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SUV의 진화 렉서스 RX의 발전사
상태바
럭셔리 SUV의 진화 렉서스 RX의 발전사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6.05.17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렉서스 RX는 럭셔리 SUV 세그먼트를 열어젖힌 장본인. RX의 진화는 럭셔리 SUV의 발전사다

1세대
XU10
1997~2003
럭셔리 세단과 SUV를 하나로 만드는 아이디어. 현실이 되다

 

"럭셔리 세단에 SUV를 합친 크로스오버는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렉서스 RX의 시작이었다. 1993년, 토요타는 이 아이디어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1994년 공식 제품 개발을 시작한다. 지금껏 만들지 않았던 새로운 차종이기에 오래 걸릴 법했다. 양산형 디자인이 결정된 것은 만 2년이 다 되어가는 1995년 말이었다. 디자이너 오시마 마코토의 안이 결정된 것. 시제차는 1997년 초에 완성됐다.

시장의 반응을 살필 겸, 렉서스는 1997년 2월 시카고모터쇼에서 콘셉트 카 ‘SLV’를 선보인다. 이름의 뜻은 스포트 럭셔리 비히클. 콘셉트 카라고 하지만 양산형과 거의 가까운 형태였다. 렉서스는 SUV, 왜건, 세단의 성격을 모두 아울렀다고 소개했다. 뜨거운 반응에 고무된 렉서스는 일본시장에서는 토요타, 북미시장에서는 렉서스로 팔릴 두 모델을 준비한다.
 

1997년 12월, V6 3.0L 엔진 얹은 렉서스 RX300을 북미시장에, 4기통 2.2L 엔진 얹은 토요타 해리어를 일본시장에 내놓았다. 변속기는 모두 자동 4단 변속기. 고급감을 어필한 RX300은 북미 SUV 시장을 빠른 속도로 파고들었다. 렉서스 자체 조사에 따르면 SUV 운전자들 중 오프로드를 달리는 비율은 7%에 불과했다. 7%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나머지 93%에 해당하는 부분을 최상급으로 맞춘 셈이다.

그만큼 RX300의 실내는 화려했다. 미국 취향에 맞는 월넛 우드 트림과 가죽으로 실내를 감싸 고급스러움을 드러냈다. 넓은 실내공간을 만들기 위해 변속기를 센터 페시아에 붙인 것도 특징. 2열을 앞뒤로 움직이고 접을 수 있도록 해, 넓은 공간 만들기에 애썼다. 안전 장비도 여럿 달았다. 앞좌석 듀얼 에어백, 흉부 에어백 등을 달고, 후방 충격에 대비해 기본으로 5개 헤드레스트를 완비했다. 최근 유용하게 쓰이는 ‘전자식 차량 주행 안정화 프로그램’은 출시 당시 옵션이었으나, 2000년에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며 기본장비로 바꿨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는 DVD 방식 내비게이션을 적용한 것도 특징.
 

1세대 RX는 럭셔리 SUV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켈리블루북의 가장 가치 있는 차 부문을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연속 수상했고, 5년 동안 37만대가 팔려 렉서스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RX는 럭셔리 SUV 시장의 문을 열고 발전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미어 브랜드들이 럭셔리 SUV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

 

2세대
XU30
2003~2008
프리미엄 브랜드 중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

 

대중을 위한 브랜드 중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토요타 프리우스. 프리미엄 브랜드 중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렉서스 RX다. 1세대 RX의 반응에 고무된 토요타는 빠르게 2세대 RX의 개발에 착수한다. 치프 엔지니어로 오카네 유키히로를 선정해 XU30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형 RX의 개발을 맡긴다. 신형 RX는 여러모로 기존의 RX를 뛰어넘는 차여야만 했다. 그만큼 개발 기간이 필요했다. 양산형 디자인 결정 확정이 2001년, 시제차 생산이 2002년이었다. 디자인 4년, 개발 5년에, 마무리 1년이 걸린 셈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2세대 RX는 2003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스타일은 한층 매끈해졌고, 각종 고급 장비로 사람들 마음을 끌었다. 듀얼 존 에어컨, 마크레빈슨 사운드 시스템, 백업 카메라, 뒷좌석용 DVD 플레이어, 무선 헤드폰, 파노라마 루프, 열선 시트 등의 장비를 달았다. 일본에서는 한 수 더 떴다. 토요타 해리어에 레이더 기반 사전 충돌 경보 시스템을 단 것. 이는 레이더 기반 사전 충돌 경보 시스템을 단 첫 양산차 사례였다. 다만 자동 제동 기능은 없었다. 이어 최고출력 230마력 내는 V6 3.3 엔진과 자동 5단 변속기를 맞물린 RX330 모델이 추가됐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에어 서스펜션 적용으로 안락한 승차감을 구현했다.
 

2005년에는 진정한 수작, RX400h 하이브리드를 내놓았다. 프리미엄 브랜드 양산 모델 중 최초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단 모델이 됐다. 출시 사전 계약 9천대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공세를 이어나갔다. 2006년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세금 감면이 붙으면서, RX400h의 판매고가 더 늘어나는 효과도 따랐다. 당시 RX400h는 최고출력 208마력의 V6 3.3L 엔진과 167마력 모터를 합쳐 앞바퀴를 굴렸다. 뒷바퀴에는 68마력 모터를 달아 네바퀴굴림 효과를 냈다. 시스템 출력은 272마력. 이때부터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앞바퀴만 굴리고, 접지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뒷바퀴를 사용했다. 즉각적인 반응과 날카로운 코너링을 만들기 위해 전자식 브레이크와 차량 역동성 제어 시스템을 결합하는 강수도 뒀다. EV 모드를 적용해 시속 60km까지 전기모터로만 달릴 수 있었다. 0→시속 100km 가속 8.3초의 성능을 내면서도 연비는 4기통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RX400h가 갖는 의미는 크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시작이자, 성공을 기반으로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3세대
AL10
2008~2015
렉서스의 미래 크로스오버, 첨단 기술로 변화를 더하다

 

3세대 RX의 개발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치프 엔지니어로는 카츠다 타카유키가 선정됐다. 렉서스에게는 변화의 시기였다. 먼저 새로운 디자인 언어 ‘L-피네스’를 내세워야 했다. 그래서 렉서스는 2007년 도쿄모터쇼에서 하이브리드 콘셉트 모델인 LF-Xh를 내놓았다. 렉서스가 미래에 내놓을 크로스오버를 제시한다는 의미였다. 호의적인 반응 살핀 렉서스는 L-피네스 디자인을 이어나간다. 3세대 RX의 시제차는 미국, 캐나다에서 생산됐다. 양산을 앞두고 품질을 다듬으려는 의도였다.

2008년 11월 발표된 3세대 RX는 RX350, RX450h의 두 종류로 나왔다. RX350은 V6 3.5L 엔진 얹어 275마력을 냈고, 자동 6단 변속기를 맞물렸다. 연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능들이 대거 도입됐다. 토크 컨버터 록업 기능을 손봐 2~6단을 더 단단하게 맞물리도록 했다. 센터 록킹 디퍼렌셜 대신 신형 액티브 토크 컨트롤을 이용해 앞뒤 구동력 전달 비율을 자유롭게 조정했다. 연료 효율성과 성능을 모두 잡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연비를 아껴줄 전자식 파워스티어링 서스펜션을 사용했고, RX 최초로 뒷바퀴 서스펜션에 더블 위시본을 적용했다. 핸들링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트렁크 공간을 넓히려는 의도였다.
 

L-피네스 디자인 언어를 받아들이며 RX의 디자인은 더욱 당당해졌다. 실내공간이 기존 모델에 비해 5% 이상 늘었다. 새로운 기능인 스마트 액세스, 열선 사이드 미러, 블루투스, 전동 리어 해치, 하드디스크 기반 내비게이션, 렉서스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 세미 애널린 가죽, HVAC 시스템 등 새로운 기능 및 편의 사양을 대거 추가했다. 안전을 위해서 액티브 헤드레스트, 힐 어시스트 컨트롤, 차량 구동 통합 제어 시스템, 사각 지대용 와이드뷰 등 다양한 신기술을 한데 모아 담았다.
 

RX400h 하이브리드는 RX450h로 업그레이드되며 훨씬 큰 변화를 거쳤다. 미국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시스템 출력은 287마력으로 올랐다. 인버터를 개량해 모터 출력을 끌어올린 것. 지금의 것과 같은 하이브리드 구동계 구축의 선봉이었다. 기존 렉서스 하이브리드는 오토 사이클을 사용했는데, RX450h에 이르러 처음으로 앳킨슨 사이클을 도입한 것. 압축비를 낮추고 팽창비를 높여 연비를 끌어내는 효과가 있다. 배기 열 관리 시스템, 배기가스 온도 저하 시스템 등 다양한 신기술들이 동원되어, RX400h에 비해 20% 넘는 연비 향상을 거뒀다.
 

4세대
AL20
2015~
혁명적인 스타일과 호사스러운 안락함 아우른 럭셔리 SUV의 완성

 

RX 최초로 자동 8단 변속기를 도입하고, 신형 어댑티브 서스펜션을 도입하는 등 쾌적한 승차감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모델. 이케다 겐이 디자인한 날카로운 디자인 속에는 RX 역사상 최고로 고급스러운 실내가 숨어 있다.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을 처음으로 얹기도 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56p의 시승기에서 이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