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와 같은 레이싱 시뮬레이터 'i레이싱'
상태바
실제와 같은 레이싱 시뮬레이터 'i레이싱'
  • 마이크 더프(Mike Duff)
  • 승인 2016.11.24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 모터스포츠에서 단지 재능만 갖고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갔다. 필요한 것은 바로 돈이다. 상위 포뮬러로 올라가는데 엄청난 금액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니어 카트부터 시작하는 선수들은 많은 돈을 쓰면 그만큼 유리하다. 물론 약간의 행운이 따라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에 들어가거나 개인 스폰서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여기 아주 순수하게 실력으로만 평가하는 레이싱이 있다. ‘심 레이싱’(sim racing)이란 단어 때문에 당신에게 실제 모터스포츠와는 전혀 다른 아케이드 게임을 미화시킨 것이라고 오해를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실제와 가상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가장 유명한 레이싱 시뮬레이터는 ‘i레이싱’이다. 온라인으로 요금을 지불하면 다른 사용자와 마쓰다 MX-5, 나스카 그리고 심지어 포뮬러 원(F1) 레이싱카를 몰고 경쟁할 수 있다. 게다가 몇몇 시리즈는 상금을 준다. 금액은 다른 e-스포츠와 비교해서 적은 수준이다. 블랑팡 GT 시리즈로 대표되는 ‘i레이싱 블랑팡 챔피언십’(iRacing Blancpain championship)의 총상금은 2만5000달러(약 2805만원) 수준. 하지만 그 상금을 위해 40여개의 레이스에서 400여개의 팀이 경쟁한다. 사실 그들에게 상금보다는 누가 최고인지가 더 중요하다.
 

비행기를 타고 뮌헨으로 가서 가상의 몬자 서킷에서 레이스를 하는 것은 이상한 경험이다. i레이싱은 보통 집에서 하기 때문에 그룹을 구성하는 방식이 좀 복잡하다. 팀 레드라인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온라인 레이스 팀이다. 블랑팡 챔피언십을 위해 팀내 스타 드라이버 몇몇이 의기투합했다. 스티어링 휠, 페달 컨트롤러 그리고 롤게이지를 만드는 파나텍(Fanatec) 본사로 팀원을 불러들였다. 레드라인의 로스터는 성공한 시뮬레이션 레이서인 그레거 후투와 작년부터 종종 참여하기로 계약한 F1 드라이버 막스 베르스테판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몬자 서킷에서 열리는 6시간 내구레이스를 위해 알레키스 우시-자콜라와 켈빈 반 데 린데가 합류했다. 그들은 화질이 완벽한 파란색 아우디 R8 GTS를 번갈아 탄다.


두 사람 모두 세계 최고의 시뮬레이션 레이서다(팀 레드라인은 오로지 재능을 보고 뽑는다). 우시-야콜로는 핀란드에서 지게차 기사로 일하고 반 데 린데는 아우디 워크스 소속 드라이버다. 반 데 린데는 ADAC GT 마스터즈 시리즈에 참가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실제와 가상의 차이점을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드라이버다. “현실과 가상이 매우 비슷하다. 나는 i레이싱에서 R8을 세팅할 때 실제 대회에서 테스트를 통해 쌓은 정보를 이용한다. 그러면 게임 속에서 R8은 완전히 똑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반 데 린데가 작년 몬자 서킷에서 기록한 시간은 i레이싱에서 기록한 것과 1초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관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반 데 린데와 우시 자콜라 둘 다 비싼 시뮬레이션 레이싱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드라이버가 느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반 데 린데는 “사실 나는 언더스티어를 선호하지만 i레이싱에서는 과감하게 오버스티어를 즐긴다. 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반 데 린데는 1년에 20번의 레이싱과 50번의 테스트가 포함된 일정을 소화한다. 하지만 그는 레이싱을 많이 하는 것보다 긴장을 풀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혼자가 아니다. i레이싱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바로 일반 사용자가 레이싱 스타와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우시 야콜로는 “나는 전에 나스카 챔피언인 데일 언하르트 주니어와 레이싱을 했다. 예선에서 그는 폴포지션을 따냈고 나는 5위 아니면 6위였다. 그곳은 ‘라임 록 파크‘(Lime Rock Park) 로드 코스였다. 결국은 내가 그를 제치고 우승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 레이싱에 가깝긴 하다. 유투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도 한다. 차이점은 현실에서의 활기찬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 그래도 가상의 레이싱이지만 실제처럼 격렬하다. 다른 드라이버와 접촉이 많으면 페널티를 받고 너무 많은 벌점을 받으면 검정 깃발이 발동한다. 하지만 실제 GT3 컴패티션의 활기찬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 아직 6시간 동안 진행되는 레이싱이 끝나지 않았지만 우시 자콜라와 반 데 린데 모두 운영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지게차 기사가 레이서의 삶을 살거나 동시에 나스카 챔피언이 될 수도 있다. 정말 좋은 세상이다. 
 

‘i레이싱’ 이란?
초기 게임 시대부터 다양한 레이싱 게임이 등장했다. 현재 ‘i레이싱’은 다양한 시뮬레이션 플랫폼 - 다른 것은 ‘아세토 코르사’(Assetto Corsa) 그리고 ‘알팩터2’(rFactor2)가 있다 - 중 하나로 물리학 모델을 사용한다. 크기와 서스펜션 부품의 질량부터 타이어의 성능저하까지 모든 것을 고려한다. 심지어 레이싱 과정에서 발생하는 타이어 고무 찌꺼기까지 트랙에 표현한다. 차량을 게임 속에 구현할 때는 제조사의 캐드 파일 또는 레이저 스캐닝 방식을 사용한다. 모델을 자세히 보면 약 13만개의 다각형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안토니 가드너 i레이싱 대표에 따르면 현재 1년에 50파운드(약 7만원)하는 기본 멤버십에 가입해 활동하는 사용자는 약 6만5000명에 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