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V에서 SUV로 변신한 푸조 3008
상태바
MPV에서 SUV로 변신한 푸조 3008
  • 로리 화이트(Rory White)
  • 승인 2017.02.15 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푸조의 이전 세대 3008에는 크로스오버의 성격을 보여주는 요소들이 있었지만, 그런 요소들은 모두 5인승 MPV라는 차의 특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그러나 유행이 바뀌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실용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차체가 높고 듬직한 SUV 스타일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신형 3008은 이제 확실히 SUV라는 장르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지상고를 높이고 휠을 키우며 SUV 분위기의 휠 아치를 지니고 있지만, 실제 높이는 이전 세대보다 20mm 낮다. 물론 길이는 80mm 길어, 긴 휠베이스와 더 넉넉한 뒷좌석 무릎 공간을 확보했다. 높이가 조금 낮아졌음에도 머리 위 공간은 커졌다. 무게도 평균 100kg 가벼워졌다.

 

3008을 살 대다수 사람들은 네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는 디젤 엔진을 고를 것이다. 1.6L 엔진은 100마력과 120마력, 2.0L 엔진은 150마력과 180마력 버전이 있다. 한편, 우리가 이번에 시승한 차는 휘발유 모델로 가장 낮은 급인 직렬 3기통 1.2L 130마력 퓨어텍이 아니라 1.6L 165마력 터보 엔진을 얹었다. 변속기는 푸조 고유의 6단 EAT6 자동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많이 팔릴 것 같지는 않아도, 이 엔진에는 좋아할 구석이 여전히 많다. 우선 힘은 고속도로 주행 속도까지 빠르게 가속하고, 가족을 모두 태우고 짐을 가득 채운 상태에서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물론 엔진이 높은 회전영역까지 올라가야 제 실력을 발휘한다. 중요한 점은 아무리 엔진을 혹사시켜도 회전은 항상 매끄럽고 실내로 전달되는 배기음의 울림도 적다.

 

푸조의 토크 컨버터 방식 6단 자동변속기에는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 같은 변속 패들이 없다. 그러나 전혀 굼뜨지 않고, 알맞은 시기에 가볍게 아랫단으로 변속해서 고속도로를 달릴 때에는 1.6L 엔진이 거의 정적에 가까운 소리를 유지한다. 


3008의 스포트 모드 버튼을 누르면 이런 특성이 조금 무색해진다. 변속기는 지나치게 서둘러 아랫단으로 내려가고, 스티어링은 너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스포트 모드로 바꾸지 않아도 스티어링 감각은 무게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면서도 편안할 만큼 고르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기어비가 조금 빨리 반응한다고 지적할 사람도 있겠지만, 차체의 기울어짐이 잘 억제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아니다.


3008은 소형 SUV 치고는 기본적으로 경쟁차들보다 승차감이 더 부드러운 편이다. 빠른 출렁임이 있기는 하지만 수직 방향의 움직임을 잘 억제한다. 커브를 도는 도중에 요철을 만나는 경우 조금 불안해도 거칠고 파인 곳 등 고르지 않은 노면에서의 움직임이 제법 안정되어 있다.

 

시골 지역의 거센 바람에도 충분한 접지력이 하체를 잘 잡아주고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어도 원치 않는 뒤 차축의 흔들림이 없다. 앞바퀴는 커브에서 지나치게 몰아붙이면 접지력을 잃는다. 3008에는 네바퀴굴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푸조의 그립 콘트롤(Grip Control) 시스템은 악천후용(M+S) 타이어, 내리막 속도 제한 기능과 함께 선택할 수 있다.


이번 3008은 승차감과 핸들링 부분에서는 괄목할 정도로 개선되었고, 실내에서도 진정한 발전을 이루었다. 3008의 새로운 ‘아이콕핏(i-Cockpit)’ 개념은 성공적으로 구현되었다. 전반적으로 프리미엄급 품질로 높이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했다. 

 

모든 모델에 아우디 스타일의 고해상도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8.0인치 터치스크린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계기판은 모든 기능을 기본사항인 다기능 스티어링 휠을 이용해 맞춤 설정할 수 있다. 다만 모든 메뉴를 항상 쉽게 찾아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푸조는 또한 자동변속기 모델에 BMW 스타일의 기어 레버를 처음으로 썼는데, 보기에도 그렇고 쓰기에도 든든하다.


대시보드 재질과 스위치류의 품질은 엄청나게 개선되어, 닛산 캐시카이 수준을 뛰어넘었고 세아트 아테카를 값싸 보이게 만들 정도다. 주요 장비로는 앞서 이야기한 터치스크린에 블루투스와 USB 연결 기능,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자동 공기조절 장치, 후방 주차 센서, 차로이탈 경고 기능, 자동 긴급 제동 기능이 모든 3008에 쓰인다. 이 역시 동급에서 매우 높은 경쟁력을 지닌 점이다.


나아가, 네 명(다섯 명까지는 무리다)의 어른이 편안히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뒷좌석은 60:40 비율로 나뉘어 있고, 완전히 평평하게 접을 수 있으며(트렁크에 있는 레버를 쓰면 된다), 적재 공간 바닥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실용적이다. 트렁크 자체도 짐을 싣고 내리기 무척 편리하다. 문턱이 올라와 있지 않고 안쪽은 튀어나온 곳이 없어 실용적이고, 경쟁차들보다 크다.

 

이태리 도로에서 시승해 보니, 신형 3008은 주행 특성이 잘 다듬어진 소형 SUV(스포트 버튼만 누르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라는 결론이다. 이 휘발유 모델의 성능과 세련미는 동급 다른 차들과 비교해도 뛰어나다. 품질, 기본 장비, 공간, 실용성은 3008을 가장 우수한 소형 SUV 대열에 끼워넣을 수 있을만큼 훌륭하다. 라인업 중에서는 좀 더 합리적인 1.2L 휘발유나 1.6L 디젤 엔진을 선택하면, 3008은 경쟁이 무척 치열한 이 차급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설득력 있는 차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