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의 중국 억만장자 리 슈푸는 지난해 12억 파운드(약 2천150억)로 포드로부터 볼보를 사들였다. 그는 미래의 대세를 예측하고 성공을 거둬온 인물이다. 그는 젊은 시절 냉장고에 투자했다. 당시 중국 가정에 가전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15년 전, 그는 자동차로 방향을 틀었고, 현재 질리 그룹은 중국 2위 업체로 한 해 40만대 이상의 차를 팔고 있다. 최근 <오토카>와의 인터뷰에서 리는 차분하고 정확하게 소신을 밝혔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시를 쓰는 몽상가이자 모험가라고 말한다. 질리의 응접실 카펫에는 그의 시 한 수가 짜 넣어져있다.

특별히 볼보를 사기로 한 이유는?
사실 오래 전부터 내 개인의 절실한 꿈이었다. 벌써 오랫동안 자동차시장의 경제구조에 흥미를 갖고 있었다. 게다가 볼보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자동차 메이커로 꼽힌다는 사실을 알았다. 정말 좋은 기회였다. 나는 볼보의 무한한 개혁능력, 특히 안전과 환경보호 기술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 10년간 볼보가 어떻게 발전하기를 바라는가?
우리는 지금과 2020년 사이에 볼보 판매량을 두배로 늘리려 한다. 그러면 한 해 80만대에 이른다. 그밖에 중요한 목표는 볼보가 존경과 신뢰를 받는 메이커의 지위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존경을 받는 것은 우리 회사의 사명 가운데 아주 중요한 덕목이다.

볼보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많은 물량을 중국으로 옮겨올 작정인가?
중국내 볼보 공장에서 약 20만대를 만들어 현지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싶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우리 시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볼보는 현재와 미래에도 세계기업으로 남아있고, 핵심적인 두뇌는 계속 스웨덴의 요테보리를 지키게 된다. 하지만 그밖의 시장에 수요가 있다면 주저 없이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볼보의 스웨덴 디자인이 중국 고객에게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중국고객들은 유럽의 다양한 디자인을 아주 좋아한다. 따라서 유럽의 프리미엄카 판매량이 중국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우리 디자인 본부는 요테보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최대 과제의 하나는 볼보가 스칸디나비아 최고의 디자인을 계속 담아내는 데 있다.

볼보가 중국 디자이너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까?
이미 중국내 디자인 스튜디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실시하고 있는 방식이다. 그곳에서 중국 디자이너들이 활동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

볼보는 보통 큰 차를 만들었지만, 이따금 작은 차를 만들기도 했다.
미래의 볼보 모델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가?
우리는 프리미엄 메이커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크고 작은 차를 모두 포함하여 완전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작은 차라도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크기의 제품을 포함하도록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어느 메이커를 볼보의 천적으로 보는가?
프리미엄카 시장에는 강자들이 즐비하다. 따라서 우리 라이벌을 골라 뽑기는 어렵다. 우리는 그들 모두와 경쟁해야 하고, 그럴 준비가 돼있다.

언제부터 차를 좋아했는가? 자신을 카 마니아라 할 수 있는가?
내가 아주 어린 시절, 중국 도로에 자동차가 돌아다니지 않을 때도 언제나 내 차를 갖는 게 꿈이었다. 지금은 내 차 몇 대를 갖고 있다. 이따금 차를 몰고 다닌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도로를 휘젓고 다니는 폭주족을 조심해야한다. 그럼에도 시간이 있으면 차를 몰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