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미래를 이끌 3대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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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미래를 이끌 3대 생존전략
  • 힐튼 홀로웨이 (Hilton Holloway)
  • 승인 2016.03.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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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지금까지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대담한 재창조의 길에 나서려고 한다. 〈오토카〉가 현대차의 미래 생존전략을 파헤쳤다 
 

어떤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가 지난 11년에 걸쳐 판매량을 2배로 늘렸다면, 그 메이커의 오너는 분명 자랑스러울 것이다.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해 세계 전역에 생산시설을 갖췄으며, 생산공장은 풀가동하고 있을뿐 아니라 2015년에는 약 500만대의 차를 생산했다. 더불어 미국의 엄격한 평가기관 JD 파워의 비프리미엄 브랜드 평가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일까? 

하지만 현대는 한 가지 문제를 갖고 있고, 그 내용은 상당히 포괄적이다. 지난 2년 동안 고위층은 회사의 중장기 계획을 둘러싸고 심사숙고했다. 그 결과, 현대의 브랜드 이미지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할 만큼 탄탄하지 않다는 인식에 도달했다.
 

그동안 현대는 막강한 자동차 제조업체로 위상을 굳혔다. 거대한 울산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이고 2015년 178만대의 차를 생산했다. 중국의 2개 공장에서는 125만대를 만들었고, 앞으로 2개의 공장을 더 세울 계획이다(중국경제가 흔들리면서 2015년에는 타격을 받았지만 증설 계획은 바뀌지 않았다). 

아울러 현대는 기술력에서도 할 이야기가 엄청나다. 세계 최초의 양산 연료전지차(2012년 출시한 ix35)는 경이적인 작품이었다. 1997년까지 자체 개발한 엔진이 없었던 메이커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제 현대는 10개의 R&D 센터와 약 1만 명의 엔지니어를 거느리고 있다. 
 

최근 나는 아이오닉과 제네시스 G90을 시승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는데, 그때 현대의 한 고위인사는 “아이오닉을 시승할 때 그 차가 현대라는 사실을 잊어주기 바란다.”라는 말로 아주 솔직하게 회사의 걱정거리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또 다른 고위인사는 “사람들이 우리 차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현대가 단순히 칭찬을 받는 게 아니라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비결을 알고 싶어했다. 
 

현대는 2011년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 마케팅 전략에 착수했다. 더불어 전 세계에서 딜러를 개편하고 광범위한 문화 스폰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현대 고위층의 솔직한 자세는 놀랍다. 그러나 현대 브랜드가 중급 시장에서 유능한 메이커로 안착한다면, 앞으로 큰 문제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보통 수준의 자동차 메이커가 성장을 거듭하면 결국 저가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때 조금이라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지 못한다면 저가 브랜드로 내려앉을 위기를 맞고, 앞으로 살아갈 마진을 찾아내기 어려워진다. 
 

때문에 현대는 저가 브랜드에서 벗어나기 위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시리즈는 같은 플랫폼에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로 출시된다. 때가 되면 아이오닉은 또 다른 브랜드로 독립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제네시스 브랜드는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플래그십 모델인 G90(국내명 EQ900)은 이미 출시됐고, 앞으로 보다 작은 G80과 G70이 뒤따르게 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주로 미국과 중동, 중국 시장을 노린다. 또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SUV 모델도 나올 예정이다. 물론 유럽시장에도 출시될 것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도약을 위해 전직 람보르기니 브랜드 총괄 만프레드 피츠제랄드가 브랜드 총괄로, 전직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가 현대차가 신설한 프레스티지 디자인 디비전(PDD) 총괄로 들어왔다. 

현대의 재도약을 위한 세 번째 열쇠는 N 브랜드다. 로드카의 고성능 버전을 만들고, 월드랠리챔피언십(WRC) 팀을 통해 실력을 가다듬을 것이다. 

친환경 브랜드 아이오닉과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그리고 고성능 브랜드 N. 현대의 세 전략은 흠잡을 데 없다. 하지만 이 전략은 자동차 업계를 예리하게 비판하는 칼날이 되고 있다. 아주 좋다는 것만으로는 미래의 번영을 완전히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 자동차 아이오닉은 22개 모델 계획의 일부 

아이오닉은 현대의 첫 번째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다. 아울러 2020년까지 22개 ‘친환경’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의 일부다. 앞으로 12개 하이브리드, 6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개 전기차와 1개 연료전지차(수소전지차 ix35는 이미 한국에서 제한 생산되고 있다)가 나올 것이다. 

기술혁신의 핵심전략은 ‘최대한 단순화’하는 데 있다. 이로써 현대는 비용을 줄이고 디젤에 맞서 비용 경쟁력이 훨씬 큰 하이브리드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단일 전기모터와 6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는데, 이들은 토요타 프리우스의 2개 모터+CVT 방식보다 한층 단순하다. 
 

아이오닉 시리즈는 아반떼의 플랫폼을 개조해 사용한다. 맞춤형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대다수 부품이 알루미늄인 서스펜션)과 3개의 배터리를 넣기 위해 뒷부분을 개조했다. 

하이브리드 버전은 소형 1.5kWh 배터리를 사용한다. 이 배터리는 뒷좌석 바닥 밑에 연료탱크와 함께 자리한다. 탱크는 용량이 45L로 줄었다. 순수 전기차 모델은 프론트 그릴을 완전히 막아 다른 버전과 구분하게 된다. 더 커진 배터리팩은 트렁크 바닥 밑으로 들어가고 연료탱크를 대체한다.
 

프리미엄 시장 겨냥하는 제네시스 

신형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은 프리미엄 대열에 합세하려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는 제네시스 G90을 개발한 프레스티지 디자인 디비전(PDD)을 신설했다.

G90은 현행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보다 전체 강성이 6% 높다. 차체의 약 52%(구형은 약 16%)에 고장력 강판을 썼고, 약 200m의 구조 접착제가 차체를 봉합하는 데 쓰였다.
 

실내를 특수 처리하여 소음, 진동과 하시니스(NVH)를 동급 최저로 끌어내렸다. 모든 창문의 소음 흡수 필름, 도어의 3단 밀폐와 엔진룸의 단일 밀폐처리를 비롯해 다양한 작업을 했다. V8 엔진을 얹은 우리 시승차는 4개의 드라이브 모드와 적응형 댐핑을 갖췄다.

G90의 세련미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변속기 소음이 아주 작아 실내에는 타이어 소음이 오히려 두드러졌다. A필러와 도어 미러 주위의 바람 소리는 크게 줄었다. 좌석에 들리는 소음도 마찬가지.
 

현대는 독일 모터스포츠의 성지 뉘르부르크링에서 G90을 조율했다. 덩치가 아주 크고 안정성이 뛰어나 승객을 편안하게 모시기에 안성맞춤이다. G90은 포인트를 아주 잘 잡았다. 스티어링은 무게가 만족스러웠고, 브레이크 반응은 아름답게 균형을 잡았다. 결국 G90은 느긋하게 차를 모는 것 이외에 별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이끌 고성능 N 디비전 

현대는 회사 이미지를 끌어올릴 WRC 팀과 새로운 N 브랜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새로운 고성능 브랜드와 월드랠리챔피언십의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지난해 현대 i20 3대로 이뤄진 WRC 팀은 스웨덴에서 2위,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3위를 차지했다. 올해 1월에도 에이스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이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3위 시상대에 올랐다.
 

현대는 알버트 비어만을 데려와 N 브랜드를 만들었다. 동시에 비어만은 테스트 총책임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전에 비어만은 BMW M 디비전에서 개발 총괄을 맡았다. 

아직 현대는 N 라인업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3개 모델이 나오리라 예상된다. 차세대 i30 해치백과 세계시장을 노리는 제네시스 G70의 N 버전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세 번째 모델은 i20 쿠페나 차세대 벨로스터를 바탕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비어만에 따르면 N 모델은 ‘트랙데이’에 걸맞은 실력을 갖췄다. 그는 “이들 N 모델은 경제적인 고성능차가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5년에 걸쳐 몇 개 모델을 개발할 작정이다.”라고 말하며, “기술상 중요한 개선이 이뤄진 모델이다. 엔진과 브레이크 냉각기능을 끌어올렸고, 서스펜션 부품의 내구력을 크게 개선했다.”라고 덧붙였다. 

폭넓은 서킷 테스트를 통해 핸들링을 다듬었다. 뿐만 아니라 부품의 내구력을 높였다. 비어만에 따르면 현대의 정 회장은 10년이 지나도 신차 품질을 그대로 유지할 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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