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더와 함께한 아프리카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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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와 함께한 아프리카 여행기
  • 줄리안 렌델(Julian Rendell)
  • 승인 2016.11.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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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장교, 사진가 그리고 의사가 모여 27년 된 랜드로버를 타고 콩고의 정글을 거쳐 아프리카를 탐험한 이야기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농담이 아니다. 2013년에 세 명의 겁 없는 탐험가들이 콩고 민주 공화국의 수도인 킨샤사(Kinshasa)까지 달리는데 정확히 4달, 그리고 정글의 지옥까지 4023km를 이동하는 데는 두 달이 걸렸다. 모든 것이 이베이에서 2700파운드(약 397만원)에 산 D-reg 랜드로버 90에서 시작됐다.


마이크 마틴은 약혼녀 클로에 베이커와 사진작가인 찰리 햇치-반웰과 함께 여행했다. 그는 “콩고를 지나갈 생각은 없었지만 북아프리카에서의 분쟁은 영국으로 돌아갈 기회를 주지 않는 듯했다. 어려운 일인 줄은 알았지만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사회 기반 시설이 말 그대로 엉망진창인 콩고민주공화국을 넘어가는 것은 아주 힘든 도전이었다. 국경을 놓고 발생한 전쟁과 내전은 폭파된 다리, 비가 내린 뒤 트럭이 지나간 흙탕길 같은 잔여물을 남겼다. 마틴은 1960년 이후 수십 년 동안 콩고 남쪽에서 북쪽까지 가로질렀던 탐험가는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마틴은 세상 경험이 많아 지혜롭고 에너지가 넘쳐났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헬만드에서 2년 동안 정보원으로 활동한 것을 비롯해 영국 육군에서 총 5년 동안 복무했다. 랜드로버를 구입해 수리하고 장비를 다는데 2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 마틴은 ‘이 일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자’ 주의였을 뿐이지, 딱히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진 않았다. 여정은 베이커가 새로운 국민의료보험 과제를 시작할 수 있도록 2013년 8월 전까지 6개월 안에 마쳐야 했다. 그녀의 의술은 탐험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마틴은 이베이에서 예산에 맞는 랜드로버를 찾는 것으로 힘든 도전을 시작했다. 운이 좋게 짐칸, 금속 완충제, 높은 곳에 설치된 공기 흡입구까지 달린 상당히 낡아 빠진 랜드로버 90을 구매했다. 이 지저분한 차가 도착했을 때, ‘기진맥진이’라는 별명을 바로 지었다. 마틴은 “나는 가능한 한 기본적이면서 단순한 랜드로버를 원했다. 어차피 여행 중에 거의 모든 부분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사려 했다”고 말했다.


이는 콩고 탐험에서 상식을 벗어나는 부분이다. 마틴은 많은 돈을 들여 장황한 장비 목록으로 채우느라 몇 달을 보내는 대신, ‘기진맥진이’를 운전하기에 안전하고 반드시 필요하며 비용 효과가 높은 장비들을 설치하는데 두 달을 보냈다. 그는 부족한 기술적인 지식을 보충하기 위해 헤인즈 설명서를 읽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조언을 구했다. ‘기진맥진이’의 엔진, 전자장비, 제동장치 등을 점검했다. 또한 클러치 마스터 실린더를 교체하고 코니 댐퍼를 끼우는데 그의 열정을 불어넣었다. 핸들을 왼쪽으로 옮겨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는 “모험가가 되고 싶다면 그전에 기계에 관련된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좌석은 기본형으로 세 개로 구성돼 있다. 장비를 싣는 짐칸도 있다. 여분의 타이어와 도구를 담은 튼튼한 군용 보관함 레이콘 박스 한 쌍, 수동으로 조작 가능한 윈치를 고름으로써 더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 마틴은 “우리는 윈치 앞, 뒤로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장비로는 모래 사다리 한 쌍, 부러진 랜드로버 정품 하이-리프트 잭이 있다. 또한 양심 없는 콩고의 중간 상인이 희석해서 파는 디젤과 변속기 오일을 정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연료/물 분리기가 들어 있었다. 침낭은 짐칸 위에 매달린 해먹 상자에 걸었다. 그리고 섬프 가드, 여분의 배터리, 새 BF 굿리치 타이어 세트와 타이어 공기주입기로 준비를 끝냈다. 마틴은 “타이어들이 끝내줬다. 여행이 끝날 때까지도 낡지도 않고 펑크가 딱 한 번 났을 뿐이었다. 놀라웠다”며 감탄했다.


그들이 겪은 정글 모험에서의 투쟁을 고려해 볼 때, 마틴과 동료들이 여행에 대해서 책을 쓴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설명은 꾸밈이 없었다. 지나갈 수 없이 폐쇄된 길, 방해 공작을 펼치는 모든 마을의 공무원들, 자주 고장 나며 고치기까지 며칠이 걸리는 차, 적대적인 군중들, 깨물어대는 개미들, 자주 잘라내야 했던 덤불들과 끝이 보이지 않는 청어 통조림까지. 하지만 교회에서 밤에 피신할 곳을 제공받거나 여분의 타이어를 구해다 주는 등 환대를 해주는 현지인의 인간애도 엿볼 수 있다.

 

정글 탐험은 사진작가인 찰리 해치-반웰이 비행기로 킨샤사에 도착한 2013년 5월 말부터 시작됐다. 그의 짐 가방에 콩고 민주 공화국으로 가던 중 고장이 난 클러치판을 담았다. 마틴과 베이커는 먼저 유럽, 북아프리카, 서아프리카 등지를 네 달 동안 차로 이동했다. 킨샤사로 가는 373km - 4023km에 달하는 전체 여정의 1/10에 해당하는 - 의 여정은 처음에 빨랐다. 거의 하루 만에 끝냈다. 하지만 타이어 자국과 움푹 팬 진흙길에 접어들자 16km를 가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잔인하게도 정글 도로는 현지인이 화장실로 사용하기도 했다. 마틴은 아주 생생한 증언을 통해 “갈수록 최악이었다. 인분으로 인해 ‘기진맥진이’에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60일의 여행 기간 중 20일째로 접어들었을 때, 스티어링 박스가 기어 하나를 삼켰다. 마틴이 근처의 마을에서 여분의 기어를 찾아낼 때까지 5일 동안 머물러 있어야 했다. 구호 기관이 버린 랜드로버의 대체품을 650달러(약 72만원)에 샀다. 그때쯤 준비해온 진(gin, 증류주)이 한 방울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바로 다음 문젯거리가 터졌다. 마틴은 베이커와 파혼하기로 결정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다정하게 지냈고 나중에 책의 공동저자로 남았지만 당시 그들 관계 속의 긴장감이 표면으로 드러났다.


그 후로도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 다시 말해, 36일 후에 도착한 은질리 강에서 그 강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다리가 큰 장애물이 되었다. 첫 번째 다리에서는 현지의 나무로 만든 가교가 필요했고, 두 번째 다리에서는 현지 기술자의 아이디어를 얻어 직접 만든 뗏목을 타고 건넜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뗏목을 띄우기 위해 ‘기진맥진이’에 여섯 개의 기름통을 달았다. 또한 묘목과 가지들을 잘라내 수많은 작은 다리들을 수리하고 난 뒤에야 일이 수월하게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해치-반웰이 자기 발등에 도끼를 찍는 재앙이 발생하기도 했다. 베이커는 해치-반웰의 발등을 꿰매기 위해 알고 있는 모든 의료기술을 사용했다. 그는 강한 진통제로 버텨냈지만 며칠 동안 무거운 짐을 들거나 운전을 할 수 없었다.

 

킨샤사를 떠난 지 47일째, 탐험대는 마침내 정글을 횡단하기 위해 콩고 강에 있는 키상가니 항구에 도착했다. 마틴은 수단으로 가는 마지막 1,287km의 여정을 남겨두고, 다 망가져 가던 랜드로버를 정비했다. 마틴은 ‘기진맥진이’가 계속되는 전투로 지쳐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쉽게 정비를 끝내며 27살 먹은 네바퀴굴림 랜드로버를 달랬다. 결국 놀랍게도, 이 차는 가장 도전적인 탐험을 마쳤다.


마지막 여정은 반란국을 모험하는 것이었다. 콩고 모험을 끝내기 위해 국경을 넘어 남 수단에 진입하기 전까지 유엔 공관을 포함한 안전한 장소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이 필요했다. 잠시 정비를 하며 휴식을 취할 시기에, 갑자기 소규모 충돌로 인해 정치 상황이 악화되었다. 우리 역시 갑작스러운 소란 때문에 기밀 업무를 하는 영국인에게 ‘기진맥진이’를 서둘러 처분하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마틴은 ‘기진맥진이’가 아직도 거기에 있다고 믿으며 다시 그것을 사올까 심각하게 고민하는 중이다.


마틴은 뒤늦게 얻은 깨달음으로 여정에 대한 것을 바꿀 수 있을까? 마틴은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대답했다. “만약 계획할 시간이 더 많았다면, 그렇게 대단한 모험은 겪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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