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가상현실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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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가상현실 마케팅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6.07.0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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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펼치는 자동차 이야기. 두 나라의 다른 특색이 드러난다. 일본은 현실을 3D 폴리곤으로 재창조하고, 한국은 VR로 3D를 만든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마케팅이 대세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이제는 스마트폰을 넘어서 VR과 가상현실을 이용한 마케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일본 벤츠의 마케팅은 좀 괴짜스럽기까지 하다. A-클래스 발표 때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눈길을 뺏더니, GLA 발표 때는 슈퍼마리오게임 속의 애마로 등장시켜 이목을 끌었다. 현지화는 물론, 유머감각까지 갖춘 벤츠 일본의 광고가 신선했다.
 

그들이 이번에는 ‘사이버 공간의 홍보’에 눈을 떴다. 벤츠 일본은 A-클래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발표에 ‘퍼퓸’(Perfume)과의 합동 마케팅을 진행했다. 퍼퓸은 일본의 전자음악 아티스트그룹으로 대중음악과 전자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곡들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걸그룹과 선을 긋는 코어한 사운드의 음악으로 명성을 쌓았다. 이들의 특징이라면 CG, 레이저 아트, 웹 기반 퍼포먼스 등 신기술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무대 안팎으로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는 것.
 

벤츠 일본은 사람의 움직임을 이용해 3D 그래픽을 만드는 분석기술을 활용, 이들의 캐릭터를 만들어 인터넷과 어플리케이션 등 가상공간에서의 홍보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홍보를 위해 만든 스페셜 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에서 3D 캐릭터로 구현된 퍼퓸이 등장한다. BGM으로는 벤츠 A-클래스 페이스리프트를 위한 전용 곡이 흐른다. 인터넷과 어플리케이션 등 가상의 특별무대를 통해 벤츠 A-클래스 페이스리프트의 홍보를 보는 것이다. 가상과 현실의 융합이다.
 

참여한 인물의 면면도 흥미롭다. 프로모션과 같은 이름의 신곡 ‘Next Stage With You’의 작곡가는 ‘나카타 야스타카’로 현재 일본 전자음악 계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마치 운전하는 듯한 안무를 만든 ‘미키코’ 또한 일본에서 상당히 유명한 안무가다. 캐릭터 디자인은 사다모토 요시유키가 맡았다. 그는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 굵직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온 인물이다. 일본 현대 문화의 중심축이 뭉친 셈이다.
 

이와 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한 이유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젊은 세대의 호응도를 높이는 동시에, 벤츠 일본에 새로운 이미지 덧입히기 위해서다. 벤츠 일본은 “A-클래스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최초로 인터넷 사용자 개별옵션 선택이 가능해졌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항상 최신기술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아티스트, 퍼퓸을 마케팅 파트너로 맞은 것이다. A-클래스는 고객과 함께 새로운 단계로 진화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한 특별모델, A180 커스터마이즈 버전도 준비했다. 일본에서만 판매되는 버전으로, 웹사이트에서만 고를 수 있는 전용 색상과 옵션 및 패키지의 자유로운 구성이 가능하다. 총 30대에만 달아주는 한정 데칼 옵션으로 희소성 더해준 것은 일본 특유의 판매 전략이다.
 

일본의 사이버마케팅이 어플리케이션 위주라면, 한국은 VR 위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 유리한 부분이 상당할 것이다. 대부분이 플래그십 기기를 사용하는 데다, 삼성, LG 등 양사가 적극적으로 VR기기를 내놓고 홍보한 영향도 크다.
 

현대는 아이오닉을 발표하며 유튜브를 통해 3D VR 광고를 제시했다. VR 헤드셋을 끼면 마치 아이오닉을 타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바깥에서 머리를 끄덕이는 것으로 아이오닉의 디자인을 확인하고, 실내 곳곳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아직 가상현실 속 주행이지만 실제로 타고 달리는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했다.
 

한국토요타 또한 마찬가지. 프리우스를 타고 달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VR 컨텐츠를 유튜브에 게시했다. 해외 곳곳의 도로를 프리우스를 타고 달리는 내용. 다만 프리우스 실내의 질감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한 부분은 약간 아쉬움이 있다. 최근에는 코카콜라의 음료 브랜드인 ‘환타’가 ‘환타 플레이’라는 이름으로 VR 홍보에 집중적으로 나섰다. 윙수트를 입고 하늘을 날거나, 인제 서킷에서 레이싱카를 타고 드리프트를 하는 모습을 360˚ 카메라로 찍어 유튜브에 지원한 것.
 

이처럼 스마트폰을 이용한 프로모션으로 두 나라 간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은 꽤나 재미있는 일이다. 현실을 가상화하는 일본의 성격과, 가상을 현실처럼 느끼게 하거나, 현실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느끼도록 세팅하는 한국의 특성이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우리와 문화 특성이 많이 다르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가상현실 마케팅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 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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