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자동차산업을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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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자동차산업을 구할 수 있을까?
  • 힐튼 홀로웨이(Hilton Holloway)
  • 승인 2017.02.10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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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유럽 자동차회사가 탄탄한 이익을 내려고 하지만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 유럽에서는 엄중한 EU(유럽연합) 연료효율법, 새로운 연비검사와 디젤 게이트에 대한 반발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 때문에 2010년대 말까지 차량 생산비가 치솟을 전망이다.


1차적인 장벽은 다가오는 EU의 기업평균 CO₂규정이다. 2020~2021년에 95g/km로 끌어내리거나 2007년의 기본수준에 비해 60%를 줄여야 한다. 그러면 휘발유차는 29.3km/L, 디젤차는 33.2km/L로 연비를 끌어올려야 한다. 더 크고 무거운 차를 만드는 회사도 평균연비를 60% 끌어올려야 한다. EU는 주류 프리미엄 브랜드에는 좀더 높은 기본수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국제청정교통평의회(ICCT)에 따르면 메르세데스의 2021년 회사 평균 CO₂ 배출량은 101g/km로 내려가야 한다. 포드의 경우 기업평균이 92g/km이고, 르노-닛산은 93g/km이다. 한편 피아트-크라이슬러는 89g/km를 내다본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대다수 자동차회사는 이들 EU 연비규정을 지키는 데 공통적인 해법을 갖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디젤 엔진, 스톱/스타트 기술, 향상된 공력성능과 감량을 결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폭스바겐 배기 스캔들 또는 디젤 게이트가 이런 가설을 완전히 뒤집었다. 수많은 유럽 브랜드가 디젤 엔진이 저가 모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주행환경에서 새로운 배기가스 규정에 합격하려면 상당히 어려울 뿐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2010년대 말까지 판매가격 약 2만3000파운드(약 3208만원) - 유럽에서 팔리는 새차의 과반에 이른다 - 이하는 디젤 엔진을 거의 쓸 수 없다.


따라서 EU의 CO₂감축 목표가 바싹 다가왔고(적어도 자동차계의 시간표에 따르면) 디젤은 값비싼 엔진이 될 전망이다. 그러면 유럽 자동차업계는 어떻게 될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토요타 프리우스 같은 클래식 하이브리드보다 드라이브트레인 전기화에 비용이 덜 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맞춰 성숙단계에 들어가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이 기술의 태반이 영국에 기지를 둔 엔지니어링 기업이 개척하고 있다.
 

영국 남동부 쇼어햄에 본거지를 둔 리카도의 어드밴스드 전기 파워트레인(ADEFT) 프로젝트가 그중 하나다. 포드의 가장 경제적인 모델의 하나인 1.5L 디젤 포커스를 대상으로 한다. 거기에 48V 전기 시스템, 전기터보, 초고속 스톱/스타트 발전기와 저가 하이테크 배터리팩을 곁들인다. ADEFT 프로젝트는 다수의 기술기업이 지난 3년간 개발해온 합작품이다. 최근 밀부르크에서 열린 저탄소 차량 행사에서 선보인 바 있다. 리카도에 따르면 1.5 TDCi 포커스의 양산버전은 이미 CO₂ 배출량 88g/km에 도달했다. 포드의 2021년 회사평균 CO₂기준을 밑돈다. 하지만 포드는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쿠가와 에지 그리고 S-맥스를 더 팔기위해서 그마저 더 끌어내려야 한다. ADEFT 컨셉트는 88g/km를 약 78g/km로 끌어내린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비용이 더 든다.
 

리카도의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포커스에 적용하면 그 영향이 크다. 먼저 12V 발전기, 기계식 에어컨 컴프레서와 기계식 워터펌프는 물러난다. 그 자리에 48V 통합 스타터 발전기(ISG)가 들어온다. ISG는 초고속 시동 모터와 충전기로 저속에서 엔진을 도와준다. 아울러 ISG는 48V 전기터보, 48V 에어컨 컴프레서와 48V 워터펌프를 지원한다. 직류/교류 컨버터가 그밖에 포커스의 12V 전기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한다. 48V 배터리팩은 재래식(그리고 비싼) 리튬이온이 아니라 납+탄소형이다. 이 배터리기술은 아직 개발단계다. 그러나 리튬이온보다 고온에 훨씬 잘 적응한다.


영국 기업 CPT가 개발하고 있는 ISG는 재래식 발전기보다 80%나 효율이 높다. 더구나 충전기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엔진을 돌린다. 엔진 출력에 7.5kW를 추가하여(드라이브 벨트를 통해 크랭크샤프트 풀리에) ‘엔진을 지원한다.’ 한편 엔진을 통해 감속할 때는 48V 배터리를 최고 12.5W까지 재충전한다. 이렇게 재생한 에너지는 전기 터보를 돌리는 데 쓰인다. 그러면 엔진속도와 관계없이 엔진성능을 끌어올린다. 리카도가 밝힌 숫자를 보면 토크 커브가 실로 획기적이다. 겨우 1500rpm에서 30.5kg·m를 내고, 750rpm에서 이미 15.2kg·m에 도달한다. 기본형 1.5 T DCi 엔진은 1750rpm에서 27.5kg·m이 나온다. 아울러 전기 워터펌프는 기술 사슬의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한다. 날씨가 추울 때 엔진의 연료소비량은 훨씬 올라간다. 차가운 오일이 마찰계수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무단 기계식 펌프와는 달리 스위치형 전기펌프는 엔진이 구동온도까지 올라가야만 냉매가 돌아가게 된다.
 

리카도 프로토타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아마도 터보발전 통합에너지회수 시스템(TIGERS) ‘e-터빈’이라 할 수 있다. 이 장치는 배기통로에서 발전기를 돌리는 데 배기를 이용한다. 리카도의 계산에 따르면 고속도로 속도에서 TIGERS는 약 1,4kW의 에너지를 배터리에 공급한다.


그러면 도로에서 어떤 느낌이 들까? 실로 비범하다. ADEFT 포커스를 밀어주는 주요 철학의 하나는 ‘속도 줄이기’에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속도에서 엔진을 구동하면 연료소비가 한층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그럴 경우 가속력이 떨어진다. ADEFT는 회수에너지를 써서 전동식 터보를 돌리고, 그에따라 성능이 올라간다. 쇼어햄 주위의 도로에서 ADEFT 포커스는 속도와 반응이 약간 느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가속변환 때 종전의 포커스보다 느린 엔진속도에서 가속변환을 하기 때문이었다. 조금 지나자 어떤 형태의 자동변속기가 이 드라이브트레인에 더 어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야만 좀 더 빨리 가장 알맞은 시점에 변속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시가지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추월하기에 저속 가속이 충분했다. 탁트인 도로와 긴 오르막에서 ADEPT 콘셉트는 이전의 운전성능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콘셉트의 핵심적 목표는 연비를 높이는 데 있었다. 따라서 이 차가 가까운 장래에 시원스런 성능을 보여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그게 ADEFT의 본질이다. 시원스런 가속력을 한층 절제된 성능과 바꾼 것이다.


현재의 콘셉트 그대로라면 많은 드라이버가 아주 좋아할 것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밖의 다른 방법으로는 포커스급 평균 CO₂ 배출량 78g/km를 달성할 수 없다. 다음으로 기술비용의 문제가 있다. 리카도의 계산에 따르면 1g/km를 줄이는 기술비용이 약 80유로(약 10만원). 그러면 앞으로 포커스급 모델을 공장에서 만들 때 줄잡아 800유로(약100만원)가 더 들어간다. 카 메이커로는 정신이 번쩍 드는 추가비용이다.
 

지금 자동차회사와 소비자들이 이런 전망을 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그러는 사이 유럽연합은 2025년의 기업평균 CO₂ 기준을 논의하고 있다. CO₂ 배출기준이 한층 강화될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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