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앞세운 중국 SUV, 켄보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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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앞세운 중국 SUV, 켄보 600
  • 안정환 에디터
  • 승인 2017.02.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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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가성비’다. 가격 대비 뛰어난 상품성으로 만족감을 선사한다.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수많은 제품에서 ‘MADE IN CHINA’라는 문구를 발견하는 이유기도 하다.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다. 이번엔 ‘좋지 않은 품질’이다. 불량스러운 품질로 불신을 사기도 하는데, '가성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중국산 제품을 꺼리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번에 시승하게 될 차가 바로 중국에서 만들어진 SUV ‘켄보 600’이다. 국내에 처음 들어오는 중국산 승용차로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북기은상이 만들고, 국내 수입업체 중한자동차가 수입 판매한다. 중한자동차는 켄보의 가성비와 안전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에서 이만한 가격에 이만한 크기, 이만한 사양을 갖춘 차는 켄보가 유일하다는 것. 거짓말은 아니다. 1999~2099만원의 가격에 현대 싼타페 크기만한 중형 SUV를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켄보의 길이×너비×높이는 4695×1840×1685mm로 국내 중형 SUV 크기다. 심지어 르노삼성 QM6(4675×1845×1680)보다 더 길고, 더 높다. 또한, 켄보에 들어간 편의 및 안전사양 등은 적어도 3000만원 이상은 줘야 구경할 수 있는 것들이다. 역시 중국산답게 수치상으로는 가성비가 출중하다. 하지만, 중국 제품은 직접 보지 않고, 만져보지 않으면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직접 느껴봐야 한다.

 

외관은 일단 나쁘지 않다. 전체적인 비율도 그렇고 세련된 디자인은 다른 수입 프리미엄 SUV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다. 선입견을 배제하고 시승하려는데 자꾸 비교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켄보의 여기저기에는 익숙한 디자인이 꽤 많다. 외관에서도 그렇지만 실내가 특히 심하다. 스티어링 휠, 센터페시아, 계기판, 심지어 스마트키까지 베낀 티가 역력하다. 그래도, 전체적인 디자인 구성은 잘 짜여 있다. 플라스틱 소재지만 금속 느낌이 나는 장식도 곳곳에 넣었고, 투톤 시트, 우드 트림 그리고 무드 램프 등으로 잘 꾸며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만듦새가 부족하다. 시트의 스티치는 균일하지 않고 플라스틱 소재가 들어간 부분은 마감처리가 미흡하다. 겉도 마찬가지. 곳곳에 단차가 보인다. 그래도 가격을 생각하면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차의 휠베이스는 싼타페와 같은 2700mm다. 때문에 실내공간은 부족함이 없다. 뒷좌석 무릎공간은 넉넉하고, 머리공간도 여유로워 180cm 이상의 성인이 타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짐 공간도 상당하다.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성인이 눕고도 남을 공간이 나온다. 그리고 운전석과 동반석은 모두 전동조작이 가능하며 열선기능이 들어간다. 더불어 대형 8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레인 센싱 와이퍼, 풀 오토 에어컨, 제논 헤드램프, 크루즈 컨트롤 등은 2000만원대의 가격에선 보기 힘든 옵션이다.

 

켄보는 1.5L 터보 휘발유 엔진에 CVT(무단 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은 147마력이고, 최대토크는 21.9kg·m이다. 1620kg의 차체를 이끄는 데 무리 없는 성능이다. 터보차저까지 장착돼 저회전에서부터 강한 토크가 발휘된다. 최대토크 구간은 2000rpm부터 4400rpm까지 이어진다. 때문에 가속감이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소음과 진동이다. 휘발유 엔진이지만, 실내에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이 디젤 엔진 못지않다. 가속페달을 조금이라도 깊게 밟으면 엔진의 거친 회전소리와 터보차저가 공기를 빨아들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핸들링은 가벼운 편이다. 속도를 높이면 자동적으로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지만, 안정감이 그리 높지는 않다. 노면을 지지하는 능력도 살짝 부족하다. 급가속 시 무게 중심이 뒤쪽으로 이동하면 앞바퀴가 노면을 제대로 움켜잡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급제동 시에도 주의해야 한다. 제동성능은 나쁘지 않지만, 차체가 중심을 잘 잡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차 하면 안전성이 의심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한자동차에 따르면 켄보는 중국신차안전도평가(CNCAP)에서 최고 안전등급인 ‘별 5개’를 받은 안전한 차다. 아직 국내신차안전도평가(KNCAP)는 이뤄지지 않아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완벽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켄보에 적용된 안전사양은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차체강성을 높이기 위해 60%의 고장력강판이 사용되었으며, 6개의 에어백을 비롯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언덕에서 뒤로 밀리는 것을 막아주는 힐어시스트(HAC), 후방카메라 등의 안전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처음 타보는 중국차라 사실 기대가 컸다.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최근 ‘가성비 갑’으로 여겨지는 샤오미를 통해 그 불신들이 걷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한자동차의 켄보는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진 못했다. 곳곳에서 허술함이 보였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가격이 주는 매리트는 분명했다. 국내 처음 도입된 중국산 SUV라는 점에서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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