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퀴굴림의 역사를 잇는, 페라리 GTC4 루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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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퀴굴림의 역사를 잇는, 페라리 GTC4 루쏘
  • 맷 프라이어(Matt Prior)
  • 승인 2016.09.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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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 뒤쪽이 네모난 디자인으로 나오면 어쩔 수 없이 브래드밴이라는 이름을 피할 수 없다. 5년 묵은 FF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페라리 GTC4 루쏘는 페라리가 이런 틀을 따른 본보기다. 페라리는 앞 엔진 4인승 라인업을 들여놓는데 호의적이다. 공교롭게도 V12를 달고 나타났다. 612 스칼리에티를 대체할 FF가 등장할 때까지 페라리에는 네바퀴굴림이 없었다.
 

그 뒤 FF가 그랬고, GTC4 루쏘가 네바퀴굴림을 달고 나왔다. 게다가 새 차는 네바퀴 조향시스템을 추가했다. 지난해 F12tdf에 달린 장비를 한층 개량한 것이다. 뒷서스펜션의 토 링크에 달린 액추에이터가 민첩성 또는 안정성을 약간 강화했다. GTC4 루쏘의 다양한 변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항목이기도 했다. 따라서 페라리에 따르면 FF를 밀어내고 GTC4 루쏘라는 새 이름을 받아들일 명분을 만들었다.
 

여기서 특별히 새로운 변화를 더듬어보기로 한다. 외부 스타일, 특히 테일을 다시 손질했다. 양쪽의 단일테일램프를 쌍둥이 테일램프로 갈았다. 아울러 일부 공력 성능 및 뒷루프도 새로 손질했다. 쿠페 스타일의 왜건은 아름답지만, 어색한 것도 없지 않다. 내가 보기에 GTC4는 후자로 기울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 브래드밴은 보기 드문 틈새 제품이다. 하지만 내가 알아봤더니 상당히 많은 사람이 브래드밴에 관심이 있었다. 앞에서 보면 GTC4 그릴은 FF보다 낮고 넓으며 더 공격적이었다. 엔진의 출력이 높아지면서 냉각기능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에서 냉각기능이 더 강화돼야 할 부분이 어딜까? 당연히 출력이 올라간 엔진이다. 651마력은 결코 충분하다고 할 수 없었지만, 680마력은 딱 알맞았다. GTC4의 6.3L 자연흡기 V12는 8000rpm에 최고출력에 도달했고, 레드라인은 8250rpm이다. 
 

실내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먼저 윈드실드가 아주 넓다. 스티어링은 새것이고, 페라리는 거기 달린 버튼의 인체공학적 기능을 크게 개선했다. 그 다음으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왔다. 하지만 몇 시간 계속해서 몰아본 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속도가 BMW iDrive 수준에 도달했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승객 쪽에는 넓고 짧은 터치스크린이 있었다. 그래서 승객이 일부 세팅을 조작할 수 있었다. 좋은 아이디어다. 
 

아울러 GTC4는 완전한 4인승. 키 180cm인 내가 운전석 뒤에 편안하게 앉을 수 있었다. 무릎과 머리공간에 각기 254mm의 여유가 있었다. 게다가 용량 450L의 넓은 트렁크가 달렸다. 바닥이 평탄하지 않았으나 뒷좌석과 위쪽 절반은 나눠져 접힐 수 있어 용량을 800L로 늘릴 수 있었다.
 

GTC4의 시동을 걸자 윤택한 사운드가 귓전을 때렸으나 먹먹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차로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슈퍼카 엔진을 갖췄음에도 제 분수에 맞게 사운드를 조율했다. 그 밖에도 첫인상이 강력했다. 좌석은 편안했고, 운전위치는 좋았으며, 시야는 무난했다. 보닛 끝은 보이지 않았고, 뒷창문은 작았다. 그럼에도 GTC4는 상당히 쓸모가 있었다. 연석에 갖다 붙이거나 거친 범프를 타고 넘을 때는 몹시 신중해야 했다. 그러나 이 차는 페라리. 당연히 그만한 정성을 들여야 할 차였다.
 

만일 그런 사실을 잊어버린다면(돌아다니는 페라리의 숫자에 비춰 그럴 리 없지만), 결국 엔진이 그 사실을 일깨워주게 될 것이다. 그렇다, 저속에서도 거침없이 잘 돌아다녔다. 그때 기어박스는 깔끔하고 매끈하게 기어를 오르내렸고, 승차감은 상당히 차분했다. 그러나 이 엔진의 토크는 5759rpm에 올라가서야 ‘겨우’ 70.9kg·m였다(그렇다, 그만하면 상당했으나 680마력/8000rpm의 엔진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말을 바꿔, 제대로 달리려면 오른발을 분주하게 놀려야 했다.
 

그러자 노이즈가 한층 굳어졌고, 반응은 빨랐으며, 총중량 1920kg이 마침내 이륙태세에 들어갔다. 어느 회전대서나 스로틀 반응은 좋았다. 그러나 가속력은 회전계에 따라 점차 올라갔다. 가속변환은 즉각적이었고, 회전대를 잘 조절하면 감속변환을 잘 다스렸다. 


그건 GTC4의 장기이기도 했다. 적응형 댐퍼 덕분에 승차감과 핸들링 밸런스는 언제나 상쾌했다. 스티어링도 상당히 좋았다. 페라리의 조향은 빨랐고, 지나치다고 할 만큼 발랄했다. 하지만 GTC4의 스티어링은 2.2회전이었고, 고속에서도 안정되고 코너진입 반응이 좋았다. 그 두 가지 어느 경우에나 뒷바퀴 조향은 도움이 됐다. 그러나 네바퀴굴림이 작동하자 그에 맞춰 스티어링이 약간 멈칫거렸다. 
 

어쨌든 GTC4는 뒷도어가 없는 4인승 쿠페 스타일의 왜건이고, 덩치에 비해 트렁크가 작았고, CO₂배출량이 350g/km나 되는 슈퍼카 엔진을 달았다. 이 차 안에 앉아 이런 차가 정말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특히 옵션을 하나도 달지 않고도 25만파운드(약 3억8200만원)에 가깝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옵션을 달기 시작하면 벤틀리 컨티넨탈 GT나 애스턴 마틴 DB11의 2배나 되는 값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


그러나 GTC4의 고객에게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4인승에 어지간한 트렁크를 달고 8000rpm을 넘어가는 자연흡기 V12 엔진을 기묘하게 매력적인 보디로 감쌌다. 이 모든 것을 갖춘 차는 GTC4뿐이다. 아무튼 희귀한 틈새 모델은 이상하게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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