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순혈의 SUV, 르반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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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순혈의 SUV, 르반떼
  • 리차드 브렘너(Richard Bremner)
  • 승인 2016.06.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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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려온 마세라티의 첫번째 SUV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마세라티는 지난 2003년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V8 엔진을 얹은 콘셉트카 쿠뱅을 발표하면서 SUV를 약속했다. 쿠뱅을 양산차로 만들지 않았지만 마세라티는 2011년 또 다른 쿠뱅을 공개했다. 이번에는 지프의 기술을 기반으로 3년 혹은 5년 안에 실제로 출시할 것임을 천명했다. 결국 마세라티는 지프의 하드웨어보다 마세라티에 기초를 두고, 미국에서 생산하는 대신 이탈리아를 선택했다.
 

최근 SUV 시장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브랜드들이 뛰어들어 혼돈에 빠져있다. 여기에는 벤틀리의 벤테이가, 재규어의 F-페이스, 그리고 MG GS가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포르쉐 카이엔(어울릴 것 같지 않은 브랜드에서 만든 SUV의 할아버지 격)의 동적 성능과 판매량을 목표로 삼았다. 그들은 크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고, 또한 비싸지만 귀족적인 브랜드의 것으로 보기엔 또 그렇게 비싸지만도 않다.(국내에서는 오는 11월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2가지 가솔린 모델과 1가지 디젤 모델 등 총 3가지 라인으로 출시된다. 국내 가격은 기본형을 기준으로 ‘르반떼 디젤’ 1억1,000만원, ‘르반떼’ 1억1,400만원, ‘르반떼 S’는 1억4,600만원부터 판매될 전망이다.-편집자 주) 
  

개방되는 테일게이트를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르반떼의 차체 강성은 기블리보다 20% 더 높다. 오프로드로 나아갈 때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차체 전면 하부와 프론트 서스펜션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고, 보닛과 문 그리고 테일게이트 역시 마찬가지다. 크로스 카 빔은 마그네슘으로 제작됐다. 
 

르반떼는 보기 드문 차체 중심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달았다. 지붕 위나 차량 내부의 짐 수납 상태에 따른 무게중심의 변화에도 대응한다. 르반떼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페데리코 란디니는 이를 두고 "더 이상 좌우 회전으로 차체 무게중심이 흔들리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차체 무게중심의 변화를 모니터링해 상시적으로 에어 서스펜션과 전자식 댐퍼를 조정한다.  더 나아가 이 시스템은 앞 51%, 뒤 49%의 이상적 무게 배분에 도움을 준다. V6 엔진이 발휘하는 토크의 90%가 기본적으로 후방 차축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은 매 0.15초 단위로 재조정이 가능하며, 그 변화의 움직임은 매력적인 계기반의 그래픽을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서킷에서 전개된 르반떼의 실력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디젤 엔진 또한 430마력을 내는 V6 휘발유 엔진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마세라티는 모든 버전의 르반떼에서 겁내지 않고 빠르게 운전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발로코 서킷에서 이뤄진 긴 테스트에서 르반떼는 그 이상을 보여줬다. 적어도 마른 노면 위에서는 말이다. 르반떼의 접지력과 차체 컨트롤, 코너링 성능은 승차고가 높은 SUV에 타고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버리게 했다. 
 

르반떼는 대부분의 코너에서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격려한다. 점점 페이스를 높여나가면 스스로 라인을 수정해가면서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브레이크는 놀랄 만한 잠재력을 보여준다. 마세라티는 동급 차량들 가운데 시속 100km에서 정지하는데 가장 짧은 거리를 달성했다고 주장한다. 8단 기어는 운전하는 동안 훌륭한 기어비로 꽤나 부드럽게 작동한다. 기어를 내렸을 때 회전 한계를 알리는 깜빡임도 미소를 유발하는 부분이다. 디젤 엔진의 SUV는 분명 미친 듯이 빠른 차는 아니다. 하지만 마세라티의 엠블럼을 반짝이기에는 충분하다.


V6 휘발유 엔진의 가장 큰 강점은 감각과 소리가 운전을 한층 즐겁게 한다는 점이다. 당신의 귀를 가득 채울 소리는 세련된 오케스트라의 음악처럼 충동질한다. 르반떼를 몰고 진짜 오프로드로 나가라고 한다. 방향 전환은 약간 느리지만 언더스티어는 거의 없고 전율을 느끼게 하는 물리적 감각은 역시 마세라티답다. 시장 논리로 본다면 이 모델의 수요는 적거나 거의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휘발유 엔진 버전이야말로 르반떼의 가장 강력한 실체다. 심지어 실제 도로 위에서 서스펜션이 더 단단하다고 하더라도. 디젤 엔진 버전의 감쇠력 역시 꽤나 단단하지만,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나긋나긋하다.
 

오프로드? 오프로드는 마세라티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르반떼는 전혀 어색함 없이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도구를 갖췄다. 높이 조절이 가능하며, 내리막 컨트롤과 그립력을 발휘하여 흙을 바퀴 뒤로 뱉어낼 충분한 토크를 갖고 있다. 놀랄 만큼 튼튼한 차체 구조와 오프로드 주행 모드들도 르반떼의 무기에 포함된다.
 

르반떼의 실내 구성은 대부분의 오너들이 손쉽게 조정할 수 있다. 우선 고급스럽다. 하지만 과할 정도로 호사스러웠던 과거의 몇몇 마세라티같진 않다. 눈에 띄는 부분은 프레임리스 도어의 미묘한 우아함과 겉 부분을 가죽으로 감싼 대시보드 그리고 더 편리해진 인포테인먼트다. 높은 운전석 위치는 이전까지의 마세라티들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메르세데스의 오너들에게는 익숙할 한 줄짜리 컨트롤링 인디케이터, 와이퍼와 헤드램프의 조작 등은 한 쌍의 합금 패들 시프트를 갖춘 클래식한 스티어링 휠 뒤에 자리 잡았다.
 

실용성은 마세라티가 추구하는 중점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SUV에 있어 무척 중요한 요소다. 르반떼는 앞 좌석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길지만 특별히 깊지 않은 트렁크, 쉽게 접히는 시트와 직관적인 인포테인먼트를 갖췄다. 뒷좌석의 안락함은 발부분의 제한된 공간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이 있다. 수납공간은 평균적이다.  

만약 당신이 귀족적이면서도 발군의 핸들링을 갖춘 경쾌한 SUV를 원한다면, 르반떼를 바로 구매 목록에 넣어둬야 할 것이다. 르반떼는 기존과는 다른 참신함, 마세라티 혈통 그리고 오프로드에서도 완벽하게 달릴 수 있는 놀랄 만한 가치를 제공한다. 르반떼는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가 만끽할 수 있을 만큼 멋진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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