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틈새시장 노리는 아리엘의 사이먼 선더스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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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틈새시장 노리는 아리엘의 사이먼 선더스 CEO
  • 맷 프라이어(Matt Prior)
  • 승인 2016.08.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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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터미상은 군소 메이커 총수에게 돌아갔다. 그에 따르면 한해 생산량이 토요타의 5분간 생산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제로 그보다 더 적다고 생각한다.” 아리엘(Ariel) 총수 사이먼 선더스의 말이다. 그러나 스포츠카 회사를 차려 영국의 확고한 브랜드로 키우는 사업은 대단히 중요하다. 선더스가 그런 경우였다. 아리엘은 애텀 스포츠카 또는 그뒤 애텀을 보충해온 다른 모델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나는 아리엘의 서머싯 크루컨 본부에서 선더스를 인터뷰했다. 아리엘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버거운 시설의 실험용 아리엘 곁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실험용 애텀은 티타늄으로 섀시를 만들고 있었다. 티타늄은 틀을 잡기가 까다롭기 짝이 없어 가스를 가득 채운 텐트 안에 섀시는 넣는다. 그리고 작업자는 텐트 밖에서 일해야 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정판 생산에 온 정성을 다했다. 그 차는 개발용이었다. 우리에게 LEAP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영어로 ‘경량 전기 구조 프로토타입’의 머릿글자다. 따라서 그 차는 경량 와이어 구조다. 그러나 아주 무겁지는 않았다. 어쨌든 실제로 9.5kg에서 1.25kg으로 줄었다. 비록 8kg에 불과하지만, 레인지 로버의 경우 격차는 대단하다. 장비중량이 100kg이나 되기 때문이다. 어느 대형 메이커가 그 방법을 받아들일 경우 전체적인 감량은 엄청나다.”


LEAP 프로젝트는 아리엘이 참여하는 많은 사업 가운데 하나다. 영국정부의 지원 기구인 이노베이트 UK와 틈새 차량 조직인 NVN를 통해서 활동한다. 그중에 NVN은 400여개 군소 메이커로 이뤄진 협력기구. 일부 메이커는 경쟁관계이면서도 놀랍도록 개방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노베이트와 NVN은 우리 R&D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선더스의 말. 티타늄 섀시와 와이어 장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리엘은 현재 또다른 프로젝트에 가담하고 있다. “신기술을 추구하는 3개의 수백만 파운드짜리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선더스에 따르면 ‘교란적’이란 선더스와 아리엘의 야망을 알려주는 추진력을 가리킨다. 비현실적 수준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지 않고 한계의 지평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말을 바꿔 대기업이 할 능력도 의사도 없는 분야에 뛰어든다. 즐겁지만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아리엘의 모터사이클인 에이스는 2014년 시장에 나왔다. 여기서 말하는 바로 그 본보기다. “에이스는 애텀이 탁 트인 공간으로 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선더스의 말이다. “애텀은 패키지가 상당히 빽빽하지만, 바이크와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배터리 박스에서 2mm의 공간을 찾아내 흥분했을 때가 생각난다. 아주 떠들썩하게 축하했다. 요즘 바이크에 실을 장비가 많기 때문에 치밀하게 패키지를 짜야 한다. 트랙션 컨트롤, ABS, 연결 브레이크, 연료분사와 ECU를 담아내야 한다. 게다가 그 모두가 연료탱크 밑에 들어가야 한다. 연료를 싣고 다닐 필요가 없다면 엄청난 공간이 나온다.”


“에이스는 우리가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선더스가 말을 이었다. “군소 메이커가 대기업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군소업체가 대기업 영역에 들어가면 참패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해마다 누군가 - 아마도 한 사람 이상 - 페라리보다 더 빠르고 포르쉐보다 더 잘 만든 차를 들고 나온다. 게다가 어지간한 사람의 주머닛돈으로 만든다. 하지만 대기업은 수십억 파운드를 들여야 할 일이다.”
 

“이처럼 대기업이 할 능력도 의사도 흥미도 없는 구석이 있게 마련이다.” 손더스가 덧붙였다. “그게 우리가 들어갈 틈새다. 따라서 모터사이클 프레임은 밀링한 알루미늄이라야 한다. 제 정신인 모터바이크 메이커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한데 우리는 주조비를 감당할 수 없다. 공구제작비만도 수천만 파운드에 도달한다.” 에이스는 고객의 주문에 호응할 폭이 아주 넓다. 바이크를 살 때 라이더가 원치 않는 기본장비를 빼고 옵션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아리엘 승용차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서로 다른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 고객과 마주앉아 느긋하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낸다, 로드카를 원하는가 하면, 뉘르부르크링에 나가 개인기록을 깨겠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고객의 희망, 예산 등에 따라 정확히 스펙을 결정한다.” 선더스의 설명이다. “우리를 가리켜 자동차계의 세빌로(영국 최고의 주문양복 거리)라 부른다. 따라서 중고가 아닌 한 딜러에 들어가 당장 살 수는 없다. 모건의 경우처럼 9년이 걸리지 않더라도 상당히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똑같은 것이 없는 자기만의 차를 손에 넣을 수 있다.”


2015년 애텀은 아리엘 라인업의 노매드와 합세했다. 이로써 2000년 애텀을 출시한 아리엘은 복수 모델의 카메이커로 발돋움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노매드를 구상하고 있었다.” 선더스의 말이 이어졌다. “사실 우리로서는 논리적 귀결이었으나 모두가 놀랐다. 애텀은 도로를 달리다 왼쪽으로 돌아 레이스 트랙으로 들어가고, 노매드는 오른쪽으로 돌아 숲속으로 들어간다. 같은 길을 가다가 서로 다른 재미를 맛본다.”
 

선더스는 아리엘 라인업에 에이스와 노매드를 추가하여 당초의 이상을 한층 더 충실하게 채웠다. “당초의 꿈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재미를 볼 수 있는 소량생산에 적합한 다양한 모델을 만드는 군소 메이커였다. 제2 모델을 만들 때까지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부터 더 빨리 나올 전망이다. 올해에는 다른 모델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달라질 것이다.


선더스는 애텀을 다시 손질하는 방식이 대기업과는 다르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그들이 맞서는 도전적 과제의 일부는 대기업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차가 더 좋아질수록 값이 올라가고, 더 무거워진다. 레인지 로버가 더 크고 무거워질 때와 마찬가지다. 우리는 언제나 같은 방법으로 싸우고 있다. 무게와 CO₂배출량은 우리의 적이다. 우리는 맑은 공기를 바라지만, 차량의 성능과 연관이 있다. 그리고 배선부문에서 8kg을 줄이면 안전을 위해 늘어난 무게를 상쇄하게 된다. 이처럼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아리엘은 한해 생산량이 300대를 밑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밀고나가 대기업과 똑같은 도전에 맞선다. 기량과 헌신적 자세와 혁신을 통해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올해의 스터미상을 받을 그보다 뛰어난 후보가 달리 없었다.
 


<오토카> 스터미상

<오토카> 창사 편집인은 헨리 스터미(Henry Sturmey)였다. 그의 이름을 따온 '스터미상'(Sturmey Award)은 자동차계의 혁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오토카> 심사위원단이 해마다 선정하는 탁월한 메이커, 디자인이나 공정에 주어진다. 제1회 스터미상은 2014년 테슬라에 돌아갔다. 테슬라는 단기간에 신생 전기차 메이커로 확고한 기반을 다진 혁신적 전략을 인정받았다. 2015년 스터미상 수상자는 시트로엥 디자인 전략 총책 마크 로이드였다. C4 칵투스를 비롯한 일련의 아방가르드적 성공작을 낳은 팀장으로 이룩한 공적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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