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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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파장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16.09.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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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14일 영국 런던 다우닝 스트리트 10번지 총리관저 앞.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고별연설을 한 뒤 돌아서 관저로 들어갔다. 뚜뚜뚜 콧노래를 부르며…. 사실상 전 세계를 흔든 대사건 브렉시트(Brexit)의 장본인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정도의 책임의식밖에 없는 인물이 영국국정을 주물렀다니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게 영국 현지의 반응이다.


아무튼 이처럼 함량미달의 남성 정객이 남긴 세기적 과제를 21세기 초엽의 두 여걸이 해결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여성지도자 앙겔라 메르켈과 떠오르는 스타 테레사 메이가 협상테이블에서 맞붙는다. 
 

각설하고 시야를 좁혀 영국자동차계에 초점을 맞춰보자. 브렉시트의 여파로 영국 자동차계는 이중고를 맞았다. 첫째, 자동차시장에 제동이 걸렸다. 영국은 유럽연합 탈퇴(Brexit) 투표 이전 유럽 최대 그리고 최고속 성장 시장으로 꼽혔다. 영국 소비자는 2015년 새 차 260만대를 사들였다. 유럽 최대 투자사의 하나인 ‘엑산 비엔피 파리바’(Exane BNP Paribas)는 올해 후반 수요가 1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2017년 초 다시 10% 감소하리라 예상했다. 뒤이어 유럽 전역에서 시장이 위축될 위험이 있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한때 올해 5% 성장을 내다봤던 유럽시장이 3.7% 성장에 그친다. 2017년에는 2.2% 더 줄어든다.
 

둘째, 브렉시트는 영국 메이커의 유럽 수출시장 진입을 가로막는다. 영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3분의 2는 유럽연합(EU) 시장에 나간다. 특히 양판시장 모델은 이익이 박해 환율변동이나 관세장벽에 가장 취약하다. 일본 트리오 토요타, 닛산과 혼다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닛산 총수 카를로스 곤이 최근 “조금 걱정스럽다”고 했다. 과연 ‘조금’으로 끝난 걱정거리일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그동안 영국자동차계는 대정부 협력의 모범이었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만들기의 견인차였다. 영국자동차제조협회(SMMT)가 최근 자료를 내놨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자동차계의 이익은 7.3%, 새 일자리는 1만7000개 늘었다. 브렉시트 투표 이전의 영국 자동차계의 저력을 똑똑히 보여줬다.
 

영국내 자동차 생산은 5.2% 늘어 170만대로 올라갔다. 한편 재활용과 폐기물 감소로 자동차계의 환경충격은 24.2%나 줄었다. 2015년 자동차계의 총수입은 716억파운드(약 106조4692억원), 고용인원은 81만4000명에 이르렀다. 그중 자동차 생산에 직접 투입된 인력은 16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8000명 늘었다.
 

그러면 자동차계의 투자실적은 어떤가? 지난해 영국자동차계 투자는 25억파운드(3조7175억원)로 사상최고였다. 영국산업 전반의 R&D 예산의 12%. 자동차산업이 영국경제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SMMT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영국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에 EU와 자유무역을 지키고, 무관세 정책을 실시하라고 건의했다. 아울러 영국이 EU와 결별하면 앞으로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100여개 세계시장과 개방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자동차계의 성장은 이런 관계를 어떻게 확실히 지켜나가느냐에 달렸다.” SMMT 회장 마이크 호스의 말. “지금까지 영국자동차계는 성공적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해왔다. 브렉시트로 인해 앞으로 장애가 생긴다면 영국정부가 앞장서 해결해야 한다.”


한편 EU측에서도 영국자동차계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산업 대표기구 VDA의 회장 마티아스 비스만은 이렇게 말했다. “영국을 EU에 묶어두는 것은 그리스를 유로권에 잡아두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일본계 양산차 메이커 토요타, 닛산, 혼다는 영국기지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카 메이커 포르쉐도 영국시장 수호의지를 밝혔다. 그런가 하면 영국과의 끈끈한 인연으로 영국인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포드는 장고에 들어갔다.


동시에 영국의 유가상승 우려도 자동차 오너뿐 아니라 경제계 전반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어쨌든 브렉시트의 파급효과는 오는 하반기에 한층 뚜렷이 드러나리라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2017년에 가서야 충격의 실체가 밝혀질 전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과 영국 총리 테레사 메이의 담판이 영국과 유럽의 앞날을 크게 판가름할 것이다. 정치와 경제만 아니라 사회 그리고 문화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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