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반격을 가하려는 듯, 아우디는 신형 A6의 휘발유와 디젤 모델을 동시에 국내에 출시했다. 모델도 장비 수준에 따라 두 가지를 마련해 소비자를 유혹한다. 물론 이번에도 국내에 들어온 모델은 V6 3.0L TDI 엔진을 얹는다. 이번에 시승한 A6 3.0 TDI 콰트로는 마찬가지로 다이내믹 등급에 해당하는 고급형 모델이다. 가격은 같은 등급의 휘발유 모델과 같은 7천870만원(기본 모델은 6천880만원)이다.
강렬한 선과 부드러운 면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실내도 스티어링 휠 너머의 계기판을 빼면 휘발유 모델을 그대로 복사해 놓은 듯 똑같다. 충분히 고급스러운 내장재와 깔끔한 마무리는 동급 다른 모델들 가운데에서도 A6을 돋보이게 한다. 차급을 생각하면 충분히 넉넉한 실내공간과 몸을 잘 잡아주면서도 쿠션은 적당히 부드러운 시트도 매력적이다. 대신 높은 센터 터널이 뒷좌석 가운데 자리의 쓰임새를 줄이는 것도 휘발유 모델과 같다.
휘발유 모델과의 차이는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눈에 쉽게 뜨이지 않는 세부적인 장비와 세팅에 집중되어 있다. V6 3.0 TDI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이전 세대 모델에도 쓰였던 엔진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최고출력은 5마력 높아진 245마력이고 최대토크는 51.0kg·m으로 변함이 없지만, 섬세한 조율이 전반적인 차체 경량화와 어우러져 연비가 크게 향상되었다.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도 6.8초에서 6.1초로 당겨졌다.
휘발유 모델에는 토크 컨버터식 자동변속기가 올라가지만, 디젤 모델에는 S트로닉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쓰인다. 5단부터 기어비 간격이 촘촘해지고, 그 간격도 윗단으로 갈수록 더 좁아지기 때문에 고속 연비와 가속반응 모두 우수하다. 다만 변속기와 디젤 엔진의 특성상 낮은 단에서는 울컥거리는 경향이 있다. 스톱-스타트 기능도 디젤 모델에만 있다. 디젤 엔진인 탓에 재시동이 조금 더디지만 진동 억제가 잘 되어 거슬리지는 않는다. 고속에서 약간 튀는 느낌도 있지만,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차분하다. 최신 크라운 기어 센터 디퍼렌셜이 쓰인 콰트로 시스템은 휘발유 모델의 셀프 로킹 디퍼렌셜 시스템과 뚜렷한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다. 그러나 차체 앞쪽이 무거운데도 스티어링 감각은 상당히 정교하고 즉각적이다.
A6 3.0 TDI는 같은 배기량의 휘발유 모델보다 한층 스포티한 성향을 보여준다. 이런 혜택을 고급 모델 구입자들에게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쉽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오너들이 A6에 좀 더 매력을 느끼려면 낮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 모델이 더해질 필요가 있다.
글 · 류청희(자동차평론가)
SO GOOD
■ 민첩해진 몸놀림
■ 속도에 관계없이 시원한 가속력
■ 배기량에 비해 우수한 연비
■ 충분히 고급스러운 실내 꾸밈새
NO GOOD
■ 저배기량 디젤 엔진의 부재
■ 아직도 ‘예리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FACT FILE
AUDI A6 3.0 TDI QUATTRO DYNAMIC
가격 7천870만원
크기 4915×1874×1455mm
휠베이스 2912mm
무게 1935kg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6.1초
엔진 V6, 2967cc, 직분사, 터보디젤
최고출력 245마력/4000~4500rpm
최대토크 51.0kg·m/1400~3250rpm
연비 13.5km/L
CO₂ 배출량 199g/km
변속기 7단 자동
트렁크 용량 530L
타이어 245/45 R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