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GT가 태어난 포드의 비밀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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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GT가 태어난 포드의 비밀 작업실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16.05.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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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장막이 포드의 신형 GT 슈퍼카 프로젝트를 감싸고 있다. 포드 최정예 팀의 비밀 아지트였던 지하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미국 미시건 주 디어본에는 포드의 제품개발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그 내부 깊숙이 보안패스를 가지고도 들어갈 수 없는 방 하나가 있다. 층계참 4개를 돌아 내려간 복도의 끝머리에 있었다. 오직 관리자와 경비원만 지나갔을 것 같은 오랜 세월 쓰지 않고 잊혀진 방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그 방은 포드 역사상 극비 중 극비 프로젝트의 산실이었다. 바로 신형 GT가 거기서 태어났다. 포드가 GT40으로 세계 최고의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간에서 첫 승리를 거둔 지 50주년이 됐다. 그 역사적인 경사를 기념하고자 새 슈퍼카를 2015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베일을 벗겼다. 너무나 철저히 비밀을 지켜 일부 최고 경영진을 비롯해 대다수 포드 스태프들이 깜짝 놀랐다.
 

당시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그 차를 만든 밀실을 들먹였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차의 레이스 버전이 데이토나 24시간에 출전할 채비를 하고 있다. 따라서 그 정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다. 포드의 밀실은 마치 <007> 작가 이안 플레밍의 소설에 나올 듯한 방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예술창작의 분위기를 풍겼다. 그 방으로 통하는 복도에는 먼지가 덮인 선반이 늘어섰고, 거기에 부품을 만들 스티로폼 블록이 쌓여 있었다.
“어느 누구도 거기 내려갈 이유가 없었다.” 포드의 북남미 담당 디자인 총책 크리스 스벤슨이 말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더구나 출입구 옆에 달린 디지털 터치패드는 기능이 정지되어 구식 열쇠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었다. “이 프로젝트는 극비 중 극비였다.” 스벤슨이 덧붙였다. 그는 열쇠를 목에 걸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엄격한 함구령을 내렸다. 이곳에 있는 600여 명의 디자이너 가운데 오직 12명만이 그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아름다운 장소가 아니라 공작소였다. 진짜 지하 스튜디오였다. 창문이 없는데다 불결하고 불편했다. 비가 오면 물이 들어왔지만 기능적으로는 완벽했다.”
 

스벤슨은 프로젝트 초기에 참여한 소수정예의 한 사람이다. 2015 디트로이트모터쇼에 GT가 데뷔하기 약 15개월 전이었다. 포드 퍼포먼스의 기술총책 자말 하메디에 따르면 목표는 1960년대 GT40과 꼭 같았다. 페라리가 군림하는 무대에서 페라리를 꺾을 포드의 최고 디자인과 기술적인 걸작을 만들어내기로 했다. “포드가 르망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 하메디가 덧붙였다. 포드는 메인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멀리 떨어진 그 방을 치웠다. 그 프로젝트에 뛰어든 최정예 팀은 즉시 작업에 들어갔다. 게다가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 주로 저녁이나 주말에 일을 했다.
 

“먼저 공력 성능에 주력했다. 일찍이 포드가 그토록 많은 CFD(=컴퓨터 유체역학) 소프트웨어 작업을 한 적이 없었다. 거기서 GT의 공력 스타일이 태어났다. 우리는 르망으로 돌아간다는 걸 알고 있었다. 따라서 시상대 정상을 목표로 삼았고, 아울러 환상적인 로드카를 구상했다. 때문에 우리 존재의 핵심에는 레이싱이 숨어 있었다. 그토록 철저한 목적의식이 우리를 이끌어줬다. 그런 본보기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3가지 핵심적인 테마를 골랐는데, 복고적인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테마에 따라 모델을 만들어 나갔다. 모두가 똑같은 눈물방울 동체와 지극히 공격적인 콕핏, 극단적인 공력 패키지를 담았으나 모두 스타일이 달랐다. 그런 다음 풍동과 컴퓨터 테스트를 거쳤다. 거기서 성능이 가장 뛰어난 모델을 골랐다. 탄소섬유 보디를 썼기 때문에 극단적인 조형작업을 할 수 있었다.
 

뒤이어 그 모델을 바탕으로 실물 크기의 클레이 모델을 빚었다. 지난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은 프로토 타입의 원형이었다. 거기서 다시 올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최종 승인 모델이 태어났다. 이전 모델과 거의 같아 전문가라도 차이를 찾아내려면 치밀하게 살펴야 했다. 스벤슨에 따르면 포드에서 23년간 일할 동안 다른 어느 프로젝트보다 결과물의 차이가 작았다. “만일 차이를 찾아낸다면 그 눈은 알아줄 만하다.”

포드 GT 개발의 최우선 과제는 공력 성능과 저체중이고, 엔진은 둘째였다. 그리고 일차적으로 연비가 판정 기준이었다. 그런 까닭에 포드의 V6 3.5L 트윈터보 에코부스트를 골랐다. “요즘 르망은 연비 경쟁이다. 따라서 연료효율이 핵심 기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V6을 따라잡을 라이벌이 없었다. 출력 507마력 남짓의 레이스카를 만들 수 있고 연료효율이 아주 뛰어나다.”
 

이제 모든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지난 주말에 데이토나에 데뷔한 뒤 오는 6월 르망에 등장한다. 올 시즌 세계내구선수권 르망 레이스에도 출전한다. GT 로드카는 올 연말 시장에 나온다. 한정판으로 값은 약 28만파운드(약 4억6천200만원). 관계자들에게는 만족스러운 순간이 될 것이다. “우리는 또 다른 페라리, 맥라렌이나 람보르기니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이 차야말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최고의 포드로 경쟁할 수 있고, 최고의 포드를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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