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알론소 "나의 열정은 아직 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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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알론소 "나의 열정은 아직 식지 않았다"
  • 디터 렌켄(Dieter Rencken)
  • 승인 2016.09.0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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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맥라렌-혼다팀의 에이스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 그는 세계챔피언에 2회나 오른 F1의 강자, 스페인 출신의 F1계 마타도르로 통한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예측불가능한 인물로도 이름높다. 최근 영국 그랑프리를 앞두고 패독에서 TV 해설가 조니 허버트와 맞붙었다.


영국인 F1 드라이버였던 조니 허버트는 스카이 TV 해설가로 변신했다. 그가 방송을 통해 알론소에 훈수를 뒀던 게 말썽이었다. 올해 멜버른 F1에서 알론소는 시속 320km에서 46g 횡가속의 충격을 받은 가공할만한 사고를 일으켰다. 그러자 허버트는 알론소가 승리에 대한 의지가 사라졌고, F1에서 물러날 때가 왔다고 논평했다. 이에 알론소는 독하고 야무지게 받아쳤다. “천만에 나는 물러나지 않는다. 나는 세계챔피언이다. 당신은 세계챔피언이 아니기 때문에 TV 해설가가 되지 않았나?”
 

알론소는 수수께끼 같은 성격 탓에 의문투성인 사나이다. 그러나 이번 논쟁으로 알론소는 그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표면상 이번 입씨름은 TV 해설가와 슈퍼스타의 단순한 갈등이었다. 그러나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갈비뼈가 부러졌건 말건 레이스를 계속하겠다는 알론소의 단호한 결의가 드러났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현재 맥라렌은 메르세데스 그리고 페라리와 경쟁하기 버거운 처지다. 그럼에도 알론소는 의욕적으로 두 강팀과 맞서고 있다.


“그 주말(바레인 그랑프리가 열렸을 때)에 나는 여동생(의사. 알론소의 아버지가 딸에게 카트를 사줬으나 페르난도가 여동생의 카트를 빼앗았다)과 동행했다. 폐에 문제가 생기면 처치를 받기 위해서였다. 내 갈비뼈가 부러져 바레인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는 데 문제가 있었다. 나는 FIA의 검진을 통과해 출전하고 싶었다. 심지어 금요일 밤에도 FIA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다음날 내가 그랑프리에 도전할 의욕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느리다거나 이런저런 말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내게 레이스와 승리에 도전할 의욕이 없다는 말은 용납할 수 없다.”
 

F1 각팀의 총감독에게 선호하는 드라이버를 물어봤다. 그들은 예외없이 자기 팀 소속 드라이버 두 명 가운데 한 명으로 알론소를 넣겠다고 응답했다. 2년 전 각팀 총감독에게 가장 두려워하는 드라이버가 누구인가를 묻는 투표를 했다. 그러자 압도적으로 다수(18 대 4. 4개 팀은 자기 팀 소속 드라이버를 꼽았다)가 알론소에게 표를 던졌다. FIA 사인회를 열었을 때 가장 긴 대열이 맥라렌 스탠드 앞에 늘어섰다.


그럼에도 세바스티안 페텔이 알론소의 2배나 되는 4회 챔피언이다. 한편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 소속)은 3회이고, 적어도 페텔과 맞설 4회 타이틀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알론소에게도 절호의 기회가 있었다. 지난 2007. 2010과 2011 시즌을 되돌아보자. 12점만 더 땄다면, 말을 바꿔 시즌 20전중 8위 3회를 보탰다면 챔피언 타이틀을 쥘 수 있었다. 그랑프리 8위는 알론소의 사정권에 들고도 남았다. 그랬다면 알론소는 5회 타이틀로 F1의 전설 후안-마누엘 판지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리고 그들을 앞설 드라이버는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7회 타이틀)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튼 알론소는 자신의 실력을 완전히 살릴 수 없었고, F1의 통계가 정확히 실력을 반영하느냐에 의문을 갖고 있다.
 

“나는 내가 꿈꿨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힘주어 말했다. “아버지는 공장에서 일했다. 어머니는 쇼핑몰에서 향수를 팔았다. 나는 카트 세계챔피언이 된 뒤 F1 드라이버로 승격했다. F1에 들어온 지 15~6년이 됐고, 좋은 성과를 거뒀다. 2회에 걸쳐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잡았고, 세계최고의 F1팀에서 승리를 거듭했다. 25년 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수많은 성공을 거뒀고, 훌륭한 장래를 바라보고 있다. 여러모로 경제사정도 아주 좋다.”
 

맥라렌 레이싱 감독 에릭 불리에는 키미 라이코넨을 로터스에 복귀시켜 승리를 안겨준 명장이다. 그에 따르면 오로지 맡겨진 과제에 정신을 집중하는 능력이 알론소의 최대 자산이다. “페르난도의 가장 인상적인 기질은 절대로 한눈을 팔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직 레이스와 승리가 있을 뿐이다. 그밖에 아무 것도 없다. 심지어 34세인 지금도 장래를 생각할 때는 오로지 승리뿐이다. 트랙에 나가는 것이 즐겁다. 삶의 유일한 목표이니까. 그리고 트랙에 뛰어들면 속에 숨었던 짐승이 뛰쳐나온다. 그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알론소는 이처럼 가차없는 집중력을 통해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총력전을 편다. 지금 맥라렌은 미래를 향한 구조재편을 위해 내적인 압력이 절실하다. 이때 알론소의 돌격정신이 맥라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불리에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별난 인물이다. ‘자기가 원하는 걸 손에 쥘 때까지 우리는 저게 필요하다 이게 필요하다’고 닦달한다. 팀에, 경주차에, 그리고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는 완전한 드라이버다. 무엇에나 앞장서고 절대로 뒤로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제대로 문제를 잡아낸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20, 30, 40개가 있다고 하자. 당장 그중 가장 중요한 5가지를 골라낸다. 그런 다음 ‘이게 첫째’라고 우선순위를 알려준다. 40가지 과제가 있더라도 이렇게 하면 문제의 60%는 풀린다.”
 

F1 데뷔 후 16년 동안 알론소는 262개 그랑프리 출전에서, 32승과 2회 타이틀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페르난도 알론소 디아즈는 여전히 F1에 미래를 걸고 있다. 여전히 시상대 정상을 노리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그의 전성기를 믿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발휘하고 승리를 기다린다면 계속해서 배우게 마련이다. 모든 것을 하드디스크에 담는다. 모든 교훈,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것을 철저히 저장해둔다. 기회가 올 때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기회가 올 때 2~3년 전의 내가 아니라는 걸 온 세상에 보여주려고 한다. 내가 더 좋아졌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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