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주행 능력 지닌 패밀리 세단, 닛산 올 뉴 알티마
상태바
스포츠 주행 능력 지닌 패밀리 세단, 닛산 올 뉴 알티마
  • 최주식 편집장
  • 승인 2016.05.23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썹 올라간 알티마가 더 한층 다이내믹해지다

현행 알티마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을 때는 그 이전 모델보다 확실히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이번에는 풀 체인지가 아닌 부분변경 모델. 변화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지만 디자인 변화가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다. V-모션이라든지 최근 닛산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대거 적용했다. 전반적으로 날카로워진 분위기지만 모난 느낌은 아니고 둥글둥글하면서도 매서운 느낌. 여기서 알티마의 성격이 드러난다.
 

외관의 디자인 변화에서 간과해선 안 될 한 가지는 액티브 그릴 셔터(active grill shutters)를 적용하고 차체 하부에 에어로 커버를 달았다는 점. 이를 통해 공기저항계수 0.26Cd를 달성했다. 이전 수치는 0.29Cd. 공기역학적인 부분에서의 향상은 고속주행 성능을 높임과 동시에 연비 효율도 높여준다. 부분변경 모델치고는 제법 많은 공을 들인 셈이다.

실내는 그대로다. 자세히 보면 디테일 변화가 있다. 센터 페시아와 컵홀더 주변의 크롬 마무리, 센터 패널의 배경 무늬를 바꾸어 깔끔한 느낌을 더했다. 시동을 켜면 먼저 나타나는 모니터의 디스플레이 구성도 무늬만 새롭다. 시트는 그대로. 뒷좌석 역시 변화가 없다. 언제 봐도 넉넉한 뒷좌석은 패밀리 세단으로서 알티마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소다. 넉넉한 크기의 트렁크 역시 마찬가지.
 

시승차는 판매 주력 모델인 2.5L. 4기통 QR25DE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4.5kg·m로 이전과 같다. 다만 압축비를 10.0에서 10.3으로 살짝 높였다. 다소 무거운 스티어링 휠, 부드럽고 묵직한 가속감 역시 그대로다. 전반적으로 조용한 가속이지만 고속에 접어들어서도 정숙한 타입은 아니다. CVT를 계속 진화시켜 나가는 닛산의 노력은 알아줘야 한다. 알티마에 쓰인 X트로닉 CVT는 확실히 밋밋한 CVT는 아니다. 가속을 시작하면 리듬이 있다. 새로 적용된 D-스텝 기능은 CVT지만 기어가 있는 로직으로 느끼게 해준다. D 모드에서 한 칸 아래 DS로 내리면 회전력 변화를 더 한층 느낄 수 있다. 상위 모델인 3.5는 패들 시프트가 달려 있어 수동 기어처럼 다룰 수 있다. 2.5는 액셀러레이터 조작만으로 해야 하지만 가속성을 높이는 데 무리는 없다.
 

기어 레버 안쪽에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작은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스포츠 모드 조명이 계기판에 들어온다. DS가 아닌 이 버튼에서 스포츠 모드라 표시했는지 의아하다. 말하자면 오버 드라이브 오프 기능이다. 인위적으로 단수를 낮추어주므로 수동 변속 효과가 있다. rpm이 상승하며 액셀러레이터의 답력이 조금 올라오는 기분이 든다. 이때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으면 “훅!”하고 뛰쳐나가는 가속감이 배가된다. 가속감이 상승하는 것은 좋은데 반응이 조금 거칠다. ‘움찔’ 할 정도로 몸이 시트 뒤로 젖혀진다. 추월 가속이라든지 순간적인 가속감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스포츠 주행이 목적이라면 DS 모드로 충분하다.
 

알티마는 가속을 밀어붙이면 웬만한 스포츠 세단 못지않다. 탄력이 붙으면 고속주행 안정성이 무척 좋다. 고속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한다. 이런 특성은 코너링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코너를 파고드는 움직임이 예리하고 회전력이 유연하다. 액티브 언더 스티어 컨트롤 시스템이 코너링 시 회전축의 움직임을 높여준다. 이 시스템은 차체 자세제어장치(VDC)와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보통 VDC는 차체의 미끄러짐을 판단해 출력을 줄이거나 브레이크를 걸어준다. 속도 기록을 높이기 위한 서킷 주행에서 VDC를 끄는 이유다. 따라서 문제는 브레이크에 있는데,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데 닛산의 기술력이 있다.
 

알티마의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강성이 좋았다. 신형 알티마의 서스펜션 구조는 그대로지만 앞뒤 쇼크 업소버와 리어 스프링을 새로 적용했다. 단단하면서 유연한 감각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요철을 지나갈 때의 충격이나 잔 진동도 무난한 수준이다. 저중력 시트는 편안하지만 스티어링 휠, 그리고 액셀 워크에서 약간 힘이 들어간다. 그래서 여성이 운전하기에 그리 쉽고 편한 차는 아니다. 회전반경도 큰 편이어서 차선이 좁은 도로에서 유턴이 쉽지는 않다.
 

알티마는 3천만원대 초중반의 휘발유 중형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상을 보여준다. 다만 배기음의 박력은 80, 90%까지 도달했다가 100%에 다다르지 못하고 사라진다. CVT에서 오는 전자적인 느낌 때문인지 모른다. 연비는 고속도로 주행에서 매우 뛰어나지만 시내 주행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가격대비 성능이나 패키징을 고려하면 중형차급에서 이보다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모델을 찾기는 어렵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