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메라 터보 S vs CLS 63 A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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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메라 터보 S vs CLS 63 AMG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1.1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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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대의 강력한 독일 슈퍼 세단들은 근접한 맞수다. 어떤 차가 더 뛰어날까?

당신의 머리를 사로잡고 있는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 S에 대한 삭막한 생각들을 달아나게 하려면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 뻥뚫린 도로와 계절에 맞지 않게 좋은 날씨. 전자의 경우 영국의 여름에서는 다소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후자는 언제나 풍부하다. 그런 조건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격에 대한 불만이나 각도에 따라 매력이 없어 보이는 엉덩이를 잊게 될 것이다. 이 차는 이 크기와 무게의 다른 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낼 뿐 아니라 네 조각의 고무를 통해 땅을 딛지 않은 것 같다. 이 최상급 파나메라에 대해 그밖에 어떤 이야기가 있건, 의심할 수 없이 비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네 명의 승객을 편안하게 실어 나를 수 있으면서, 단지 발끝을 씰룩거리는 것만으로 그들 중 세 명을 겁에 질리게 할 수 있는 차를 만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한가? 이 차는 터무니없이 큰 숫자들을 가졌다. 그중 두가지만 말하자면 550마력과 81.6kg·m. 하지만 다른 숫자들은 더욱 위풍당당하다. 한 대를 사려면 12만2천623파운드(약 2억1천만원)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커다란 V8 트윈터보 엔진의 출력은 비범하지만, 유일한 것은 아니다. 

윌트셔 들판을 좀 더 예쁘게 장식한채 포르쉐를 기다리는 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CLS 63 AMG이다. 포르쉐의 4.8L 엔진과 비슷한 수치인 5.5L 엔진은 사실 아주 조금 더 출력이 높다. CLS 63 AMG는 더 쓸모 있는 회전수에서 정확히 동일한 토크를 낸다. 파나메라 터보 S보다 100kg 이상 더 가벼울 뿐 아니라 가격이 8만7천140파운드(약 1억5천만원)로, 더 저렴하기도 하다. 박스터를 한 대 살 수 있는 차이다. 승객들이 당신을 향해 소리 지르도록 만드는 독특한 능력 외에, 파나메라는 무엇으로 이에 맞설 수 있을까?

우선, 대답은 ‘별 것 없다’라고 하고 싶다. 슈퍼히어로 같은 AMG버전은 이미 충분히 설득력 있었던 CLS를 완벽히 유혹적인 것으로 만든다. 얼마나 잘 생겼는지를 실감하기 위해 파나메라 옆에 세울 필요는 없다. 가공할 보폭과 감동에 무릎이 떨리는 사운드를 확인하기 위해 도로를 한참 째고 다닐 필요도 없다. 강한데다 아름답고 매력적일 뿐 아니라 가격까지 저렴하다.

파나메라 터보 S에게도 항변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파나메라 터보 S는 내재적인 힘과 아름다움을 가졌다. 실내는 CLS보다 매력적이고 효과적이다. 운전 자세는 낮고 더 아늑하며, 대시보드 아키텍쳐는 맞춤형이다. CLS의 페시아는 대단해 보이지만 디테일을 제외하면 다른 벤츠와 구분되지 않는다. 파나메라는 다른 비슷한 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견고한 느낌도 가졌다. 벤츠도 이렇지는 않다. CLS는 가격에 적당한 수준이다. 포르쉐는 도어를 닫을 때 핵방공호의 셔터를 닫는 느낌이 든다.

이제, 나가서 추격을 벌일 때다. CLS의 매력은 풀 스윙에 있다. 포르쉐처럼 서스펜션과 드로틀, 변속 전략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파나메라와 달리 구동계는 가장 적극적으로, 서스펜션은 부드럽게 두는 것이 두루 가장 편안한 조합이다. 에어와 스틸의 하이브리드 스프링 시스템은 이때 영국의 독특한 와인딩 로드 및 엄청난 토크와 가장 잘 호흡한다.

제원 상 아주 닮아 보이는 것과 달리 포르쉐는 아주 다르게 느껴진다. 더 높은 회전수가 필요하고, 제대로 움직이려면 더 많은 기어를 넣어야 한다. 하지만 일단 그러고 나면 예상치 못했던 돌진이 이루어진다. 벤츠보다 빠르다. 제시된 성능 수치를 보면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수치들은 네바퀴굴림의 트랙션에 의해 포르쉐의 방향에 녹아든다.

벤츠는 엄청난 중속 영역 펀치에 목을 맸고, 최고 출력에 이르기 한참 전에 파워커브가 평탄히 진행되기 시작함을 느낄 수 있다. 포르쉐에서는 다음 단에 물리는 기어를 보고서야 엔진이 최고의 힘을 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어떤 이는 포르쉐의 트랙션이 마른 노면에서도 지점 간 이동을 더 빠르게 만들어주는 것을 중요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억할 필요가 있다. 벤츠는 뒤 차축에만 의존하며, 심지어 따로 요청하고 지불하지 않으면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도 달리지 않는다. 설사 장착됐다 해도 트랙션은 어떤 노면에서든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 커다란 포르쉐가 일반도로에서 선두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니 그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CLS는 그만큼 빠르지 않고 코너 진입이나 탈출에서 그만한 그립도 없다. 하지만 역시 즐거운 차다.

의심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말하자면, 이는 단순히 마법의 디퍼렌셜을 가진 CLS가 여기에서 해안까지 드리프트하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실제 구매층이 될 중년신사가 이를 최우선순위에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CLS는 포르쉐보다 휠베이스와 길이 및 너비가 짧고, 그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티어링이 더 낫기 때문에 도로에서 쉽게 자리 잡을 수 있고 코너 사이를 오갈 때 더 재미있고 안심이 된다. 승객이 아니라 좀 더 운전자처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러고 살 일이 얼마나 될까. 잽싸게 커브를 통과하고 , 차체의 거동을 분석하고 조향을 느끼는 일? 분명 자주하고 싶은 일은 아닐 것이다. 두 차에게 더 단조로운 일상 임무가 주어지면 힘의 균형은 포르쉐에게 기운다.

둘 다 네 명을 태울 수 있지만 CLS보다는 파나메라의 뒷좌석이 어른에게 어울린다. 무릎공간과 머리공간이 좀 더 여유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 들어가면 포르쉐가 벤츠보다 조용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도심에서는 파나메라가 요철을 걸러내는 솜씨가 좋다. 그리고 승객 수를 제한한다면 포르쉐는 뒷좌석을 접어 벤츠보다 두 배의 짐을 실을 수 있다. 매년 알프스에서 휴일을 보낸다면 이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눈길을 헤치며 도착할 방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엄청난 100L 연료탱크도 물론 도움이 된다.

이 비교에는 틀림없는 아이러니가 있다. 그러니 비교대상을 잠시 잊고 포르쉐와 벤츠라는 각 브랜드들에 대해 떠올려 보자. 포르쉐는 운전자의 차다. 성능을 내세우며 그립보다는 주관적 비판의 잣대가 되는 손이나 귀를 울리는 소리가 중요하다. 반면 벤츠는 대개 지루하지만 가장 잘 만들어져야 하고, 가장 넓고, 안락하고, 조용하며, 실용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포르쉐가 더 벤츠 같고 벤츠가 더 포르쉐 같다.

글 ·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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