며 고전했다. 그런 재규어의 디자인이 이안 칼럼 디자인 총괄 디렉터 부임 이후 확 달라졌다. 이전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에 기존 재규어 지지층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뀌자 새로운 고객층이 유입되면서 판매량이 상승했다. 현재 재규어는 독일 프리미엄 3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안 칼럼이 재규어에 합류한 것은 1999년이다. 5살에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꾼 그는 14살에 그린 자동차 디자인 스케치를 당시 재규어 부회장이었던 윌리엄 헤인즈에게 보낸 일화가 있다. 이안 칼럼은 이에 대해 “어린 시절 내게 재규어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안 칼럼이 재규어에 합류할 당시 재규어는 그의 기대와 달리 약 40년 동안 디자인 발전이 거의 없었다.


결국 이안 칼럼은 회사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현대적인 재규어 디자인을 만들기로 결정한다. 그는 재규어 디자인에 있어 전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전통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 전통을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탄생한 차가 2007년에 나온 XF다. 이후 XJ, F-타입, XE, F-페이스 등을 계속 디자인하며 재규어의 새로운 디자인 시대를 완성시켰다.

 

최근 재규어 디자인을 보면 과거의 디자인과 완전히 달라 보인다. 하지만 이안 칼럼은 재규어 특유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외관 디자인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현대적인 감각이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라인, 단순함, 특유의 프로포션 등의 요소를 더해 또 하나의 재규어를 완성시켰다. 특히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긴 리어 오버행으로 구성되는 프로포션은 과거 재규어의 전통을 살린 부분이다.


실내 디자인은 ‘무엇을 특별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안 칼럼은 시각적으로 단순한 구조를 바탕으로 품질과 소재의 고급화, 운전자 중심의 실내를 만들었다. 재규어의 시작이 스포츠카인 만큼 운전에 집중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최신 기술과 장인 정신을 불어 넣어 감성적이고 분명한 성격을 드러냈다.

 

재규어는 올해 브랜드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큰 도전을 했다. F-페이스를 출시하며 첫 SUV를 만들었고 LA 모터쇼에서는 전기차 SUV ‘I-페이스’ 콘셉트를 발표한 것. 이안 칼럼은 F-페이스의 경우 SUV를 만들자는 경영진의 요구를 몇 차례 거절한 끝에 만든 모델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스포츠 DNA를 갖고 있는 재규어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고객들의 요청이 있어서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그리고 무엇보다 재규어가 가진 기술로 스포츠 DNA를 갖춘 SUV를 만들 자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전기차 SUV도 같은 개념이다. 이안 칼럼은 I-페이스 콘셉트에 현재 재규어 패밀리룩을 적용했지만 디자인 요소는 먼저 나온 SUV F-페이스보다 오히려 C-X75를 참고해 스포츠 DNA를 살렸다는 설명이다.

 

재규어는 지난 40년과 달리 혁신적인 디자인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디자인 헤리티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이끌고 있는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는 “재규어를 재창조하는 것이 내 스스로가 정한 미션이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재규어 패밀리룩을 당분간 고수하겠지만 점차적으로 바꿔나갈 생각이다.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는 재규어 디자인은 완성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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