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의 상징, 비벤덤의 유래와 변화
상태바
미쉐린의 상징, 비벤덤의 유래와 변화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6.02.19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벤덤은 100년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마스코트 중 하나다. 늘 웃고 있는 모습의 그지만 담배 피며 남성미를 자랑하던 시절도 있었다
 

미쉐린의 상징, 비벤덤은 1894년 리옹 박람회에서 첫 등장했다. 당시 미쉐린 형제는 리옹 박람회를 앞두고 자신의 타이어를 강조할 여러 방안을 고려했다. 그래서 마스코트를 만들기로 했다. 첫 이미지는 타이어 쌓아올려 만든 남자의 이미지였다. 특징이 좀 약해서일까? 처음에는 딱히 이름 없이 미쉐린 맨이라 불렀다. 
 

4년 후, 미쉐린 형제는 프랑스 만화가 모리스 로시옹(Maruis Rossillon)을 만난다. 그는 타이어 남자의 디자인을 새롭게 고쳐준다. 타이어 겹쳐 쌓은 남자가 유리 파편이 담긴 커다란 잔을 들고 “지금은 마실 시간!”(nunc esl bibendum!)을 외치는 포스터였다. 세계 150여 국가에서 통용되는,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트레이드마크인 ‘비벤덤’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지금은 마실 시간’이라는 말은 호레이스(Horace)의 시에서 따온 것. 하지만 이때까지 비벤덤이란 이름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 처음에는 빕(Bib)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그런데, 비벤덤은 왜 ‘지금은 마실 시간’이라고 외쳤을까? 이는 당시 도로 상태와 관련이 있다. 당시는 자동차 역사의 초기. 도로에는 유리와 못 같은 많은 위험물질들이 널려 있었다. 때문에 위험물질을 밟아도 문제없는 타이어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다시 포스터를 보자. 옆에 서 있는 타이어 경쟁자들은 말라빠져서 도로 위의 물질들을 먹어치우지 못하지만, 미쉐린 타이어는 워낙 튼튼하기 때문에 도로 위 위험 물질을 다 먹어치울 수 있다는 의미다. “당신을 위해, 미쉐린 타이어는 잡다구니를 먹어치웁니다”라는 의미로 이해가 된다. 
 

당시에는 뚱뚱하고 덩치 큰 남자가 남자답게 보였나보다. 하지만 비벤덤은 시대에 맞춰 다이어트를 해야 했다. 든든한 남자의 기준이 바뀌며 다이어트를 해온 것. 그 뿐만 아니다. 처음에 비벤덤은 시가를 피는 등 남성다운 이미지를 강조해왔다. 쉽게 이해하자면 ‘아무거나 잘 먹는 싸나이’와 같은 느낌이었달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범적인 마스코트로 보이기 위해 변화를 더했다. 담배도 끊고 활기찬 얼굴을 얻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마스코트인 만큼 단정한 이미지를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비벤덤의 초기 디자인에서 타이어 선이 얇은 이유는 자전거용 타이어로 많은 어필 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다는 자전거의 타이어 수요량이 더 많았던 시대였고, 그에 맞춰 비벤덤 또한 자전거를 타는 모습으로 주로 등장했다. 이후 자동차의 시대가 오면서 타이어 선의 너비가 넓어진 것. 1998년에는 비벤덤 등장 100주년을 맞아 조금 더 날씬해진 새 로고와 함께 이미지를 바꿨다. 푸근한 미소의 비벤덤이 더 익숙하지만, 마초다웠던 그의 옛 모습도 나쁘진 않다.

* 사진 설명 (위부터 아래로) 
1. 1898년 등장한 오리지널 비벤덤 포스터 
2. 타르가 플로리오 등 굵직한 경기가 많았던 1908년의 포스터 
3. 자동차 바퀴를 떼어주는 비벤덤. 1920년까지는 애연가였다 
4. 1970년의 포스터. 한층 귀여워졌다 
5. 현재 사용되고 있는 비벤덤

글 · 안민희 에디터 (minhee@iautocar.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