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한 귀족같은 컨버터블, 롤스로이스 던
고고한 귀족같은 컨버터블, 롤스로이스 던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16.11.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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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의 ‘한 해 한 개 새 모델’이라는 확장계획은 계속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럭셔리 브랜드 롤스로이스는 모두 7개 모델로 이뤄졌다. 물론 가장 너그럽게 봐줬을 때 그렇다는 소리다. 팬텀이 그 중 4개를 차지한다. 그리고 롤스로이스는 세단, 롱휠베이스 세단, 쿠페와 컨버터블이라는 구분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롤스로이스는 고스트의 가지치기를 같은 모델의 변형이 아니라 독립된 모델로 본다. 가령 레이스 쿠페를 들어보자. 스포티하다고 주장하기에는 미흡하지만 롤스로서는 최대한 역동적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마침내 이 모델이 등장했다. 이름 지어 던(Dawn). 롤스로이스는 “레이스의 드롭헤드 버전이 아니다”고 했다.
 

사실 레이스의 컨버터블 버전이라 생각해도 지극히 자연스럽다. 둘은 다 같이 동일한 플랫폼을 깔고 거의 같은 기계부품을 쓰고 있다. 그런데 롤스로이스는 우리가 던을 독자적인 모델로 생각하기를 바라는 듯했다. 던은 레이스의 역동적 기능을 담기보다는 ‘가장 사교적’ 럭셔리 드롭헤드를 노렸다. “세계에서 가장 귀족적이고 사교적인 공간에서 햇빛에 멱감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2+2가 아니라 완전한 4인승을 마련했다. 롤스로이스는 던이 ‘지금까지 롤스로이스가 만든 가장 섹시한’ 모델이라 단정했다.
 

소프트톱을 가진 던은 롤스로이스의 판매량 중 최대가 될 것만은 확실하다. 1950년대 초 실버 던은 공장에서 자체 보디를 만든 최초의 롤스로이스였다. 그러나 컨버터블 버전은 외부 코치빌더에 맡겼고, 1950~1954년에 겨우 28대를 만들었다. 그 차는 또 다른 차의 컨버터블 버전이 분명했다. 어쨌든 이 던이 다른 롤스로이스의 성격을 빌려왔는지 아닌지를 여기서 밝히기로 한다. 
 

Design and Engineering 

던은 레이스의 드롭톱 버전으로 휠베이스가 같고, 똑같은 V12 6.6L 트윈터보 엔진을 동일한 자동변속기를 통해 뒷바퀴를 굴린다. 그럼에도 경험에 따르면, 아주 다른 성격을 담았다.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던은 팬텀 드롭헤드 쿠페와 더 큰 차이를 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던은 레이스보다 출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여기서 지적해둬야겠다. 던의 엔진은 563마력/5250rpm과 79.3kg·m/1500rpm으로 고스트와 같다. 레이스의 624마력과 81.4kg·m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롤스로이스의 제일 강력한 오픈카다. 팬텀 드롭헤드의 더 큰 배기량을 가진 V12 6.75L 엔진이 110마력이나 떨어진다. 이렇게 봤을 때 더 큰 차가 성능에서 한층 느긋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길이 5.6m의 준리무진은 무게가 2630kg에 이른다.
 

던이 그보다 작고 가볍다고 하지만 상대적일 뿐이다. 만일 길이 5285mm에 완전한 4개 좌석을 넣지 않았다면 의문을 던질 것이다. 게다가 팬텀의 알루미늄 구조를 따르지 않았음에도 던은 공식적으로 2560kg. 사실 하드웨어의 크기가 그만하다는 뜻이다. 아울러 럭셔리카가 실어 날라야 하는 장비가 무게를 더한다. 가령 윤택한 전동식 좌석만으로도 무게는 100kg을 웃돈다.
 

루프도 마찬가지. 롤스로이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나온 가장 정숙한 오픈카. 팬텀 드롭헤드보다 더 조용하다. 게다가 시속 50km로 달리면서 20초 만에 열리지만 더 없이 조용하다. 따라서 의문의 여지없이 루프를 올리든 내리든 목제로 마감한 데크처럼 던은 묵직했다.


에어스프링 서스펜션과 액티브 안티롤바는 고스트/레이스와는 다르다. 던에 독자적인 개성을 담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아울러 고정 루프가 사라져 약화된 비틀림 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Interior

롤스로이스의 홍보자료 중 유달리 기억에 남는 구절이 떠오른다. “뒷좌석 승객은 던에서 ‘그대로 걸어 나온다’. 뿐만 아니라 마치 리바 요트에서 멋진 자가용 제트기에 옮겨탈 때처럼 일어서서 나갈 수 있다.” 아무튼 실제로 그렇다. 코치도어는 독자적인 드롭헤드형으로 들어왔다. 이 차의 엄청난 크기와 어울린다. 루프를 걷으면 앞좌석이 전동식으로 정리된다. 차에서 왈츠를 추며 나올 수 있다. 템즈강만큼 폭이 넓은 자갈 길에 차를 세우고 문턱을 계산에 넣을 때 그렇다. 루프를 올리고 비좁은 공간에 내릴 때의 자세는 품위가 좀 떨어졌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체구가 보통인 승객은 별로 불만이 없었다.
 

그밖에도 실내는 이만한 위풍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모든 장비를 갖췄다. 따라서 스티어링은 엄청나고 히터조절장치는 약간 신비로웠다. 물려받은 i드라이브는 품격이 있었다. 내장과 베니어의 품격에 굳이 눈길을 돌리려 할 필요가 없었다. BMW의 도장 총책 요하네스 페어메어가 값비싼 페인트를 썼다는 걸 들먹일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눈에 보이는 것과 손에 닿는 촉감이 그야말로 비범했다. 아마도 이에 못지않게 까다로운 벤틀리 공장을 제외하고는 상대가 없었다.
 

그 위대한 라이벌처럼 부조화가 일어나는 곳은 뻔했다. 롤스로이스가 모기업 BMW와 부품(혹은 버전)을 함께 쓰는 부분이다. 땅에서 자랐거나 풀을 먹고 자란 것만을 고수하려는 야망을 버렸을 때 빈틈이 생겼다. 플라스틱은 가죽이나 목재만큼 감촉이 좋지 않았다. 우리 손가락은 그 차이점을 너무나 선명하게 가려냈다. BMW 7시리즈와 멀리 인연을 맺은 대시보드 구조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나 의도된 던의 충격을 뚜렷이 무디게 할 수는 없었다. 이 차는 진정한 의미의 4인승 컨버터블. 롤스로이스가 어느 승객에게나 좌석공간이 넉넉하다고 한 말은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 루프를 씌워도 뒷좌석의 185cm를 넘는 장신을 무리없이 받아들였다. 한편 트렁크가 작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사그러들지 않았다(큼직한 직물 루프를 처리하려면 상당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만한 희생을 치를 만했다.
 

Performance
레이스보다 무게가 더 많으면서 파워가 뒤져 쿠페보다 정지가속이 느렸다. 던은 0→시속 97km 가속에 5.2초로 레이스의 4.6초보다 뒤졌다. 그러나 실제로 상대적인 가속은 초대형 크루저 퀸메어리와 퀸엘리자베스의 차이에 지나지 않았다. 어쨌든 V12는 거대한 출력에 어울리는 준비태세를 갖췄다. 그러나 엄숙한 긴 행정 가속 페달을 초호화 카펫에 묻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 대신 던의 파워 리저브 게이지(롤스로이스가 회전계 대신 쓰는)는 언제나 100% 이하로 목적지를 향해 여유있게 두둥실 떠갈 수 있었다. 그래서 V12 의 낮은 부스트압의 큰 배기량 엔진이 이상적인 동력원이었다. 뒷액슬에 조용히 전달되는 79.3kg·m의 토크도 마찬가지였다. 고스트의 경우 8단 기어박스의 프로그램에 약간의 불만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우려는 한 세대 전에 말끔히 처리됐다. 지금은 ZF 자동변속기가 저단 기어에서 허둥대는 일이 없었고, 설사 그랬다 해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최소한의 노력‘을 상징하는 분위기에 거슬리는 패들과 같은 것도 없었다. 직접 다운시프트를 골라야 할 일은 아주 드물었다(보름에 한번쯤 될까?). 그럴 경우에도 킥다운은 힘찼다. 던은 의미있는 시속 32km 단위 가속(시속 32→64, 48→80, 65→97km 가속)에 2.0초 미만이었다. 그리고 BMW M5보다 48→113km 주행가속에 1초가 더 걸릴 뿐이었다.
 

Ride and Handling
눈부신 오후에 그 어디를 달리더라도 던의 운전대를 잡으면 재미가 넘쳤다. 솜털처럼 부드러운 승차감은 발걸음과 찰떡같은 궁합을 이뤘다. 언제나 완벽하게 무게를 다스리는 서스펜션과 초연한 실내의 고요가 던의 고매한 품격을 뒷받침했다.
 

시가지의 저속에서는 그 무게에 정교하고 비타협적인 조율로만 가능한 승차감을 과시했다. 우리 시승차의 21인치 합금휠은 날카로운 모서리와 깨진 아스팔트를 소리없이 타고 넘었다. 뭔가 느낄 만한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스피드가 올라가면서 타이어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아득했다. 에어스프링인데도 서스펜션은 아주 좋은 강철코일 섀시처럼 자연스럽고 정직하며 예측가능한 인상을 줬다. 바직거리거나 헛헛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특별히 서두르지 않고 미풍처럼 흘러 정말 맛깔스러웠다.
 

페이스를 올리자 던은 넘치는 스피드, 그립과 조절능력으로 호응했다. 나아가 안락지대를 벗어나려할 때 일찌감치 알려줬다. 보디 롤링이 아주 뚜렷한 징조였다. 전방시야가 좋은 B급도로의 급커브에 서두르지 않고 들어갔는데도 롤링이 제법 컸다. 아무튼 던의 조향반응은 너무나 잔잔했다. 스티어링이 너무 느려 롤링이 점차 커졌으나 핸들링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게다가 언더스티어에 대한 저항이 아주 뛰어났다. 하지만 언제나 롤링은 있었고, 서둘러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물어왔다.
 

레이스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직접 운전대를 잡고 좀 더 즐기고 몰두하라고 부추겼다. 만일 던이 똑같은 기질이기를 바랐다면 컨버터블의 보수성에 약간 실망할 수도 있다.
 

Buying and Owning 
제일 가까운 라이벌보다 30%나 웃돈이 붙은 던이 거의 만점을 받았다. 이들 희귀한 럭셔리카의 세계에서 그 30%의 웃돈만으로도 6만파운드(약 8922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물론 던이 그 웃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먼저 차에 오를 때마다 거대한 풍채, 기발한 스타일과 사회적 존재감이 숨막히게 다가왔다.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소유하고자 하는 경이로운 차의 뜻매김으로 충분했다.
 

물론 던은 롤스로이스 고객층 일부의 관심을 끌 뿐이다. 하지만 예측된 던의 잔여가치(=중고차값)는 비교적 경쟁력이 있다. 던은 쇼룸의 초기 가격이 더 높다. 그럼에도 GAP에 따르면 3년 뒤 던은 벤틀리 컨티넨털 GTC 스피드보다 쇼룸가격의 약 10%를 더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애스턴 마틴 밴티지 볼란테에 비하면 5%를 더 받는다. 대다수 던 오너들에게 연비는 중요한 관심사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상당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 우리 트루 MPG 연료테스트에 따르면 평균연비 8.1km/L이고 투어링에서는 10.6km/L를 넘었다. 대다수 라이벌보다 연료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장거리 여행에서 1회 급유에 주행반경이 725km를 넘는다.  
 

 


 

AUTOCAR VERDICT 
세련된 대로의 플레이보이. 그러나 대세를 바꿀 또 다른 롤스로이스는 아니다

롤스로이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특별한 슈퍼럭셔리 2대를 이미 내놨다. 더할 수 없이 당당한 팬텀과 맛깔스럽게 정다운 레이스. 던도 그에 못지않게 유창하고 더할 수 없이 안락하며 경이롭도록 귀족적 품격으로 눈부시다. 그럼에도 어쩐지 기대를 만족시키는 데 그쳤다. 팬텀 드롭헤드 쿠페가 이미 그 모두를 갖췄다. 그에 비해 던은 롤스 컨버터블 컨셉트를 달리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이버 어필에서 축소형 레이스는 정태적 또는 역동적 성격에서 던의 독특한 성격을 부각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독특하든 말든 던의 비단결 같은 세련미, 상쾌한 매너와 주위의 눈길을 잡아끄는 오픈카의 존재감은 다른 어느 컨버터블 메이커도 따를 수 없다. 따라서 믿건 말건 26만4000파운드(약 3억9256만원)는 완벽하게 정당하다. 무엇보다 그런 조건을 찾는 고객들에게….


TESTERS' NOTES

Matt Saunders
사실 거의 쓸모가 없지만 파워 리저브 다이얼은 미소를 떠오르게 했다. 전형적인 고속도로 크루즈에서 던의 파워 93%는 놀고 있는 인상을 줬다. 얼마나 지고한 호사냐!

Nic Cackett
던도 다양한 BMW와 똑같이 착탈식 컵홀더를 쓴다. 안타깝게도 3시리즈에서 좋지 않던 아이디어가 롤스로이스에서 매력을 발휘하는 마술을 부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도어의 우산은 천재의 발상이었다.

Spec Advice
롤스는 던의 고정메뉴 스펙을 내놓아 주문절차를 좀 더 수월하게 했다. 주문형이라는 비스포크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편안한 엔트리와 각광을 받는 순은 스피릿 오브 엑스터시가 바람직하다. 구형의 도금제품은 너무 조잡했다.

JOBS FOR THE FACELIFT
● 유연성을 좀 희생하고 스포티한 기질을 살리기를 바란다
● 동급의 가장 비싼 모델답게 실내 장비와 맞춤을 철저히 검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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