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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아수라 - 싼타페
2016년 12월 26일 (월) 17:20:13 신지혜 c2@iautocar.co.kr
오토카코리아 편집부 c2@iautocar.co.kr
   
 

영화는 영화다. 영화는 내러티브를 갖고 있으며, 그 내러티브를 통해 관객들은 감정이입을 하고 영화 속으로 몰입한다. (유럽 영화들의 지향점은 관객들이 영화에 너무 몰입하지 않고 분석적으로 영화를 읽어가며 영화가 끝난 후 스스로의 사고를 통해 영화를 해석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어쨌든 그조차도 내러티브를 일정 정도 갖고 있기에 분석이나 해석이 가능한 것 아니겠는가.) 더구나 스토리텔링의 시대 21세기에는 더더욱 잘 짜인 플롯, 개성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 개연성과 보편성이 강한 내러티브를 가진 영화들이 관객들의 호응을 잘 받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김성수 감독의 신작 <아수라>는 이런 도식을 슬쩍 비껴간다. 플롯이 꼼꼼하게 짜였다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감이 없지 않고, 배우들은 정말 멋지지만 그들이 맡은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선한 캐릭터가 결코 아니다. 개연성과 보편성이라는 부분에 가서는 더더욱 <아수라>는 글자 그대로 아수라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아수라>는 우리의 마음에 척 달라붙어 버린다. 무엇일까. 그 접점은.

 

   
 

생각해보니 이 영화는 ‘아수라’다. 잘 짜인 플롯, 개연성 있는 전개... 이런 것들과 애초부터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등장인물들도 서로 서로 누가 더 악한가를 겨루는 듯 보이고 장면 장면의 수위가 높다. 아픈 아내, 정의롭거나 착실한 삶과는 거리가 있는 경찰 한도경, 온갖 추악한 모습을 딱딱한 미소 뒤에 감추고 사람들의 마음을 휘젓는 박성배 시장, 그를 잡아넣기 위해 더러운 일이나 악랄한 일도 서슴지 않는 김차인 검사와 검찰수사관 도창학 그리고 급속도로 세속적으로 찌들어가는 문선모. 그들의 관계는 글자 그대로 물고 물리는 관계다. 신뢰를 담보로 하는 관계인 듯하지만 이해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관계.
 

한도경. 그의 삶은 언제부터 그렇게 꼬였던 걸까. 처음 경찰이 될 때는 그래도 사회정의구현에 일말이라도 헌신할 마음이 있지는 않았을까. 아픈 아내의 이복 오빠인 박성배 시장과 연을 맺으면서 변질된 걸까. 아니면... 어쨌든 그렇게 닳고 닳은 한도경은 독종 검사 김차인과 그의 팀원 도창학에게 말려들면서 점점 더 깊은 아수라장으로 빨려 들어간다. 멈춰주고 싶을 정도로 그에게는 더 이상 출구가 없어 보인다. 비명조차 지를 수 없이 빠르게 가속되면서 금방이라도 망가져버릴 것 같은, 터져버릴 것 같은 한도경의 입장과 마음이 전해지면서 엔트로피의 법칙이 떠오른다.

 

   
 

그렇게 숨 쉴 틈 없이 조여 오는 절망과 공포와 억압과 협박 속에서 한도경은 폭주하고 만다. 세찬 비가 내리는 그 날, 한도경은 자신의 SUV 현대 싼타페를 몰고 도로를 질주한다. 강탈된 권총을 찾아야 한다는 일차적인 이유가 있지만 그의 폭주는 사실 그 시점까지 쌓여버린 모든 것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그는 무리를 쫓는다.

그의 싼타페는 도경의 그런 처지를 아는 듯, 그런 내면을 느끼는 듯 도경이 밟는 대로 속도를 내준다. 극도의 아드레날린이 분출된 상태, 아픔도 고통도 세밀한 감정도 없이 운전대를 잡고 욕설을 퍼부으며 마구 가속하는 도경의 그 상태, 그 상황을 싼타페는 그대로 받아주고 반영한다. 빗길에 미끄러지며 추격전을 펼치면서 여기저기 부딪히고 긁히고 급기야 운전석 문이 떨어져 나가지만, 도경은 도무지 속도를 줄일 생각이 없다. 싼타페 또한 그런 그의 마음을 안다는 듯 그저 질주할 뿐.

 

   
 

도경의 차 싼타페는 <아수라>를 관통하는 공기를 그대로 안고 달린다. 그것은 한도경의 꼬여버린 운명이기도 하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악행도 서슴지 않는, 서로 꼬이고 꼬인, 물고 물리는 등장인물들의 악의 얼굴이 한 지점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그 관계들이 빚어낸 상황의 끝이 어떻게 갈 것인지 뭉쳐지는 오브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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