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쿠페의 대결, C63 S 쿠페 vs 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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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쿠페의 대결, C63 S 쿠페 vs M4
  • 닉 캐킷(Nic Cackett)
  • 승인 2016.10.2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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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럽게도 나는 메르세데스-벤츠 C63 AMG로 어리석은 짓을 많이 했다. 그중 여러 경우를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영국 남해안의 황량한 도로에선 연료탱크에 납작 엎드려 달리던 광적으로 용감한 바이커가 나를 보고 휙 엄지를 세운 적도 있다. 로터리에서 잠시 전속으로 돌아가자, 어느 버스 기사가 멍한 표정으로 엄지를 내리꽂고 길가에서 C63의 연기장막을 노려봤다. 바로 그런 차였다. 훌리건 같은 6.2L 엔진을 영국공인회계사의 단정한 스포티 드레스로 감쌌다.


그러나 무엇보다 옛 친구를 태우고 뻔질나게 우리 고향 도심의 1차선 도로를 돌아다니던 기억이 새롭다. 그 동맥의 양쪽에는 가게와 펍이 빽빽이 들어찼다. 마치 천장을 걷어낸 목조 터널처럼 꽝꽝 울렸다. 여기서 이 모델의 온갖 약점은 V8 자연흡기 엔진의 4개 파이프 아드레날린 효과에 그냥 묻히고 말았다. 푹 꺼진 하수구 맨홀 뚜껑 위를 달리며 앞바퀴가 덜컹거리는 순간 다시 그 진가가 드러났다.
 

그보다 몇 년 전 일이었다. BMW M3의 E90 버전으로도 그에 못지않게 유치한 장난을 쳤다. 독자적인 V형 피스톤 미사일은 리듬에 맞춰 8300rpm까지 치고 올랐다. 이제 둘 다 사라진 지 오래고, 후계차가 굳건히 자리잡았다. W205시리즈 C63과 F32 M4는 모두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달았다. 하지만 두 라이벌 어느 쪽도 아직 각자의 선배만큼 기억할 만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둘 다 별 4개의 시승평가를 받았다. 많이들 좋아하지만 어느 쪽도 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초기 버전이었다. 두 메이커는 그 뒤 한층 강력한 중역형 버전을 내놨다. 메르세데스- AMG의 경우 S배지를 단 C63 쿠페를 내놨다. 한편 BMW는 막강한 CSL 배지의 후예로 손질한 컴피티션팩을 선보였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그 둘을 맞붙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웨일스 한 모퉁이를 아예 틀어막았다. 그리고 연료를 충분히 마련하고 느긋하게 바라봤다. 과연 이들이 우리를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일단 바닷가에서 출발했다. 랜트윗 메이저의 남쪽 자갈 해변은 해안 풍경보다는 넓은 카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어쨌든 우리는 바닷가에서 시동을 걸었다. 둘 다 잔잔한 파동을 일으킬 만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현지인들의 입에 오르내린 차는 C63. 그 이유는 뻔했다. 지난해 우리는 흰눈자위 색깔의 좀 덜떨어진 차를 몰았다. 게다가 밋밋한 탈지우유의 맛이 났다. 그러나 무광블랙 19인치와 20인치 합금휠에 짙은 오션블루 C63 S 쿠페는 전지우유처럼 윤택하고 아름다웠다.
 

때문에 우리는 뮌헨의 라이벌 BMW(와 그보다 거리가 먼 잉골슈타트의 라이벌 아우디에도)에 감사했다. BMW와 아우디가 메르세데스에 C클래스 쿠페로 두 라이벌과 경쟁하려면 개성있는 ‘룩’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덕분에 새로 아치가 부풀어 올랐고, 메르세데스 AMG GT에서 영감을 얻은 테일이 관능적인 자태로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그날 아침 언제나 눈에 띄던 M4가 C63의 그늘에 가리고 말았다. 기본형 20인치 M 스타 휠의 광채와 그 너머 옵션인 골드 캘리퍼를 생각할 때 대단한 성과였다.
 

한편 C63은 실내에서도 한발 앞서갔다. 도어카드 버메스터 스테레오 스피커부터 IWC 시계와 주먹크기 3링 환기구에 이르기까지, 실내는 마치 건축가의 연필통처럼 반짝였다. 그 모든 광채가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주로 금속을 대신한 플라스틱 광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콘솔의 옵션인 탄소섬유와 함께 전체적으로 효과는 좋았다.


M4는 오랜 가죽 재킷만큼이나 실내가 친숙하고, 한층 단정했다. 냄새마저 가죽 재킷과 같았다(냄새가 없는 메르세데스의 인조소재보다 좋았다). 그리고 안락한 스포츠 시트도 더 좋았다. 나아가 아이드라이브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도 라이벌의 커맨드 시스템보다 우수했다. 길이 4인치의 기어스틱도 마찬가지.
 

둥근 스틱은 별달리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AMG는 모기업의 불편한 컬럼장치에 묶이고 말았다. 물론 C63에도 장점은 있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2595파운드(약 379만원)짜리 프리미엄팩의 일부인 파노라마 선루프. 왜 그럴까? M4의 탄소섬유 루프는 선루프를 달 수 없었다. 바깥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알려고 할 때 천장에 뚫린 구멍은 쓸모가 있다.
 

일단 촬영을 마친 뒤 우리는 서서히 북쪽으로 달려가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꺾어 고속도로에서 M4를 탔다. 그런 다음 웨일스 내륙에서 인적이 드문 B급 도로로 들어갔다. 먼저 C63. 기본형과 같은 수제 V8 4.0L 트윈터보 엔진으로 무장했다. 따라서 GT 엔진처럼 웻섬프를 쓰고, 대용량 가솔린 엔진과 대등하게 최첨단 단조 알루미늄과 지르코늄을 아울렀다. 최신형의 파워는 풍부했다.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71.3kg·m. 심지어 GT S보다 더 강력했다.
 

기본형 C63(38마력이 떨어지는)은 지극히 예리했다. S는 달랐다. 한번 기침을 하며 짖은 뒤 은은히 뒷전으로 물러났다. 마치 폭동이 일어나기 전 술렁이는 교도소 마당과 같았다. 하지만 액셀을 밟자 끈적하게 흘러갔다. 그 뒤 C63 S는 점차 솟아오르는 음파를 타고 장쾌하게 정상으로 올라갔다.
 

이처럼 서두르지 않고 잔잔하고 마리아나 해구처럼 깊숙이 흘러가는 것은 대배기량 팬들에게는 익숙하다. 하지만 공회전에서 점증하는 트랙션(실린더 뱅크 사이에서 돌아가는 터보의 지원을 받지 않았는데도)은 모범적이었다. M4는 상대가 아니었다. 컴피티션팩은 레귤러 모델보다 파워가 강화됐다. 그러나 토크는 변함없이 56.1kg·m.
 

솔직히 112마력의 출력차가 눈에 띄었다. 게다가 BMW는 더 잽싼 페달로도 버거운 스로틀 반응을 해결하지 못했다. 실린더의 연료가 상대적으로 적어 직렬 6기통은 터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탄소섬유 드라이브샤프트의 회전력에 비춰 3.0L 엔진을 나른하다고 한다면 황당할 것이다. 하지만 라이벌의 숭고한 V8의 유연성에 비해 그 성능의 입체적인 성격이 뚜렷이 떨어졌다. 고속도로에서 M4의 이피션시 모드나 스포츠 모드가 C63의 우렁차고 매끈한 스로틀 추진력을 따르지 못했다.
 

그러나 M4의 강점이 부드러운 엔진노트에서 당장 드러났다. BMW는 실내와 구동체계가 메르세데스보다 훨씬 조용했다. 이전에 우리가 확인했던 C63의 단점과 S의 광폭타이어도 소음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 현상은 승차감에도 영향을 줬다. 기복 있는 고속도로에서는 무난했다. 한데 웨일스의 변덕스럽고 이따금 절벽 같은 시골도로에서 금방 무너지고 말았다.
 

BMW는 컴피티션팩을 통해 스티어링 조절력을 발휘했다. 실은 그 때문에 경직한 반응은 한층 두드러졌다. 특히 하드웨어가 바뀐 댐핑은 깨진 아스팔트를 이전과 달리 차분히 타고 넘었다. 컴포트(Comfort) 모드에서는 그 이름답게 놀랍도록 편안했고, 스티어링도 마찬가지였다. M4 스티어링은 C63의 가장 게으른 세팅의 약간 뚱한 감각보다 가볍고 상큼했다.


이 모두에 힘입어 장거리 여행에서 M4가 좀 더 편리했다. 드라이버를 사로잡는 V8의 폭넓은 매력을 넘어섰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이 똑같이 맛깔스런 세련미를 살리며 한층 발랄한 인풋을 흡수하는 섀시 능력이었다. 도로가 빨라질수록 M4도 빨라졌다. 그 엄청난 그립, 경이적 밸런스와 확고한 차선 유지력이 무리없이 직관적으로 작용했다. 이 차의 접지력은 예측가능한 비밀이었다.
 

C63은 일관성이 떨어지면서도 가속이 더 빨랐다. 한데 그만큼 확고한 자신감을 준다고 할 수는 없었다. 이 현상은 감속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고(두 라이벌 모두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더 큰 영향을 줬다. 더 크고 무거운 AMG가 코너 진입이 더 느렸고, 그 뒤의 보디컨트롤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C63은 M4보다 롤센터 감각이 약간 높았고, 보다 쉽게 안정을 잃었다. 우리가 선택한 오르막의 7부 능선에서 컴피티션팩이 예리하게 반응한다는 인상을 줬다.


사진기자 루크 레이스가 다시 장비를 꺼냈을 때 날씨가 불안했다. 푸른 녹음이 눈부셔야할 곳에 전함의 잿빛 장막이 몰려들었다. 포경선 선장의 사기를 꺾을 만한 물벼락이 쏟아졌다. 막강 뒷바퀴굴림 쿠페를 스키드팬에서 시험할 상황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그럼에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고어텍스를 감싸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길가에서 출발신호를 보냈다. 
 

M 디비전의 컴피티션팩은 트랙에서 한층 빨라야 하는 임무를 타고 났다. 따라서 액티브 M 디퍼렌셜, 앤티롤바와 광폭타이어는 직진주행에 한층 충실했다. 그러나 실제로 트랙션이 감소됐을 때 처리능력이 훨씬 떨어졌다. 특히 엔진파워가 치솟을 때를 계산에 넣을 때 더욱 그랬다.


C63 S의 경우 타이어를 짓찢는 감각을 엉덩이가 즉시 호응하다는 걸 알았을 때 모든 근심이 사라졌다. 그런 기미만 보여도 전자 디퍼렌셜(기본형 C63의 기계식과는 반대로)이 너그럽게 슬라이드를 감싸 안았다. 그 뒤 컨트롤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스티어링의 스피드와 무게(레이스 모드를 선택할 때 갑자기 분명해지는) 그리고 어느 회전대에서도 지고한 V8의 직선적인 반응 덕분이었다.
 

단 한 번의 코너링 성적으로 AMG의 승리를 선언한다면 얄팍한 판정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 그러나 한계에의 접근성(트랙션 컨트롤을 중간단계인 스포츠 세팅에 뒀을 때 확실히 드러나는)이 전체적으로 드라이버의 경험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M4는 더욱 나긋하고 쓸모가 있었으나 C63 S에 비해 융통성이 없었다. 따라서 극한으로 몰아가려는 성향이 있고, 서킷에서가 아니면 시원스런 스피드로 보답하려는 자세가 부족했다.


솔직히 트랙데이에 나갈 가능성이 없는 6만+ 파운드 쿠페로는 AMG 컨셉트가 드라이버에게 더 큰 보상을 줬다. 특히 C63은 세련된 V8의 폭넓은 사운드트랙과 주행패턴을 갖춰 M4와 맞섰다. 재규어나 포르쉐 트레이드마크와 인연이 없는 브랜드에서는 찾을 수 없는 매력을 갖췄다. 어느 속성이나 최종 판정의 장애물을 말끔하게 제거했다. 솔직히 집으로 돌아오는 장거리 여행에선 성격이 원만한 컴피티션팩을 마음껏 즐겼다. 하지만 재미있는 메모리 뱅크에 깊숙이 파고든 모델은 뿌리칠 수 없이 매력적인 C63 S였다.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모델 리스트 정상에 확고히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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