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전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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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전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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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0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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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헨리(Alan Henry)의 모터스포츠 통신

오랫동안 모터스포츠계에서 활동한 아주 가까운 친구가 있다. 그는 F1 한국 그랑프리가 끝난 다음날 나를 찾아와 물었다. “루이스(해밀튼, F1 맥라렌 드라이버)가 한국에서 예선을 마친 뒤 아주 초췌해보이더군. 결승에서 맥라렌의 타이어가 너무 빨리 닳아 베텔이 압승하리라 예상했기 때문일까?”

그의 차분한 생각이 내 마음을 끌었다. 따라서 당장 “그렇다”고 하거나 최소한 ‘그랬을 거야’라고 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솔직히 어떻다는 대답을 슬쩍 피하고 다음 화제로 넘어갔다. 결승이 끝났을 때 루이스의 표정은 확실히 착잡했다. 한편으로 격전 끝에 2위를 지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동시에 다시 한 번 세바스찬 베텔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실망한 표정이 엿보였다.

2012년에도 F1 경기규정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맥라렌이 그 마지막 0.1%의 갭을 어떻게 메우느냐를 생각하면 밤중에도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는 처지. 그래도 해밀튼은 맥라렌 총감독 마틴 휘트마시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휘트마시는 예선에서 두 드라이버를 그리드 제1열에 밀어내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한다. 아울러 찢어질 위기에 놓인 F1팀 협회(FOTA)를 추슬러야 하는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F1의 선두팀들은 자원제한협정(RRA) 시행을 둘러싸고 충돌 직전까지 갔다.

RRA는 한 팀이 시즌마다 얼마나 많은 풍동과 전구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좌우한다. RRA는 중소팀들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휘트마시는 이런 정신에 투철하다. 그러나 이처럼 고매한 정신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글 · 앨런 헨리(Alan Hen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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