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은 소형 크로스오버, 푸조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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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소형 크로스오버, 푸조 2008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6.03.04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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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점짜리 차를 93점으로 만든 엔진 변경.변속기 변경도 기대해본다

푸조 2008은 2014년 10월 국내시장에 첫선을 보인 소형 크로스오버다. 유로5 적용 차종의 판매가 종료된 2015년 11월까지 총 4,113대가 팔렸다. 독일차 중심의 시장 상황과 소형 크로스오버라는 독특한 차급을 고려한다면 큰 성공을 거뒀다. 뛰어난 패키징과 가격의 힘이 컸다. 이제 성능과 연비 모두 잡은 유로6 엔진으로 다시 승부를 걸 때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엔진. 유로6에 맞춰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을 달았다. 최고출력은 99마력으로 7마력 늘었고, 최대토크는 25.9kg.m로 2.4kg·m 늘었다. 복합연비는 18km/L로 기존 17.4km/L에 비해 소폭 늘었다. 운전 감각을 바꿀 정도의 변화는 아니지만, 성능과 연비 모두 잡아냈다는 점은 분명한 이점이 될 것이다. 
 

가격은 기존에 비해 슬쩍 올랐다. 엔진 변경 때문이다. 유로6 규제에 맞춰 푸조는 2008의 1.6L 디젤 엔진에 SCR 시스템을 장착했다. 질소산화물 제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 인상의 요인이기도 하다. 푸조의 한국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에 따르면 약 300만원 정도의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다고. 다행히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맞췄다. 2천69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기존 대비 40만원이 오른 것. 받아들이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충분히 경쟁력 있는 수준을 유지했다는 생각이다. 
 

디자인 및 실내 구성은 기존과 같다. 플로팅 그릴과 헤드램프의 배치 등 푸조 특유의 패밀리 룩이 눈에 띈다. 푸조는 전반적인 패밀리룩을 이어가면서도 차급마다 약간씩 다른 느낌을 더하고 있다. 2008의 디자인이 독특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단순히 멋만 낸 것은 아니다. 살펴볼수록 실용적인 부분이 많다. 살짝 껑충하게 보일 정도로 차고를 높인 것은 다양한 지형을 달리기 위함이다. 해치백과 왜건 사이의 절묘한 디자인은 실내공간을 넓히는 데 영향을 줬다. 지붕선을 잘 보면 뒷좌석 부분의 지붕이 높다. 2열 좌석이 1열 좌석보다 높게 달려 있기 때문에 지붕선을 들어 올려 머리 위 여유 공간을 챙긴 것이다. 
 

실내의 구성은 단순하다. 센터 페시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칭형 구성. 가운데의 터치스크린은 기능 설정 및 오디오 조작 등의 인포테인먼트 요소 전부를 맡는다. 그러다보니 버튼이 별로 없다. 에어컨 조작 버튼을 제외하면 비상등과 잠금 해제 버튼 두 종만 있을 뿐이다. 터치스크린을 사용할 때 약간의 지연이 있지만 쓰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내비게이션은 국내 제조사의 것을 덮어 씌웠다. 전반적으로 잘 작동하지만 지연현상이 있는 것이 옥의 티다. 시동은 키를 꽂아 돌려 건다. 계기판의 양쪽 바늘이 튀어올라 반긴다. 2008의 계기판은 꽤 높게 달려 있다. 계기판을 보면서도 전방시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뒷좌석 다리 공간은 차급을 고려할 때 적당한 수준. 키 180cm 성인이 앞뒤로 앉았을 때는 조금 빠듯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쿠션이나 등받이 길이는 충분하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열어 하늘 보기 적당한 정도다. 트렁크 공간은 뒷좌석을 접지 않았을 때 360L다. 여행용 트렁크를 넣기에는 딱 적당한 수준. 스키 등 레저 활동이 잦다면 뒷좌석을 접으면 된다. 6:4로 나뉘어 평평하게 접힌다.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트렁크 공간은 1,194L로 늘어난다. 
 

푸조 2008은 현재 시장에서 고를 수 있는 소형 크로스오버 중에 가장 핸들링이 뛰어난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전의 재미를 위한 작은 스티어링 휠을 휘감으며 달릴 때 푸조 특유의 핸들링 특성이 돋보인다. 유연하게 낭창거리듯 도로를 달리면서도 코너를 통과할 때면 바르게 자세를 잡는다. 차체의 기울임도 자연스럽다. 스티어링의 무게감은 적당하고, 꺾을 때의 반응성이 좋다.  
 

엔진이 바뀌었다지만, 푸조 디젤 엔진 특유의 성격은 그대로다. 반응이 아주 탄력적이고, 중간 회전대에서 꾸준히 힘을 끌어내는 맛이 있다. 한계 회전수는 약 5,000rpm이지만, 4,000rpm 넘어서부터 토크가 줄기 때문에 고회전으로 돌릴 때 이점은 크지 않다. 엔진회전수를 중간대로 유지해 달릴 때 이점이 크다. 회전수 낮춰 순항할 때도 마찬가지. 시속 100km로 달릴 때 엔진회전수는 약 1,800rpm이다. 최대토크 구간을 유지하며 느긋하게 달리기 좋다. 항속 주행할 때의 실내 소음은 적당한 수준.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정도가 뛰어나다. 스트레스 없이 달리기 딱 좋을 정도다. 
 

2008의 특징인 변속기는 사용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듯하다. 자동모드와 수동모드의 반응도 제법 다르다. MCP는 클러치를 달고 있는 수동의 형식에 가깝다. 전자식으로 클러치를 떼고 붙인다. 그래서 변속할 때 동력을 차단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 때문에 이질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수동 모드로 바꿔 달릴 때면 시컨셜 변속기 차를 타는 느낌이다. 수동 모드로 바꿔 가속페달을 떼고 직접 변속할 때는 변속 속도가 빠를뿐더러, 적극적으로 달리는 맛을 부추기기 때문. 다만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대중을 고려해, 효율은 조금 포기하고서라도 토크 컨버터식 자동변속기를 적용했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푸조 2008은 소형 크로스오버의 교과서 같은 존재. 작으면서도 크다는 역설이 통하는 존재다. 차체는 작아도 실내공간을 최대한 뽑아내 불편하지 않고, 99마력 내는 1.6L 엔진은 최고출력이 낮지만 실용영역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는 데다 연비가 아주 뛰어나다. 2천69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요소 중 하나. 뛰어난 핸들링을 기반으로 한 운전 재미까지 모든 것을 두루 갖춘 차다. 대중적이지 않은 변속기는 아쉽지만,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신형 엔진으로 연비와 성능을 소폭 더하며 더욱 추천할 만한 차가 됐다. 

글 · 안민희 에디터 (minhee@iautocar.co.kr)
사진 · 김동균 (parag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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