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불모지 일본, 디젤 엔진 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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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불모지 일본, 디젤 엔진 바람 불까?
  • 전상현 에디터
  • 승인 2016.10.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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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A 그룹은 지난 7월 12일 일본 도쿄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디젤 콘퍼런스를 열었다. PSA 그룹이 개발한 디젤 엔진의 우수성과 디젤 엔진 관련 기술을 소개하는 시간. 이날 푸조, 시트로엥, 그리고 DS 브랜드가 총 8대의 디젤 엔진 모델을 출시하며 공식적으로 일본에 디젤 엔진 도입을 알렸다. 사실 PSA 그룹은 최초로 디젤 엔진 모델을 만든 것을 비롯, 다양한 디젤 엔진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엔진의 비중이 크지 않아 그동안 디젤 엔진의 도입을 미뤘다.


일본은 1998년부터 강력한 디젤 엔진 억제 정책을 폈다. 당시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검은 매연 등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인식이 강해서였다. 이는 강력한 규제로 이어졌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일본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보면 유럽의 규제 기준보다 40~50% 더 엄격했다.


이 정책에 맞춰 일본 브랜드도 디젤 엔진을 개발하는 대신 휘발유 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개발에 더 힘썼다. 일본의 토요타, 닛산, 혼다 등이 디젤 엔진의 선호도가 높았던 유럽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휘발유 엔진에 대한 선호도 높은 미국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일본에서 규제가 강화되기 전까지 디젤 엔진의 점유율은 6%에 달했다. 하지만 강력한 규제로 인해 2000년에 0.2%로 떨어졌고 10년 넘게 그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들어 디젤 엔진의 연료 효율이 높고 휘발유 엔진에 비해 오염물질을 덜 배출한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지난 2015년에 비로소 5.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다만 1995년에 미니 밴과 SUV가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2000년에는 승용차로 인해 점유율이 높아졌다.
 

PSA 그룹은 일본에서 디젤 엔진의 인기가 부활할 조짐이 보이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물론 아직도 일본 시장은 휘발유 엔진 차가 58.5%, 하이브리드차가 34.8%에 이르는 등 휘발유 엔진을 기반으로 한 차의 점유율이 94%에 달한다. 이런 일본 시장에서 PSA 그룹의 디젤 엔진 모델이 인기를 끌면 브랜드 가치 향상 등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원래 디젤 엔진의 강점을 갖고 있던 PSA 그룹으로서는 주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PSA 그룹은 푸조가 1938년 최초의 디젤 승용차 402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디젤 엔진 개발에 많은 족적을 남겼다. 1959년에 403으로 디젤 엔진 승용차의 대중화를 일으켰으며, 1966년에는 204에 최초로 알루미늄을 사용한 디젤 엔진을 달았다. 그리고 1979년 유럽에서 최초로 디젤엔진에 터보를 장착한 604를 출시했다.
 

1987년 시트로엥은 CX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디젤 자동차 기록을 세웠다. PSA 그룹은 1998년 직분사 엔진(direct injection engine)에 커먼레일 시스템을 최초로 택했고, 이후 ‘HDi‘ 고압직분사 엔진을 만들었다.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미립자 필터(DPF)를 개발하는 등 디젤 엔진 관련해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
 

이번에 PSA 그룹이 일본에 들여온 디젤 엔진은 총 3개로 ‘Blue HDi’ 기술이 들어간 2.0L 터보 디젤 엔진(150마력, 180마력)과 1.6L 터보 디젤 엔진(120마력)이다. 2013년에 PSA 그룹 차에 적용된 ‘Blue HDi’ 기술은 유로6 규제 발효 이전부터 기준을 만족시켰고, 지금까지 누적 생산 100만대를 기록한 엔진이다. 디젤 산화 촉매장치(DOC), 선택적 환원 촉매장치(SCR), 미립자필터(DFP)가 결합해 배기가스의 유해 물질을 3단계에 걸쳐 제거하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디젤 산화 촉매장치(DOC)에서 일산화탄소(CO), 탄화수소(HC), 입자상 물질(PM) 중 용해성 유기물질(SOF)을 산화시켜 인체에 무해한 이산화탄소(CO₂)와 물(H₂O)로 정화시킨다. 그 다음 선택적 환원 촉매장치(SCR)에서 배기가스에 ‘AdBlue®‘라는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NOx)을 최대 90% 제거하고 인체에 무해한 물(H2O)과 질소(N)로 바꾼다. 마지막으로 미립자필터(DFP)에서 미립자상 물질(PM) 99.9%을 걸러낸다.
 

1.6L 터보 디젤 엔진은 17.0의 고압축비를 통해 엔진 내부의 마찰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다. 실린더 헤드와 블록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하여 4.0kg 가볍게 만들었다. 최고출력은 120마력/3500rpm, 최대토크는 30.6kg·m/1750rpm이다. 2.0L 터보 디젤 엔진은 두 가지로 나온다.
 

먼저 150마력짜리 엔진은 피에조 인젝터를 달아 연료의 정밀한 분사와 엔진 컨트롤이 가능하다.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을 억제하기 위해 ‘밸런서샤프트’(Balancershaft)를 달았다. 최고출력 150마력/4000rpm, 최대토크 37.7kg·m/2000rpm의 성능을 낸다. 180마력짜리 엔진은 일본에 도입되는 엔진 중 가장 강력한 엔진으로 주로 PSA 그룹의 고성능 모델에 쓸 계획이다. 2000rpm부터 나오는 40.7kg·m의 토크가 인상적인 엔진이다.
 

PSA 그룹은 일본 시장에 순차적으로 디젤 엔진 모델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콘퍼런스를 통해 과연 디젤 엔진을 객관적 시각으로 다시 보게 됐다. 물론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세계 곳곳에서는 디젤 엔진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높은 연료효율과 낮은 CO2 배출량 등 분명히 디젤 엔진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디젤 엔진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질소산화물(NOx)과 미립자물질(PM)을 줄이기 위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만약 일본에서 디젤 엔진이 인기를 얻는다면 위기에 빠진 디젤 엔진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지 않을까?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관심을 두고 일본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크리스찬 샤펠 연구개발부장(맨 오른쪽)

PSA 그룹 파워트레인&섀시엔지니어링 연구개발부장
크리스챤 샤펠(CHRISTIAN CHAPELLE)과의 인터뷰

Q 선택적 환원촉매(SCR)기술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PSA 그룹이 여기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질소산화물(Nox)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제를 통과하는 것이다. 질소산화물(Nox)을 처리할 때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늘어나고 연비 또한 안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이 둘을 모두 해결하기 위해 다른 기술들이 필요하다. 물론 선택적 환원촉매(SCR)기술은 질소산화물(Nox)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결코 저렴한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질소산화물(Nox)과 이산화탄소(CO2) 처리에 가장 효율적이다. PSA 그룹은 한 가지에 집중해서 비용을 줄이자는 전략이다. 우리는 선택적 환원촉매(SCR)기술 하나로 140만대의 엔진을 규제 기준으로부터 충족시킨다. 이를 통해 우리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Q 디젤 엔진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이다. PSA 그룹의 전략은 무엇인가?

A 유럽은 전통적으로 디젤 엔진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디젤게이트, 환경오염 이슈 등으로 디젤 엔진의 점유율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50% 수준이고, 유럽에서는 50%를 약간 밑돈다. 사람들에게 디젤 엔진이 청정 엔진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디젤 엔진은 지금 매우 중요한 기점에 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있다. 한 가지 기술로 모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휘발유 하이브리드, 디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선택지는 많다. 여러 기술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 예로 일본 시장은 매우 실용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어떤 기술이 실용적이라고 판단되면 일본인들은 만족한다. 이는 한국시장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히데유키 오카와 교수(왼쪽)

히데유키 오카와 교수에게 듣는 일본에서의 디젤 엔진 이야기

Q 일반 대중에게 디젤 엔진이라 하면 1998년 당시 도쿄 도지사였던 이시하라의 강한 규제 정책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A 디젤 엔진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이 심어진 것은 검은 매연을 내뿜는 것을 제대로 규제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 이후 규제가 강화되어 도지사의 의도대로 공기가 깨끗해졌다. 하지만 당시 매우 깨끗한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던 승용차의 성장이 주춤하게 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Q 이미 2004년에 저서인 ‘디젤이 지구를 구한다‘를 통해 일본에 더 많은 디젤 엔진이 보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일본에 청정 디젤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교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배기가스 저감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따라서 디젤이 ‘더럽다‘라고 하는 인식은 없어진 것 같다. 더 보급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디젤 엔진의 점유율이 낮은 것은 일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디젤 엔진 모델의 수가 적기 때문이다. 분명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한 사람들 중 일부는 디젤 엔진 모델을 구매하고 싶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디젤 엔진 모델이 더 많이 판매될 것이다.
 

Q 왜 지금에서야 디젤엔진이 필요해진 것인가?

A 당연히 휘발유 엔진과 비교했을 때 연비가 좋기 때문이다. 연료를 절약할 수 있고, CO₂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경유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CO₂가 적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지진 재해 등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점이지만, 경유는 휘발유보다 안전성이 높아 보관, 운반이 쉽기 때문에 비상시에도 준비해 둘 수 있는 이유도 있다.
 

Q 운전자로서 디젤의 어떤 점이 좋은가?

A 하이브리드는 매력적인 기술이지만, 한편으로 기존에 없던 것을 장착해야 한다. 이것은 무게의 증가, 공간의 확보 측면에서 보면 매우 큰 손실이다. 무언가를 추가로 장착하지 않고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다.

디젤 엔진은 시내 주행에서 휘발유 엔진에 비해 연비의 차이가 커진다. 하이브리드는 시내 주행에서 유리하지만, 고속 주행 시 연비는 그다지 좋지 않다. 연비 측면에서 보면 디젤은 시내주행과 고속 주행에서 모두 좋으며, 주행 스타일에 상관없이 어떤 운전자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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